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72)> 선조 20 - 이순신을 제거하라!

이찬조 2021. 4. 20. 21:48

<조선왕조실록(72)> 선조 20 - 이순신을 제거하라!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대 사기극을 벌인 고니시의 목을 베지 않는 대신, 고니시에게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렸습니다.
- 지난 원정의 실패는 바닷길과 호남을 장악하지 못한데 있다. 조선 수군을 박살내고 호남을 장악하라. 그리고 조선 백성을 닥치는 대로 죽이고 신속히 남해안의 성으로 복귀하라. 그러기를 여러 번 하다 보면 조선 왕이 강화를 애걸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강화가 되어가던 차에 일본이 다시 침략을 하게 되니, 이것이 바로 정유재란입니다. 또 다시 조선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되고 만 것입니다.
조선 수군의 격퇴, 호남 점령이라는 양대 과제를 명 받은 일본군 장수들에게 이순신의 제거는 최우선의 공통 과제였습니다.

히데요시로부터 마지막 기회를 부여 받은 고니시 유키나가는 이순신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을 짜기에 골몰했고, 드디어 계책을 마련하였습니다.

조선 침략 당시 제1선봉장 고니시 유키나가와 제2선봉장 가토 기요마사는 이웃한 지역의 영주들로서, 상인 출신인 고니시는 무장 출신인 가토를 "무식한 놈"으로, 가토는 고니시를 "얍삽한 놈"으로 치부하는 앙숙의 관계였습니다.
이 둘 사이의 관계는 조선에도 많이 전해져서, 가토는 전쟁광인데 반해 고니시는 강화를 하고 싶어 하므로, 고니시는 괜찮은 자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니시가 누구입니까
일본군 제1선봉장으로 부산에 상륙하여 부산성, 동래성에서 조선판 킬링필드를 연출한 살인마 중의 살인마가 바로 고니시 유키나가입니다.

고니시는 가토와의 관계를 이용해 이순신을 제거하기로 하고, 평소 선이 닿아있던 간자 김응서에게 장계를 올리도록 하였는데, 그 내용은 이러했습니다.

- 고니시가 사람을 통해 전하기를, “강화가 안 되는 것은 가토때문이니 가토를 제거하면 나의 한도 풀리고 귀국의 근심도 사라질 것입니다. 모월 모일 가토가 가덕도에 정박할 것이니 잠복했다 기습해 처치하시오”라고 하더이다.

일본의 낚시 밥을 덜컥 문 선조는 곧 이순신에게 가덕도로 나아가 가토의 선단을 무찌르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선조로부터 출정 명령을 받은 이순신은 일본군의 흉계를 단번에 간파하고는 선조의 명을 들을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그런데 사실은 이순신에게 가토를 치라는 명령을 내릴 당시 이미 가토는 군대를 이끌고 상륙한 상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