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삼국지 279 - 촉의 사신 등지

이찬조 2018. 4. 15. 00:47

0279-[박종수 삼국지] 촉의 사신 등지

 

"전하....촉에서 <등지>라는 사신이 왔습니다.

들여 보낼까요?"

 

"아니다.

오늘은 숙소에서 쉬고 내일 들어오라고 해라."

 

이튿날....

손권은 궁궐 입구에 커다란 가마솥을 걸고 기름을 가득 채워 끓이기 시작합니다.

 

"촉국 사신 등지를 들라 해라."

 

등지가 궁으로 들어서자....

커다란 가마솥에서 기름이 펄펄 끓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칼과 도끼를 든 병사 수 천명이 궁궐 문 앞에 양 옆으로 도열하여 서있습니다.

등지와 손권의 대화는 전라도 버전으로 들어보시겠습니다.

 

(음마...쪼잔한 아그들이 나를 겁줘부네 잉.

그란디 저런 꼼수에 쫄아 불 내가 아니제....)

 

"나 촉에서 온 사신 등지여라우.

첨 뵙겠습니다.

말을 하고는 꼿꼿하게 서서 절을 올리지 않습니다.“

 

손권이 등지를 내려다보더니 불쾌하다는 듯 꾸짖습니다.

 

“아가야....니는 낮 짝은 쪼깐 반들반들 한디......

으째서 왕을 보고 인사도 없이 뻐뻣하게 서있냐?

거 솔찬히 싸가지가 없구만 잉“

 

“오매 뭔 말씀을 고로코롬 섭하게 하시오?

우덜 나라는 황제나라 아니요?

나는 황제 사신이고......

이 완장 안 보이시오?

황제보다 계급이 낮은 왕 한티 절할 수는 없당께요.

 

“아따 저런 느자구 없는 자석 봐라

어찌서 니는 말 뽄새가 고로코롬 싸가지가 없다냐?

 

아그들아....저 둥지인지 등지인지 들어다가 가마솥에 띵게 부러라.“

 

“오매 임금이 뭔 놈의 오기를 고로코롬 부린다요?

나가 명색이 사신인디......

나를 죽일라고 그러요?

 

우리 공명선상하고 철전지 원수 될라문 나를 가마솥에 띵게 부쑈.

그란디....외교란 것이 그렇게 하면 안되제∼잉

 

감정에 치우치던 손권이 다시 이성을 찾습니다.

(그렇지 촉의 사신을 죽여서는 안되지)

 

“가만....던지지 말고 풀어줘라.

 

그라고...아그야 니가 등지라고 했냐?

이리 뽀짝 가까이 와서 앙거라"

 

“야...내가 등지여라우

여기 앙거도 쓰것소?"

 

“등지야......귀 후비고 잘 들어라 ∼잉

내가 말이여

조비하고 손잡고 촉을 칠라고 맘 묵어 부렀당께

 

느그들 뒤지기 전에 일찌감치 항복 하는게 어떻냐?"

 

"오매 으째야 쓰까잉...

우리 촉을 질러 부러요?

 

허~매.....

지를 수 있으면 한번 질러 부쑈.

쉽지 않을 틴디요.

 

“그라고....만약에 말이요 잉...

우리가 졌다고 가정해봅시다?

 

순망치한(脣亡齒寒)....요런 말이 있드랑께.

즉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이말이여.

 

촉이 뿌사져 불먼 다음엔 오가 뿌사질 것은 불 보듯 뻔 한 이치 아니요?

 

그땐 오 왕의 신세가 어찌될지 생각이나 해보셨소?

조비가....허벌나게 자비를 베풀어 살려준다 해도....

오왕은 튼튼한 감옥에 갇히게 되불제....

 

오왕 아들들은 내시가 될 것 같은디....

딸들은 궁녀가 될 것 같고.....

 

또....오나라 문무백관들은....

한꺼번에 싹 뒈~져서

한날한시에 지사상을 받게 안되것소?

 

"오매....등지....너 주댕이는 허벌나게 양근디....

말은 솔찬히 싸가지 없다∼잉.

니 눈구멍에는 저 끓고있는 가마솥이 안 보이냐?

 

“오매 징한거....

내 말이 지나치면 가마솥에 넣어 나를 덴뿌라 만드랑께요.

쬐끔도 겁 안나요.

 

그란디....

성질 죽이고 끝까지 내 말을 들어 보랑께요.

 

조비가 4군데로 길을 내서 우리 촉나라로 쳐들어 왔는디

우리 공명 선상이 을매나 야문지 알지요?

승상께서 폴새 위나라 쫄따구들 무찔러 부렀제 잉.

 

그란디....오나라하고 우리 촉국은 동맹관계 아니요?

우리가 서로 딱 보둠고 결속해서 도와불먼.....

 

조비 그 대그빡 미련한 놈이 겁먹고 도망가불제 잉.

오왕께서 영리하게 판단 해 부쑈.

 

“아따 저것이 주댕이는 살아갖고 징하게 시부려 쌋네

좋다!

유비황제가 살아 계실 때 우린 촉오동맹을 맺었응께....

그 동맹이 아직 유효하다.

나는 위와는 동맹하지 않겠다."

 

“오매 오매 대왕님

으짜면 그렇게 머리가 영글고 영리하시오?

참말로 천재요 천재.....

우리 그 약속 변치 맙시다 잉.

 

그란디......

밖에서 끓고 있는 저 아까운 기름을 버리실 꺼요?"

 

"뭔 소리여?

 

“내가 듣기로는 위나라 사신인지 뭔지 하는 고 보초대가리 없는 놈이....

 

밤새 술처먹고 시방은 숙소에서 빈둥거리며 놀고있다 하든디....

 

고 상여르 자석을 잡아다가 저 가마솥에 띵개 넣어 부쑈.

그래갖고 우리 촉오동맹이 돌댕이 같이 딴딴하다고 뵝에줘야요.

 

정말로 손권이 위나라 사신을 가마솥에 집어 넣을까요?

이야기는 내일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