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79)> 광해 3
- 임금 광해는 어느 길을 갈 것인가
선조 40년 10월, 선조는 갑자기 쓰러져 자리에 누웠습니다.
죽음을 예감한 선조는 오만 가지를 생각했으나 차마 두 살에 불과한 영창대군으로 어찌해 볼 수는 없었고, 결국 비망기를 내려 장성한 광해에게 전위 또는 섭정을 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갑자기 선조가 몸져누워 위와 같은 뜻을 밝히자 급해진 것은 영창대군에 올인한 소북파의 유영경과 인목왕후였습니다.
인목왕후는 현실을 어찌할 수 없는 것으로 인정하고 선조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으나 유영경은 여러 이유를 들어 선조의 뜻에 반대를 하였습니다.
반면에 정인홍을 비롯한 대북파는 유영경이 세자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불충을 저질렀다며 유영경을 강하게 공격하였습니다.
대북과 소북이 건곤일척의 목숨을 건 대립을 하고 있던 이때에 칼자루를 줜 이는 당연히 임금!
선조는 다소간 기력을 회복하자 소북 유영경의 손을 들어 주고 정인홍을 귀양 보내버렸습니다.
이로써 광해를 지지하는 대북파의 패배가 분명해 보였으나, 한강의 앞물이 뒷물의 흐름을 거부할 수는 없는 법!
선조는 1608년 2월 향년 57세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재위 장장 41년, 초유의 임진왜란을 겪었고 4색당파의 분화와 당쟁을 지켜 본 선조, 권력유지에는 큰 수완을 보였으나 특별히 내세울 만한 업적 하나 없이 그렇게 살다 갔습니다.
숱한 장애를 딛고 33세의 나이에 마침내 보위에 오른 광해, 일찍이 왕재를 인정받았으나 16년의 세자 생활은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살얼음판을 걷는 하루 하루였습니다.
창업자인 태조에 견줄 만큼 나라 곳곳을 누볐고 문종에 견줄 만큼 실무 경험이 풍부한 새 임금 광해를 백성과 신료들은 진심으로 반겼습니다.
그러나 신료들 중 일부의 마음속에는 불안감이 늘 남아 있었습니다. 그동안 광해를 너무 핍박한 것이 마음에 걸린 것이겠지요
과연 광해는 어떤 길을 갈 것인가? 풍부한 경험을 살려 모두의 소망에 부응할 것인가 아니면 쌓였던 16년의 한을 푸는 길로 나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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