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삼국지 324 - 공명의 공성계(空城計)

이찬조 2018. 5. 26. 17:39

0324-[박종수 삼국지] 공명의 공성계(空城計)

 

 

(이 성은 비어있구나.

그런데 공명은 왜 위험을 무릅쓰고 혼자서 거문고를 타고 있을까?“

 

내가 지금 군사를 몰아 공명을 제거한다면?

다음 순서는......

황제와 조씨 종친(曺氏 宗親)들에게 내가 제거되겠지.

 

새 사냥이 끝나면, 활은 창고 속에 처 박히고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끓는 물에 삶아 지는 법(兎死狗烹)

 

옹·양(雍·凉)에서 국경 수비를 위해 군마를 조련하던 나에게

역모 혐의를 씌워 낙향 시킨 황제가 아닌가?

 

그러다가 공명의 북벌을 당하지 못하자

울며 겨자 먹기로 나를 복직 시켜 전쟁터로 내 보낸 황제다.

 

공명이 존재해야 나도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구나.

공명은 그런 이치를 꿰뚫고 있어.

 

그러니 저렇게 담담한 표정으로 홀로 거문고를 타고 있는 것이지.

참으로 무서운 적수다)

 

사마 중달은 군사들 앞에 다시 돌아와 회군을 명합니다.

“성 안쪽에 군사들이 매복해 있다.

전군...회군한다.

공격하지 말고 모두 물러나라...."

 

공명은 성위에서 거문고를 타지만...

등에서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습니다.

 

(천지신명이시어 보살피소서.

내가 죽으면 중달의 존재 가치도 사라진다는 것을 깨닫게 하소서.)

 

이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승상! 적군이 돌아갑니다.

사마 중달이 군사를 돌렸습니다.“

 

(중달이 내 뜻을 간파 했구나.

역시 무서운 적수다.

사마의는 유일한 나의 맞수야.)

 

이것이 바로 제갈공명의 공성계(空城計)입니다.

 

즉 텅빈 성이지만,

공명을 눈 앞에 두고 사마의는 군사를 돌린 것입니다.

 

“군사를 일단 한중으로 퇴각시킨다.

우리 군사가 돌아가는 걸 알면 위나라 군사들의 추격이 시작 될 것이다.

 

관흥과 장포는 나와 합류하고 자룡은 기곡 골짜기에 매복 하시오.

위연 장군이 내 깃발을 들고 선두에서 천천히 나가도록 하시오.“

 

공명의 예측대로 곽회가 5,000군마를 이끌고 추격하기 시작합니다.

“도망치는 촉군들을 하나도 놓치지 마라.”

 

곽회의 부장 만정(萬政)이 기곡으로 들어서자

하얀 바탕에 붉은 글씨로 조운(趙雲)이라고 쓰인 깃발을 들고 한 장수가 뛰어 나옵니다.

 

“네 이놈! 너는 산상의 조자룡을 알아보겠느냐?”

 

“자룡! 도망치는 주제에 겁이 없구나.

나는 곽회의 부장 만정이다.

말에서 내려 항복하면 죽이지는 않겠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조자룡이 쏜 화살이 투구에 적중하고

만정은 발을 헛딛어 개울창에 굴러 떨어집니다.

 

자룡이 만정의 얼굴에 창 끝을 겨누며.....

“어찌 위나라 장졸들은 모두 입만 살아서 나불거리느냐?

너를 죽이지는 않을 테니 빨리 가서 곽회를 불러와라.

 

내가 단기필마로 여기에서 기다릴 테니

곽회와 주력부대가 빨리 쫓아오라고 일러라.“

 

“예 장군.....살려 주시어 감사합니다”

 

만정이 꽁무니가 빠지게 도망하여 곽회에게 전황을 보고하자.....

“전군......추격을 중단한다.

조자룡이 단기 필마로 나를 기다릴 리 없다.

 

기곡에 필히 매복병이 있을 터이니 추격하면 자칫 우리가 전멸한다.

모두 회군한다.

장안으로 돌아가자.

 

공명은 추격병을 모두 따 돌리고

군사들을 무사히 한중으로 물린 후...

성도에 있는 황제 유선 앞에 나아가 부복하였습니다.

 

"폐하....신의 잘못으로 제1차 북벌은 실패했습니다.

사람을 잘못 기용하여 중요 요충지 <가정>을 빼앗기고...

군사를 한중으로 회군시켰나이다.

 

이 모든 게 신의 불찰이니....

신의 벼슬을 3계급 깎아 벌을 내리소서."

 

"상국(승상 아버님).......

승패는 병가지 상사"(勝敗 兵家之常事)

즉 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라 들었습니다."

한번 졌다고 너무 자책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때 곁에서 듣고 있던 시중 비위(費褘)가 나서서...

"폐하...

승상의 말을 들어주십시오.

 

나라엔 법도가 있는데....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국가의 기강이 바로 서겠습니까?

승상이 스스로 강등을 요청하니 받아주십시오."

 

"알겠소...

승상을 3계급 강등시켜 <우장군>으로 내려 앉히겠소.

그러나 승상 자리는 그냥 비워 둘 테니 나중에 공을 세워 복직하도록 하시오."

 

"예...폐하...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어전에서 물러난 공명은 한중으로 돌아가 다시 군사를 재정비 하고 훈련에 돌입합니다.

이야기는 내일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