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010522)
1. 일시 : 2010. 5. 22(토) 11:40 ~ 18:40
2. 장소 :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3. 산행기
5.22. 11:00 중산리에 도착하였는데 보슬비가 계속내린다. 오늘의 기상은 저녁 늦게 비가 온다고 하여서 출발하였는데.... 하는 수 없이 비옷을 하나 구입하고 먹거리 및 도시락을 준비하여 야영장에 오르면서 시간을 보니 11:46’이다. 조금 오르면 ‘칼바위’(12:18) 한 시간 반쯤 오르면 ‘망바위’(13:17), 세 시간 10분쯤 오르니 법계사가 나온다. 비가 와서 앉아서 쉴 수도 없어서 마냥 오르다 잠시 서서 다리를 쉬어가면서 올랐다. 바람이 많이 불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오르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린다. 법계사까지 오르는데 하산하는 인원은 엄청 많았다. 법계사(로타리대피소)에 도착하여 점심 도시락을 먹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로 분비고 있었다. 날씨가 추워서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 먹고자 하였으나 라면만 팔고 끓는 물은 없었다.
시간이 늦어지는 것 같아 식사 후 곧장 오르려고 나서는데 법계사 바로 앞에서 국립공원관리사무소 직원 한 분이 어디까지 가실 것이냐고 묻는다. 정상까지 가려고 한다고 하였더니 오늘 일기가 좋지 않으니 법계사까지만 가라고 권고한다. 조금 올라가다가 하산하겠다고 하여 오르는데 분당에서 왔다는 다른 팀 4명이 오르기로 하여 함께 올라가기로 하였다. 여기까지 걸음이 아까워서... 얼마를 올라가고 있는데 외국인 한 분이 동행하여 오기에 말을 걸었다. 어디서 왔느냐고 하였더니 진주에서 자고 온다고 한다. 고향을 물었더니 영국 리즈라고 한다.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하였더니 학원강사라고 한다. 오늘밤은 어디서 묵을 것이냐고 물었더니 서울에서 잔단다. 다른 산을 가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오직 남산에만 가보았단다. 아무도 말 한마디 하지 않는 산행 길에 좋은 친구가 되었던 것 같다. 전문적이지는 않아보였고 추리닝에 운동화 차림이라서 산이 위험하고 늦었으니 좀 서두르라고 일러주었더니 우리 일행만 따라온다. 한참을 오르니 개선문(15:19)이 나온다. 정상까지 남은 거리는 800m이다. 하산하는 분들이 우리 동행하는 사람들을 보고 존경스럽다고 한다. 비바람에 온몸이 생쥐처럼 해가지고 내려온다. 정상에 오르려면 우산을 접는 것이 좋겠다는 충고가지 곁들여 주면서... 개선문에서 조금 오르려니 좌측에 철쭉이 피다말고 추위에 얼어 움츠리고 있었다. 진달래는 여기저기 마지막 외마디를 외치고 있는 형국이다.
천왕샘터를 지나는데 물이 예전 같지 않고 고여만 있고 넘쳐흐르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남강의 발원지 천왕샘(15:38)이란 간판은 그대로인데 물은 없으니...
분당에서 온 4명의 일행 중 중고생 3명이 있었는데 너무 앞서가고자 하였으나 정상부근에 오니 강풍이 거세어 올라갈 수가 없어 되돌아가기로 결정하고 돌아간다. 나는 우산을 접고 60여미터 앞에 있는 천왕봉을 잡아가려고 기를 쓰고 올랐다. 바람에 비닐 비옷이 날려서 카메라를 고정시키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도 오가는 이 없는 정상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희미하게 천왕봉(15:54)만 우뚝 솟아 있다. 그때서야 하산하는 분들이 존경스럽다는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영국인도 오다 말고 되돌아갔다. 2분간의 짧은 시간이지만 온몸이 젖었고 우의가 별 의미가 없었다. 바람이 아래쪽에서 불어 올라오므로 우의를 벗기면서 비가 몰아쳐 온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셔터 한번 누르고 되돌아서 하산 한다. 바람을 피해 조금 내려서서 보니 내 뒤에 한분이 오고 있었다. 분명이 장터목 쪽에서 올랐으니 얼마나 추웠을까 상상이 간다. 천왕샘부터는 어둡기 전에 하산하기위하여 조금 빨리 걸었다. 그러나 한계였고, 다시 우산을 쓰고 천천히 간다. 분당에서 온 팀을 뒤로하고, 영국인도 뒤로하면서 조금 서둘러야 할 것 같다고 하면서.... 법계사 위쪽 전망이 좋은 바위에 와서 산하를 한 컷하고(16:59) 내려온다. 법계사(17:05)에 오니 하산하던 분이 되돌아 올라온다. 동행인 들을 찾아 올라갔다 되돌아 내려온다. 로타리대피소에 영국인은 잠시 쉬었다 오는 모양이다. 한참을 내려오니 ‘망바위’가 나오니 반가 왔다. 어둠이 깔리고 있었다. 나무아래 산행로는 별빛아래 산책길 같았다. 한참을 내려오니 장터목으로 가는 길과 법계사 갈림길이 나온다(18:15). 조금 더 하산하니 칼바위가 나온다. 그때는 산악회 팀들이 몇 명이 늦게 하산하고 있었다. 야영장에 도착하여 시간을 보니 18:47이다. 총 7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때에 누군가가 랜턴을 들고 “은하수”냐고 묻는다. 산악회 이름이 은하수인 모양이다. 이번 산행은 엄겹결에 한 산행이었고, 산행시 이렇게 강풍은 처음이다. 하산 길에 바지가 좀 말랐다. 화장실에 와서 옷을 털어 정비하고 마무리 지운다.
산행코스 및 시간대
11:47 : 야영장 출발
12:18 : 칼바위
13:17 : 망바위
13:50 : 로타리대피소(법계사) 오찬
14:35 : 대피소 출발
15:19 : 개선문
15:38 : 천왕샘
15:54 : 천왕봉(2분간 소요 하산)
16:11 : 천왕생 철쭉밭
16:59 : 법계사 위쪽 전망대
17:05 : 법계사
18:15 : 칼바위 위쪽 삼거리
18:47 : 야영장 도착(총 7시간 소요)
천왕봉을 다녀와서
자연은 언제나 그대로
서두름이 없는 그대
인간은 언제나 서두르며
지금이 아니면 안되는냥
말없이 서있던 천왕봉
언제나 포근했던 그대
그러나 이번엔
차갑디 차가운 비바람으로 얼룩져
내마음을 아프게 했네...
잠시 돌아보며
2분간의 안부를 전하며...
강풍에 그 어느곳 도
돌아볼 수 없는 긴박함
추위를 이겨내며
하산하던 그들이
존경스런 그대들이란 이름으로
우리를 향하여 외치는 아픔은
정상에서야 깨달았지...
장엄한 그대 천왕봉이여
다시찾는 그날까지
다시 반겨줄 그날까지
영원하여라
2010.5.22.
비에 젖은 칼바위
로타리대피소
천왕봉(광풍속의 천왕봉)이 늠름합니다.
등산을 마치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