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158)> 고종 16 - 임오군란(3)
임오군란의 발생에 대원군이 어떻게 연결된 것인지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이 사태의 전개를 보면 대원군이 이 군란에 연관되어 있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도성 안을 온통 휩쓴 군졸과 백성들 무리의 주동자들에게 다가 온 사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 대원군 합하의 심부름으로 왔습니다.
대원군의 지시와 방향 제시를 접한 군중들은 고무되었습니다.
- 이제 살 길이 열렸다. 대원군 합하께서 다시 나라를 다스리면 우리는 사는거야.
군중들은 용기백배하여 다음 단계로 들어갔습니다. 그것은 범궐이었습니다.
대궐로 가는 길에 군중들은 대원군 하야의 주역 중 하나인 대원군의 형 이최응의 집을 부수고 그를 때려 죽였으며, 드디어 돈화문을 통해 대궐로 난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의 군중들은 범궐하여 선혜청 제조 민겸호와 경기 감사 김보현을 때려죽이고, 그들 입장에서 최대의 적인 중전을 찾아 온 전각을 헤집고 다녔습니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초유의 상황에 직면한 고종은 떨기만 할뿐 아무런 대책이 없었습니다.
- 어찌해야 하느냐... 중전은 어찌 안 보이느냐?
일부 신하와 내관들이 울며 꿇고 아뢰었습니다.
- 지금의 상황을 제어할 수 있는 분은 한 분밖에 안 계시옵니다.
고종인들 왜 몰랐겠는가. 상황이 이에 이르자 결국 명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전권을 맡긴다 하고 대원군을 모셔오너라.
실각한 지 8년 만에 대원군은 이렇게 전면에 부상했습니다. 군중들은 대원군이 나타나자 모두 환호했습니다.
- 그대들의 억울함은 충분히 알겠다. 원하는 바대로 이루어질 것이니 이제 그만 돌아가 본업에 종사하라.
그러나 군중들은 이대로 물러날 수가 없었습니다. 중전이 살아 있는 한 결국 그들은 모두 죽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이에 대원군이 답했습니다.
- 중전마마께오선... 승하하시었다. 곧 국상이 선포될 것이니 그리 알고 물러들 가라.
마침내 군란이 수습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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