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0035ㅡ이각과 곽사의 난

이찬조 2020. 1. 18. 20:24

0035ㅡ이각과 곽사의 난

 

이각과 곽사는 동탁의 심복들입니다.

동탁이 황제의 조서를 받고 입궐하자 두 사람은 한가롭게 잡담을 나누고 있습니다.

"곽사...자네 공관엔 공관 병들이 몇 명이나 근무하나?"

"응 세 명이 근무하는데 내 마누라가 관리를 아주 잘하고 있네."

"마늘 양배추 무우 양파 등이 썩으면 모두 애들에게 먹이더군.

음식물 쓰레기도 줄이고 애들 영양보충도 시키고 일석이조 아닌가?"

"그리고 그 애들이 만든 음식이 맛이 없으면 마누라가 날라차기(?)로 공관 병들을 차버린다네."

"야...대단하군. 자네 마누라 무술실력은 여단장급이로군."

"그러나 난 마음이 약해서 애들에게 혹독하게 못하네.

퇴근 후 심부름시키기 쉽게 개 줄을 목에 걸어 기둥에 묶어둔다네."

"공관 병들에게 이 정도는 해야 갑질이라 비난하지....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박00씨는 갑질 축에도 못드네"

이렇게 한가롭게 잡담을 하고 있는데 전령의 급한 보고가 들어옵니다.

뽀...보고요.

동탁 승상이 여포의 방천화극에 맞아 죽었습니다.

뭐...뭐라고?

"이각....우리 주군이 왕윤의 계략에 넘어가 죽었다하오.

성난 백성들이 주군의 배꼽에 불을 붙여 지금도 타고 있다하오.

어쩌면 좋겠소?"

"곽사....빨리 왕윤에게 사람을 보내 투항합시다.

주군을 잃은 마당에 그 방법만이 살길이오."

"알겠소.

장제를 보내서 투항의사를 밝힙시다."

이곽과 곽사의 특명을 받은 장제가 백기를 들고 왕윤에게 가서 투항의사를 밝힙니다.

"뭐라고? 이각과 곽사가 투항하겠다고?

안된다. 그놈들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

동탁과 버금갈 정도로 나쁜 짓을 도맡아 한 놈들이다.

그놈들 스스로 자결하라 일러라."

이때 곁에서 듣고 있던 마일제가 기겁하며.....

“왕사도....왕사도....왜 그런 정신 나간 소리를 하시오?

동탁이 한때는 황제 자리를 넘본 도적이었으나 ....

아직도 곳곳에 동탁 잔당들이 널려있지 않소?

그놈들 군사력이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고맙게도 그들 스스로 투항하여 조정에 충성을 하겠다는데 막을 이유까지는 없습니다.”

그러자 왕윤이 화를 벌컥 냅니다.

"이각과 곽사를 살려둔다면 누가 우리에게 적폐청산이 이루어 졌다고 박수를 보내겠소?

그들은 죽여야 마땅하오."

"왕사도...그렇지 않습니다.

그들 수하엔 아직 10만명 가량의 군사력이 있습니다.

그들의 투항을 받아들여...그 군사력으로 이웃의 제후들을 제압한다면 나라가 평화로워질 것입니다."

"듣기 싫소.

이각과 곽사는 못 믿을 사람들이오.

그들이 투항하는 척하고 군사를 몰고 와 창을 거꾸로 잡고 덤비면 어떻게 할 것이오?

그들은 반드시 죽여야 하오."

왕윤의 고집에 마일제가 크게 개탄합니다.

"아..아...저런 머저리 같은 왕윤....

탁상머리에 앉아 책만 읽던 사람이 세상물정을 알겠나?

이래서 현장 감각이 없는 문관들은 탈이라니까.

앞으로 큰일이 발생 할텐데....쯪 쯪"

한편 자기들을 죽이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장제의 보고를 받은 이각과 곽사가 발끈합니다.

"뭐라고? 우리를 죽이겠다고?

왕윤! 그 늙은이가 하늘 높은 줄 모르는구나."

"쥐도 막다른 골목에선 고양이에게 덤비는 법...

하물며 우리에겐 아직 10만명의 군사력이 있다."

"곽사...어떻소?

우리가 먼저 장안을 공격합시다.

"이각...좋습니다.

당장 군사를 몰고 가서 장안을 뒤엎고 왕윤을 죽입시다."

드디어 이각과 곽사는 10만의 군사를 몰고 장안성을 포위합니다.

"왕윤사도...크...큰일...났소.

이각..곽사가 10만 군사를 이끌고 장안성을 포위하였소.

어떻게 하시겠소?"

"여포...여포를 불러라.

우리에겐 1당 100의 여포가 있지 않나?"

잠시 후 여포가 불려왔습니다.

"여포....내 사위...그래 초선을 되찾은 기분은 어떤가?"

"예...장인...중고품(?)이라 쪼깐...거시기 하지만....

그런대로 좋습니다."

"다행이군...지금 이각과 곽사가 10만 군사로 궁궐을 포위했네...

난 자네만 믿네...

나가서 놈들을 물리치게."

"예...장인어른 저만 믿으십시오.

그런데 우리 군사는 몇 명이나 됩니까?"

"우린 군사가 없네...

여기저기서 다 모으면 2만명 정도는 될 거야."

"2만명 대 10만명이라..

우선 쪽수에서 딸리는군요.

그래봐야 그놈들은 쥐새끼들이죠.

아무튼 한번 싸워보겠습니다."

"이숙....나와 싸우러 나가세..."

여포는 이숙과 함께 이곽과 곽사의 반란군을 진압하러 나갑니다.

"이숙...자네가 선봉으로 나가 적을 물리치고 큰 공을 세우게. 그래야 벼슬이 올라가지."

"알겠네...내가 선봉에서 한번 싸워보겠네."

이숙이 선봉장으로 나가자 적진에선 우보가 뛰어나옵니다.

우보는 동탁의 사위입니다.

"이숙...이 나쁜놈. 네가 거짓 조서로 내 장인 동탁을 죽인걸 알고 있다.

넌 오늘 내손에 죽었어. 각오해라."

분노에 차서 휘두르는 우보와 10여합 정도를 겨루다 이숙이 도망칩니다.

선봉장 이숙이 쫓겨 들어오자 여포가 화를 벌컥 냅니다.

"이 못난 놈아.

선봉 장수가 겨우 10합도 못 넘기고 도망치다니...."

하더니 이숙의 목을 베어버립니다.

아! 비운의 이숙...

이숙은 여포와 한 고향.... 한 마을에서 태어난 깨복쟁이(?)친구죠.

동탁의 사주를 받고....여포에게 적토마를 끌고가 선물하며 의붓아버지 정원을 죽이도록 꼬득인 것도 이숙이며...

그 동탁을 또 배신하여 ....

천자의 거짓조서로 동탁을 유인하여 죽게 만든 사람이 바로 이숙입니다.

그 이숙이 ....

절친한 친구 여포에게 어이없는 죽음을 당한 거죠.

나중에 사람들은 이숙의 죽음을 이렇게 말했죠.

"의리 없이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는 놈의 최후는 비참하군."

이숙의 목을 벤 여포는 스스로 군사를 몰고 싸우러 나갑니다.

"여기 천하의 맹장 여포가 왔다.

이각과 곽사는 빨리 나와 내 방천화극을 받아라."

여포가 아무리 천하무적이지만...

겨우 2만의 군사로 10만 대군의 반란군을 진압할 수 있을까요?

내일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