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157)> 고종 15 - 임오군란(2)

이찬조 2021. 5. 30. 22:06

조선왕조실록(157)> 고종 15 - 임오군란(2)

 

13개월 밀린 월급 중 한 달치를 준다기에 들떠 창고 앞에 줄을 섰던 군졸들은 눈앞의 현실에 기가 막혔습니다.

 

- 겨와 모래가 반에 냄새가 나고 그나마 양도 부족하다!

- 이걸 먹으라고 주는 거야? 지금 장난하냐?

 

창고지기는 한 술 더 떴습니다.

 

- 받기 싫으면 받지 말든지. 어디서 감히 큰소리야!

 

분노한 군졸들이 창고지기를 잡아 팼습니다.

 

- 이 썩을 놈 말하는 것 좀 보소. 우리가 개, 돼지보다도 못하단 말이냐.

 

군졸들이 창고지기를 구타했다는 소식이 고종에게 보고되었습니다. 고종은 사정을 파악한 후 군졸들을 달래 돌려보내고 더 문제 삼지 말라는 지시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군졸들에 대한 급료지급을 담당하는 선혜청 제조 민겸호는 주동자 넷을 구금시켜버렸습니다.

 

- 이것들이 어디 감히!

 

그날 밤 장안에 흉흉한 소문이 급속히 퍼졌습니다.

 

- 잡아간 사람들은 곧 사형된다던데 들었는가?

- 이런 쳐 죽일 놈들을 봤나.

 

쌓이고 쌓였던 분노가 마침내 폭발했습니다. 무리를 이른 군졸들은 포도청으로 달려가 동료들을 구하더니 의금부로 몰려가 파옥을 해버렸습니다.

 

- 저들을 그대로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지! 기왕 이리 된 거 우리의 억울함을 풀어보드라고.

 

이어 별기군 교련장을 휩쓸어 일본 교관을 죽이고, 일본 공관으로 몰려가며 보이는 일본인들을 닥치는 대로 습격했습니다. 하나부사 요시모토 공사는 가까스로 빠져나와 일본으로 돌아갔습니다.

 

여기에 억눌렸던 일반 백성들까지 가세하면서 도성 안은 순식간에 그들의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원성이 높던 민겸호 등 민씨 세력가들의 집이 불타고 도성 밖 절들도 불태워졌습니다.

 

억눌려왔던 울분이 순식간에 터져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는 군중! 주동적 역할을 자임했던 이들은 상황이 이쯤 되고 보니 오히려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그런데 이제 어떡하지?

 

이 때 다가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