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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꽃은 철쭉이고, 등산은 철쭉산행이다. 철쭉으로 유명한 산은 전국에 많다. 소백산․태백산․덕유산․지리산 바래봉 등 국립공원의 명산들과 축령산․명성산․황매산 등 명산 못지않은 산들도 철쭉으로 명성이 높다.
형제봉 철쭉 군락지에서는 섬진강과 악양 평사리 무딤이들녘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하동 악양에 있는 지리산 형제봉 또는 성(성은 형의 경상도 사투리)제봉 철쭉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형제봉(1,115.2m)은 세석고원에서 남쪽 삼신봉으로 뻗어 내린 지리산 남부능선 끝자락이 섬진강에 잠기기 전에 우뚝 솟은 봉우리다. 멀리 천왕봉에서 제석봉~촛대봉~영신봉을 거쳐 비경의 남부능선을 따라 이어진 지리산 산세는 형제봉~신선봉을 끝으로 섬진강으로 잠긴다. 따라서 확 트인 형제봉에는 옛 산성을 비롯해 신선대, 통천문 등 기암들이 많고, 섬진강을 바라보는 조망점으로 전망이 아주 뛰어나다.
철쭉이 형제봉 봉우리 일대를 온통 보라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봉우리 두 개가 형제같이 나란히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형제봉은 5월이면 정상 일대가 온통 진한 분홍색으로 물든다. 꽃말도 그래서 ‘사랑의 기쁨’이다. ‘사랑의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등산객과 철쭉 행락객들이 물밀 듯이 붐빈다. 5월 한 달 동안 거의 수십만 명이 한꺼번에 모여든다. 올해는 5월12일 성제봉 철쭉제를 악양산우회 주최로 치를 예정이다.
두 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있다고 해서 형제봉이라 이름 붙여졌다.
형제봉은 철쭉뿐만 아니라 국내 최고 높이의 구름다리도 장관이다. 칼바위 같은 형제봉 능선과 신선대를 연결하는 구름다리는 보는 이로 하여금 아찔한 스릴을 만끽하게 한다. 그 다리를 지나야 최참판댁이나 고소산성으로 하산이 가능하고, 형제봉으로 등산할 수 있다. 구름다리가 있는 월출산, 청량산, 사량도 지리산 중에서 아마 가장 높은 위치에 있지 않을까 싶다.
철쭉 군락지에서 신선대로 내려가는 등산로에 국내에서 제일 높은 구름다리가 있다. 이 다리를 건너야 신선대로 갈 수 있다.
형제봉 철쭉산행은 캠핑을 즐기는 등산객들에게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텐트를 칠 수 있는 야영지가 주변에 있기 때문이다. 시루봉 아래 청학동으로 가는 길목인 회남재 주변에도 있지만 섬진강 옆 평사리공원이 요즘 새로운 캠핑 야영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물과 화장실이 바로 옆에 있어 언제든지 접근이 가능하다. 하동 문화관광과 박밀씨는 “요즘 주말이 되면 평사리공원에 야영하는 사람들의 텐트로 가득 차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형제봉 올라가는 최단거리는 노전마을 청학사에서 올라가는 길이다. 최단거리인 반면 가장 가파른 코스이기도 하다.
산행은 노전마을 청학사에서 출발하는 게 가장 짧은 코스다. 정상 형제봉까지 불과 3㎞밖에 안 된다. 하지만 거리가 짧은 만큼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등산로가 매우 가파르다는 점이다. 청학사에서 출발하자마자 코에 닿을 듯한 경사가 계속된다.
거의 1000미터 지점에 바위틈새로 지나는 통천문이 나온다. 천왕봉 올라가는 통천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통천문을 지나자마자 형제봉 0.8킬로미터란 이정표가 보인다.
