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184)> 망국 21 - 러일전쟁(3)

이찬조 2021. 6. 19. 13:19
<조선왕조실록(184)> 망국 21 - 러일전쟁(3)

러시아는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나갔습니다.

- 불리하다 싶으면 싸우지 말고 철수하라!

일본은 뤼순항 습격, 봉천전투 등 이런 저런 전투에서 모두 승리를 했지만,

러시아 못지않은 큰 피해를 입었고, 이렇게 큰 전쟁을 치를 준비가 덜 된 관계로 심한 재정적 압박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전쟁을 어느 정도 장기전으로 끌고 가던 러시아는 패배가 계속되자, 드디어 칼을 뽑아들었습니다.

러시아는 러시아 가 자랑하는 유럽 주둔의 대규모 발틱 함대를 극동으로 출발시켰고,

1905년 5월, 지구 반 바퀴를 돌아 7개월 만에 대한해협에 도착했습니다.

일본도 도고 사령관이 이끄는 연합함대를 대한해협에 집결 시켰으며,

5월 27일 새벽, 일본 해군이 2열로 동해를 북상 해오는 38척의 대함대를 먼저 발견하고,

러시아의 사령관이 탄 기함 등 선두에 포격을 가해 기함이 격침되고 사령관에게 부상을 입히는 전과를 올렸습니다.

기선을 제압한 일본군은 이틀간에 걸쳐 러시아 함대를 무차별 공격했고,

지구 반 바퀴를 돌아오느라 맥이 다 빠진 러시아군은 세계 해전사상 보기 드문 완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로써 러일전쟁은 끝났습니다.

그러나 발틱 함대가 무너지긴 했지만, 실은 일본과 러시아 모두 더 이상 전쟁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자의반 타의반으로 전쟁을 끝냈다고 보는 것이 맞겠습니다.

일본은 러시아라는 거대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하면서 러시아 못지않은 막대한 인명 피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1년 예산의 7배가 넘는 전비를 부담하여 재정이 바닥이 났습니다.

미국과 영국도 더 이상 일본에 원조를 하거나 일본 국채를 매입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 일본이 더 커지는 건 곤란하거든?

러시아도 본토에 제1차 러시아혁명이 일어나는 등

제정 말기에 극심한 혼란이 찾아와 더 이상 전쟁을 수행할 형편 이 되지 못했습니다.

이에 이리저리 재던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중재를 자임해 일본과 러시아는 전쟁을 종결하고 포츠머드협약을 체결하게 되었습니다.

일본은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에 막대한 배상금을 요구 했지만, 러시아는 콧방귀도 뀌지 않았습니다.

이는 러시아가 국내사정 때문에 전쟁을 중단하려는 것뿐이지,

자신 들이 패배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입니다.

엄밀히 본다면, 러시아가 참패하기는 했으나, 러시아가 끝내 전쟁을 이어갔다면,

당시 국력으로는 일본이 러시아를 이길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배상금 한 푼 없는 포츠머드협약을 수용한 것입니다.

결국 일본은 나라의 존망을 건 전쟁에서 결과적으로 이겼습니다.

일본은 엄청나게 운이 좋았고, 조선이 엄청나게 불운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