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삼국지352 -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쫓다

이찬조 2018. 6. 23. 10:37

0352-[박종수 삼국지]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쫓다.

 

 

뒷날 두보는 공명의 사당을 지나다가...

다음과 같은 시를 짓습니다.

 

丞相祠堂何處尋 승상사당하처심

錦官城外栢森森 금관성외백삼삼

映堦碧草自春色 영계벽초자춘색

隔葉黃鸝空好音 격엽황려공호음

三顧頻煩天下計 삼고빈번천하계

兩朝開濟老臣心 양조개제노신심

出師未捷身先死 출사미첩신선사

長使英雄淚滿襟. 장사영웅누만금

 

<승상의 사당을 어디에서 찾으리오.

금관성 밖의 잣나무 우거진 숲이로구나.

 

섬돌에 비친 풀빛은 봄기운을 띠고 있고,

나뭇잎 사이 꾀꼬리 울음소리만 부질없이 곱구나

 

세 번 번거롭게 찾은 것은 천하를 위한 계책이요,

2대를 이어 힘을 다함은 늙은 신하의 마음이었네

 

군사를 내어 이기지 못하고 몸이 먼저 죽으니,

길이 영웅들의 옷깃을 눈물로 적시네.>

 

공명이 죽던 그날 밤...

사마의는 하늘을 보고 있는데....

대장성이 몹시 흔들리며 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공명이 죽었는지 탐문해보아라."

사마의의 명을 받은 염탐꾼이 보고합니다.

 

"대도독...오장원의 영채는 텅 비어있습니다.

촉군들이 모두 철수하였습니다."

 

"뭐라고?...촉군이 철수했다면 공명이 죽은 게 틀림없다.

 

군졸들은 나를 따르라.

지체 없이 쳐들어가야한다."

 

사마의가 필사의 힘으로 추격하여 산모퉁이를 돌아서자 멀리서 도주하는 촉병이 보입니다.

 

"저기 촉병이 보인다.

한 놈도 살려 보내지 마라."

 

사마의가 더욱 힘을 내어 쫒는데....

갑자기 <쿵>하는 방포소리가 나며...

산 뒤에서 촉병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런데....

새까맣게 밀어닥치는 촉진 한가운데에 길이 열리며...

수레 한대가 천천히 모습을 들어냅니다.

 

그리고 큰 깃발에 쓰인 글씨를 읽어보니....

<한나라 승상 무항 후 제갈량>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아...아버님....고...공명이 살아있습니다."

 

"저...저건...정말로 공명이구나.

공명이 살아있어..."

 

수레에 높이 앉아 백우선을 들고 있는 공명의 주변에...

마대 · 왕평 · 강유 등 촉의 기라성 같은 촉의 맹장들이 호위하고 있습니다.

 

"죽은 공명이 살아있다니요?

예수님처럼 3일 만에 부활했나요?"

 

후들 ....후들....(사마의 중달이 떠는 모습)

 

"오매...오매.....공명이 살아있다.

사마의 중달이 갑자기 말머리를 돌리더니 도주하기 시작합니다."

 

"모두 도주하라...

후퇴...후퇴...."

 

"아버님....아버님....천천히 뛰세요.

그러다 낙마하겠습니다."

 

혼이 나간 사마중달은 쉬지 않고 무려 50리를 도주하였습니다.

 

"아버님...그만 멈추세요."

 

"시끄럽다...공명이 쫓아온다."

 

"아버님...추격병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만 도망하시지요."

 

"정말로 안 쫓아 오냐?

내 목은 붙어있냐?"

 

"예...추격병은 없습니다.

목이 없으면 말씀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군사들은 어찌 됐느냐?"

 

"아버님이 도망치자...

군사들도 갑옷 투구를 벗어 던지고...

서로 목숨을 건지려고 정신없이 달아나다가....

우리 군사끼리 밟고...밟혀....

죽은 자만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래?

그래도 내 머리가 아직 붙어있어 다행이다."

 

사마의가 쫓겨 군대를 철수한 며칠 후....

"대도독....우리가 또 공명의 술책에 속았습니다.

공명의 이미 죽었고.....

그날 4륜거에 탄 공명은 나무로 깎아 만든 목각인형 이었답니다."

 

"목각인형?

으아!.....부끄럽구나.

<죽은 공명이 산 사마의 중달을 쫓았다>

이 말이 100년....아니...1,800년 후에도 전해질 텐데....

부끄러워 어찌할꼬?“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쫓았군요.

이야기는 내일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