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삼국지 189- 조조 구석의 지위에 오르다

이찬조 2018. 1. 13. 21:40

0189.ㅡ조조 구석의 지위에 오르다

 

한중을 점령하고 허도로 돌아오자 여러 대신들이 조조에게 구석의 지위에 오르기를 권장합니다.

 

"조승상....

구석(九錫)의 지위에 오르십시오"

 

한나라 문무백관들은....

천자보다는 조조에게 충성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조조는 자기에게 반대하는 신하가 있으면 가차없이 죽여 없앴던겁니다.

 

"구석(九錫)?

난 Center(가운데)가 더 줗은데...

구석으로 가라니?

그래도 문무백관들의 뜻이라면 따라야지...."

 

구석이란 ....?

 

천자가 특별한 공로가 있는 신하에게 내리는 아홉 가지 특별 대우를 말합니다.

 

1.거마(車馬) : 황금 수레를 탈 수 있다.

2.의복(衣服) : 곤룡포를 입을 수 있다.

3.악기(樂器) : 전속 취타대를 이끌고 다닐 수 있다.

4.주호(朱戶) : 집 기둥이 붉은 호화주택을 지을 수 있다.

5.납폐(納陛) : 칼을 차고 황제를 째려볼 수 있다.

6.호분(虎賁) : 개인 경호원을 둘 수있다.

7.궁시(弓矢) : 붉은 활로 신하를 마음데로 죽일 수 있다.

8.부월(斧鉞) : 금도끼로 아무 백성이나 죽일 수 있다.

9.거창(秬鬯) : 부모 제사를 신처럼 모실 수 있다.

 

이처럼 특권을 가져....

천자와 그 지위가 맞먹는다고 보아야 합니다.

 

신하들의 권고를 듣고 조조의 입이 귀에 걸리는데......

 

그때 분위기를 깨며 순욱이 벌떡 일어나 반대합니다.

 

"승상....구석에 오르시면 안됩니다.

승상은 한실의 부흥을 위해서만 힘 써야지....

구석의 영광은 안됩니다.

 

저 모리배들의 말에 귀기울이지 마십시오.

절대 불가합니다."

 

순욱은 사실 30년간 조조와 동거동락하며....

조조를 도운 측근 중 최 측근이며....

모사 중 일등 모사입니다.

 

그런 순욱을 조조는무척 아꼈으며.......

또 입만 벌리면.....

 

"순욱은 나의 장자방이다.

유비에게 공명이 있다면....

나에게는 순욱이있다."

이렇게 말하였죠.

 

그런 순욱이 조조의 <구석>지위를 반대 하고 나선거죠.

순욱이 반대하자 조조의 얼굴이 벌개지더니....

 

"순욱....건방지고 나쁜 놈

두고 보자."

 

"다들 꼴도 보기 싫다.

모두 나가라."

조조는 앉아있던 탁자를 걷어차고 나가버립니다.

 

"순욱.....

30년간 조승상을 따르며 돕던 그가 오늘은 왜 갑자기 반대를 하고 나선걸까요?

 

여기에서 잠깐 순욱에 대해 살펴보고 넘어가죠.

 

순욱(荀彧)

서기 163년 영천군 영음현에서 태어났으며 자는 문약(文若) 입니다.

순자의 11대 손자입니다.

 

순자(筍子) ?

중국 주나라 때의 유학자이며...

<성악설>을 주장했던 분이죠.

 

순욱은 늘 말하기를....

"맹자께서는 인간은 원래 선하게 태어난 존재라며 <성선설>을 주장했지만 틀린 이론이다.

 

인간은 원래 악하게 태어난 존재다.

다만 어려서부터 교육과 훈련을 받아 착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할아버지 순자의 <성악설>이며 그분 말씀이 지극히 옳다."

 

순욱도 할아버지의 사상을 이어받아 성악설을 신봉하였죠.

 

"저 아이는 황제를 보좌할 큰 재목이 될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순욱을 평가한 말입니다.

 

원소가 순욱을 알아보고 중용하려 했으나...

순욱은 응하지 않습니다.

 

"원소는 우유부단하고 째째하여 큰 인물이 못된다."

이렇게 판단하고 조조를 찾아가 그의 책사가 되지요.

 

순욱이 조조에게 처음 제시한 책략이 바로 천자를 구하는 일이었습니다.

 

"주공(조조를 일컬음)

지금 황제는 이각과 곽사에게 쫒기고 있습니다.

주공께서 빨리 황제를 구하여 그를 모십시오."

 

"순욱...옳은 판단이다.

우리가 황제를 구하여 모시자."

 

순욱의 의견을 받아들인 조조는 이각과 곽사를 무찌르고 황제를 구합니다.

그리고는 순욱에게 이런 칭찬을 하죠.

"순욱...그대는 나의 장자방이다."

 

황제를 구한 조조는 한나라의 대장군으로 승진하고 순욱은 상서령으로 승진되었습니다.

 

이 일로 조조는 천하 쟁취의 기반을 쌓게 됩니다.

"황제는 꼭두각시다.

천하는 이제 내손안에 있다.

이 모든 전략이 순욱의 머리에서 나온것이다.

기특한 놈...."

 

순욱은 재능있는 사람을 알아보는 인재의 선발에도 탁월하여 조조의 신임을 받습니다.

 

원소와 대치하던 관도대전 때도 조조는 원소의 70만 대군에 겁을 먹고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순욱의 지략과 책략으로 원소를 물리치고 대승을 거두게 되죠.

 

그런데....

 

조조와 순욱이 지향하는 방향 중 근본적인 차이점이 하나 있습니다.

 

조조는 언제든 기회를 보아 한나라를 뒤집어 엎고 천하를

손에 쥐려하지만......

 

순욱은 오직 한 왕조를 지속시켜 황제를 보호하려는 마음 뿐입니다.

뿌리깊은 유교의 충성심이죠.

 

그래서 조조가 구석의 지위에 오르자 순욱은 이를 몹시 못마땅하게 생각합니다.

조조와 순욱의 틈이 점점 벌어지는것이죠.

 

그길로 순욱은 자택에 칩거하며 자리에 누워 일어나지 않습니다.

 

조조는 몇일 후 정욱을 불러 묻습니다.

"순욱이 요즘은 어떻게 지내나?"

 

"예....승상....

지난번 승상의 구석을 반대한 이후....

병석에 누워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제대로 먹지도 못하겠군.

저기 내가 준비한 과일이 있으니 갖다주게."

 

"예....승상...

제가 순욱의 병문안을 다녀오겠습니다."

 

정욱이 문병차 순욱을 방문합니다.

 

"순욱 대인....

조승상께서 위문차 과일을 보냈습니다.

드시고 기운을 차리십시오.

그런데....

순욱 대인은 30년 동안 조승상을 보필하다가....

왜 갑자기 구석을 반대하셨는지요?"

 

"정욱....

난 조승상을 보필해왔지만....

그래도 나는 한실의 신하입니다.

 

승상이 천자를 거스리는 일만큼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순욱......잘 알겠습니다.

과일을 드시고 빨리 쾌차하시기 바랍니다.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예....수고 하셨습니다.

살펴가십시오."

 

정욱이 간 후 조조가 보낸 과일 상자를 열어봅니다.

그런데....

과일 상자에는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조조가 보낸 과일바구니에 아무것도 없다니요?

이건 또 무슨 뜻일까요?

설마 정욱의 배달사고는 아닌 듯 한데....

그 의문은 내일 풀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