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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즈에서 예수를 본다.

이찬조 2022. 12. 10. 07:40

* 우리는 사랑의 화신으로 살다간
'남수단의 슈바이처’라 불린
故 이태석 신부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알고 있다.

*그 영화에 이어 최근 <부활(復活)>이란 이름으로 영화가 개봉되었다.

이 영화는 이태석 신부가 48세에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 10년 뒤,

어린 제자들이 성장하며
벌어진 기적을 조명한 영화다.

* 그런데 이 영화를 연출한 구수환 감독은 개신교 신자도 천주교 신자도 아닌 불교 신자였다.

* 그는 은퇴 자금을 털어 영화를 제작하였다. 불교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가톨릭 사제의 삶을 조명하는 영화를
연이어 제작한 것이다.

*그는 시사 고발 PD 출신임에도
따뜻한 사랑을 담은 영화를 제작한 이유를 말했다.

*“영화 <울지마 톤즈>에 이어서
영화 <復活>을 제작하게 된 계기가
특별히 있었나요?”

*“이태석 신부의 형, 이태영 신부가 지난 2019년에 59세의 나이로 선종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깡마른 모습으로 저를 불러 두 가지 유언을 남기셨어요.
하나는 이태석 재단을 계속 이끌어가 달라,
다른 하나는 이태석 신부 선종 10주기에 동생의 삶을 정리해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 이태석 신부의 삶을 어떻게 정리할까
고민하던 차에 이태석 신부가 남수단에
작은 학교를 짓고 가르쳤던 어린 제자들이 생각났습니다.

* 남수단에 찾아갔더니 의사이거나 의대생이 된 제자가 무려 57명에 달했습니다.

* 남수단 작은 톤즈 마을에 신부님이 지은 허름한 학교에서 6년 만에 국립대 의대생 57명이 나온 것입니다.

* 그 작고 가난한 마을에서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후 공무원, 대통령실 경호원, 언론인까지 모두 70명의 제자들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아이들이 먹고살기 위해 의사가 된 것이 아니라 신부님 때문에 의사가 됐고 신부님처럼 살아가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 제자들이 병원에서 진료하는 모습을 보니
먼저
'어디가 아프세요?' 묻는 것이 아니라
환자 손부터 잡는 거예요.

* 가는 곳마다 손을 잡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눈 뒤 진료를 하기에,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 그랬더니 제자들은 '이태석 신부님이 해오던 진료 방법입니다' 라고 답하더군요.

* '아이들이 신부님의 삶을 그대로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너무 기뻐서 영화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 어느 날은 이태석 신부 제자들이 한센인 마을에 가서 봉사 진료를 했어요.

60명 정도 사는 마을인데 환자 300명 정도가 모였어요. 의사가 없으니
주변 마을에서 다 소식을 듣고 찾아온 거예요.

제자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밥을 굶으며 진료를 했어요.

* 어느 환자는 12년 만에 진료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환자에게 '의사가 당신 손을 잡았을 때
기분이 어땠습니까' 물었더니

'이태석 신부님이 저희 곁에 돌아온 것 같습니다.' 라고 답했습니다.

* 제자들은 '신부님이 우리 옆에 계신것 같았습니다.
신부님 일을 우리가 대신해서 너무 기쁩니다.' 라고 답했습니다.

*단순히 제자들이 좋은 일을 했다는 게 아니라, 이태석 신부의 사랑의 표현이 제자들을 통해서 계속 이어 가는구나.

바로 이것이 復活의 의미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영화 제목은 <우리가 이태석입니다.>였는데, 그 자리에서 제목을 <復活>(부활)로 바꿨습니다.

* 제가 이태석 신부에게 빠져든 것은 단순히 그 분의 봉사 때문이 아니라,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다가간 방식' 때문이었어요.

* 그것을 우리 사회에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한센병 환자들은 고통 속에서도 신부님 이야기만 꺼내면 환하게 웃었습니다.

* 저는 이태석 신부를 존경스럽게 만들거나, 그를 보고 감동받게 하려고 의도하지 않았습니다.

* 그가 살았던 삶은, 누구든 현실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삶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영화 <울지마 톤즈>에서는 이태석 신부의 삶을 통해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가’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 하심(下心) 리더십과, 경청하고 공감하고 진심으로 대하는 태도, 공동체를 소중히 여기는 실천이 이태석 신부의 생애였지요.

*영화 <울지마 톤즈>에서는 이런 삶에서 감동을 느낀다면 일상에서 실천해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 제자들은 이태석 신부의 삶을 따랐고,
결국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년 뒤 이태석 신부와 같은 삶을 사는 감격스러운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 우리가 이태석 신부가 됐을 때 사회는
굉장히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 復活의 핵심이에요.

* 저는 최고로 행복한 저널리스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분이 없었다면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요?

*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삶은 뜻대로 안 되고, 불만 투성이었을 텐데 말이죠.
그 분 통해 이야기하며 즐겁고, 하는 일에 굉장히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 "어떻게 해서 이태석 신부에 관한 휴먼 영화, 종교 영화를 제작하게 되셨습니까?”

*“사람들은 이 영화 <復活>이 종교 영화라고 부르지만, 이건 굉장히 강한 [고발 영화]예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고발은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고발 프로그램을 제작해도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건 어려웠는데,
이 영화를 통해 많은 분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 이 영화를 통해 우리 사회에 하나의 기준을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 성직자의 성폭력 문제, 권력 분쟁, 세습 이슈가 나올 때마다'이태석 신부처럼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 라는 글들이 나왔습니다.

*이태석 신부가 성직자에 대한 하나의 기준이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부 의료진들과 교사들, 정치인들에 관한 사회적 문제가 터져 나올 때도 의사로서, 교육자로서, 지도자로서의 바람직한 상으로 귀감이 되더라고요.

* 개인적으로는 영화 흥행보다도 이런 부분에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감독님은 불교 신자라고 들었습니다.

가톨릭 사제인 이태석 신부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계속 제작하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종교의 역할이 무엇일까요?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는데, 이태석 신부는 그 삶 그대로였습니다.

*법복 입은 스님이든,
예복 입은 목사든,
사제복을 입은 신부든,
종교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사람들이 의지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신부님의 삶을 보며
그것을 느꼈습니다.

* 어느 날 정진석 추기경이 감사패를
주신다고 해서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 대화 중에 제가 '저는 톤즈 마을에서
예수를 보았습니다.‘ 라고말했습니다.

* 이상하잖아요,
불교 신자가 예수님을 보고 왔으니까요.

* '당신이 본 예수는 어떤 분이었습니까?'
하고 물으시기에  제가 본 예수님은
대단한 분은 아니었습니다.
그 분은
제 마음에 있는 분이었습니다.

* 톤즈 성당은 여기처럼 으리으리하지 않습니다.
허름한 성당에 벽은 포를 맞아서 구멍이 뚫렸는데,
사람들이 성당만 들어오면
얼굴이 밝아지는 걸 봤습니다.

* 그게 바로 예수의 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 한 신부의 고결한 삶이
세상을 바꾸어 가고 있다.

* 사람들이 톤즈를 통해 이태석 신부의
예수적 삶의 모습을 본다.

* 병마로 너무 일찍 떠난 그러나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해,
기적을 만들어낸 이태석 신부를 추모한다.

- 톤즈에서 예수를 본다.
一光 재편집
2022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