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69-[박종수 삼국지] 진나라의 오나라 침략
사마염이 위나라의 황위를 찬탈하자 후세 사람이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노래하죠.
晋國規模如魏王
(진국규모여위왕)
陳留蹤迹似山陽
(진류종적사산양)
重行受禪臺前事
(중행수선대전사)
回首當年止自傷
(회수당년지자상)
진이 하는 짓이 위와 같아
진류왕의 자취 산양공을 닮았구나
수선대 앞의 일 두 번 거듭되니
돌아보며 그때의 쓸쓸함을 거두네
산양공은 조비에게 쫓겨난 한(漢)나라 마지막 황제 헌제의 작위였죠.
그 조비의 손자인 조환이 천자의 자리에서 쫓겨나 진류왕으로 강등 되었으니 이 또한 인과응보라 하겠지요.
사마염이 위나라를 멸망시키고 진나라를 세웠다는 소문은 오국(誤國) 황제 손휴(孫休)에게 보고되었습니다.
“큰일 났구나.
새 황제로 등극한 사마염이 조만간 오를 침략해 올 텐데 어찌 하면 좋을꼬?”
걱정이 지나친 손휴는 병이 들어 죽고 말았습니다.
손휴의 뒤를 이어 손호(孫皓)가 황제의 자리에 오릅니다.
손호는 손권의 손자이며 오국(誤國) 제4대 황제입니다.
황제에 오른 손호는 여러 사람이 바라는 명군이 못 되었습니다.
사람의 성정이 매우 흉폭하고, 술과 여자를 지나치게 좋아 하는가 하면 환관인 잠혼(岑昏)의 말에만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런 황제에게 바른말을 하는 신하는 가차 없이 목을 베고 일족까지 죽여 없앴습니다.
오나라 군주의 횡포가 점점 심해지자 민심이 이반되고 신하들이 동요하기 시작합니다.
그 소식을 들은 진나라 황제 사마염은 두예(杜預)를 진남대장군(鎭南大將軍)에 임명하고 오나라를 칠 계획을 세웁니다.
진 황제의 명을 받은 두예(杜預)는 양양으로 내려가 진을 치고 전쟁 준비를 합니다.
그때 오나라는 정봉 · 육황 같은 믿을 만한 인물들이 모두 죽은 후였는데,
황제 손호는 매일 잔치를 열어 술에 거나하게 취해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신하들이 조금이라도 바른말을 하면 얼굴 가죽을 벗기거나 눈알을 뽑아 죽였습니다.
“쉿, 자칫하면 황제 손에 죽는다. 숨도 크게 쉬지 마라”
모든 신하들은 몸을 사리고 바른 말 하는 사람이 자취를 감추게 된 것입니다.
“드디어 때가 왔다.
진남대장군(鎭南大將軍) 두예(杜預)는 20만 대군과 전투함 1만 척을 이끌고 동오를 쳐라“
황제의 명을 받은 진나라 대군이 남하하자, 술에 취해있던 오나라 군주 손호는 그때서야 정신이 번쩍 듭니다.
“뭐라고? 진나라의 20만 대군이 남하하고 있다고?
이를 어찌 해야 하느냐?
승상 장제(張俤)가 나서서 말합니다.
“제가 오흠 · 손흠 · 심영 등과 함께 군사를 몰고 나가 방어하겠습니다.”
“그...그렇게 하시오. 짐은 승상만 믿겟소”
승상 장제가 10만 대군을 몰아 진나라 군사들을 막으러 나가자, 환관 잠흔이 나섭니다.
“폐하! 제가 적의 배를 콩가루로 만들어 버릴 묘책이 있습니다.”
“아니 너는 남자에게 중요한 그 물건(?)도 없고,
싸움터에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는데 무슨 지혜로 적의 배를 콩가루로 만든 단 말이냐?
“예....쇠붙이를 모아서 거대한 고리를 만드십시오.
그 고리에 쇠말뚝을 박아서 강물 속 요소요소에 박아두면 적의 배가 내려오다 모조리 그 쇠사슬에 걸려 부서질 것이 아닙니까? 헤헤헤....“
“옳다! 옳다! 네가 과연 천재로구나.
그렇게 하면 우린 힘 들이지 않고 적의 배를 침몰 시킬 수 있겠구나“
“예...헤헤헤 역시 황제께서는 영명 하십니다”
황제에게 엉뚱한 지시를 받은 신하들이 어안이 벙벙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뭐라고? 쇠고리로 적선을 침몰시켜?
이건 무슨 미친 개고기 뜯어먹는 소리야?“
“쉿! 황제가 시키는 대로 하게.
그렇지 않으면 자네도 얼굴 가죽이 벗겨지고 눈알이 뽑히게 되네“
“망했구나. 망했어. 나라가 완전히 망했어.
저런 환관의 말을 듣고 황제라는 사람이 이런 미친 지시를 하다니?
나라가 망하면 내 시체는 어느 바닥에 굴러다닐꼬?“
그날부터 전국의 대장장이들을 모두 모여 들여 수 많은 쇠붙이를 두들겨 쇠사슬과 쇠말뚝을 만들어 물속에 설치하기 시작합니다.
“쇠말뚝은 물속에 박고, 쇠사슬은 양 옆으로 당겨서 물위로 나오도록 장치해라”
한편 강릉에 이른 진의 총 사령관 두예는 주지(周旨)를 선봉장으로 삼아 총 공격을 시작합니다.
그 기세에 놀란 오나라 장수들은 싸워보지도 않고 성을 버리고 도망칩니다.
‘장군! 적들이 싸우지도 않고 도망치기에 바쁩니다“
“도망치는 적은 뒤 쫒지 말고 다음 목표를 향해 공격하라”
두예가 한 번 공격으로 강릉을 집어삼키자,
다른 성을 지키던 태수들은 모두 백기를 들고 투항합니다.
“백성들을 약탈하지 말라.
그리고 함부로 사람을 죽여서도 안 된다.“
진나라 두예의 대군이 점차 오나라 수도 가까이 진격하여 들어가는 군요.
이야기는 내일 계속 됩니다.
'낙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범 김구 선생님의 인생 교훈 (0) | 2018.08.23 |
---|---|
남이장군 시 소개하며 (0) | 2018.08.02 |
삼국지 368 - 사마염의 황위 찬탈 (0) | 2018.07.09 |
삼국지 367 - 낙양으로 압송되는 황제 유선 (0) | 2018.07.08 |
삼국지 366 -반역을 꾀하는 종회 (0) | 2018.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