1시간쯤 지나면 능선 위로 올라서 주변 조망이 트인다. 정상 형제봉은 저 멀리 보인다. 주능선에서 뻗어 나온 남부능선의 끝자락이 확연히 드러난다. 여기서부터는 지금까지 온 등산로와는 조금 다르게 평탄하지만 조그만 봉우리를 오르락내리락 한다.
지리산 주능선에서 빠져나온 남부능선은 형제봉을 거쳐 신선대에서 한번 솟아오르고 고소산성을 지나 섬진강으로 소멸한다. 사진 하동군청 제공
이윽고 지리산 남부능선 위로 올라섰다. 길이 갑자기 푹신해진다. 이정표는 형제봉 0.3㎞를 가리키고 있다. 바로 눈앞이다. 제법 등산객들도 눈에 띈다. 임도가 바로 아래 있어 바이커족들이 자전거를 타고 형제봉까지 올라오기도 한다.
남부 주능선에 올라섰다. 형제봉 0.3킬로란 이정표가 보인다.
형제봉 중에 앞에 있는 봉우리가 큰 형인 듯 1117미터다.
뒤에 있는 봉우리는 1115미터를 가리키고 있다. 그런데 성제봉으로 돼 있다. 잘못된 명칭이라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기사에 설명돼 있다.
정상에 다다랐다. 청학사에서 형제봉까지 3㎞ 거리를 거의 3시간 걸렸다. 그만큼 가파르기 때문이다. 형제2봉, 형제봉으로 잇달아 올랐다. 근데 어찌된 일인지 형제봉의 경상로 사투리로만 알았던 성제봉이 정상 비석엔 한자 ‘聖帝峰’으로 돼 있다.
매년 형제봉 철쭉제를 주최하는 악양산우회 심규선 회장은 “원래 봉우리가 나란히 있어 형제봉이라 불렀으나 이전 면장이 더 그럴 듯한 이름으로 다른 한자를 찾아 聖帝峰으로 썼다”고 말했다. 국립지리정보원 지형도에도 형제봉과 성제봉이 병기돼 있다.
섬진강과 악양 평사리 들녘도 보이고 맞은 편에 광양 백운산 자락도 보인다.
정상에서는 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악양 평사리 들녘의 풍성함과 아름답고 푸르게 흐르는 섬진강의 비경, 그리고 멀리는 지리산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주능선이 한눈에 조망된다. 섬진강 너머 솟은 백운산의 자태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형제봉이다. 힘들여 올라온 보람이 느껴진다.
형제봉 등산로 안내
정상에서 고소산성으로 하산 방향에 대규모 철쭉 군락과 제단이 있다.
매년 악양산우회에서 형제봉 철쭉제단에서 철쭉제를 지낸다.
철쭉제단 옆에 악양산우회에서 안내한 비석이 있다.
하산길은 형제봉을 지나 신선대~구름다리를 거쳐 고소산성으로 향한다. 구름다리 전부터 기암괴석이 마치 칼바위를 연상케 한다. 칼바위 능선 끝자락에 신선이 놀았다는 평평한 바위의 신선대가 있다. 신선대 정상은 평평하게 보이지만 등산객이 정상을 오르기 쉽지 않아 보인다.
철쭉 군락지에서 구름다리를 지나 신선대를 거쳐 고소산성이나 최참판댁으로 내려간다.
이제부터 평이한 등산로가 고소산성까지 줄곧 이어진다. 중간에 지리산둘레길 부탄구간이 지난다. 그 지점을 지나면 고소산성과 최참판댁 가는 길로 나눠진다. 최참판댁 가는 길은 경사가 급한 등산로로 한산사를 거쳐 지나간다. 청학사에서 한산사까지 거리는 9.1㎞였지만 시간은 꼬박 5시간30분 걸렸다. 쉽지만 않은 등산로다.
신선대 바위
청학사에서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서 첫 능선에 도착하면 사방 조망이 확 트인다. 그곳이 해발 840미터 정도 된다.
첫 능선을 지나면 무성이 우거진 산죽 군락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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