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왕조실록

고려왕조실록 127 - 공양왕 1

이찬조 2021. 10. 30. 06:52

고려왕조실록 127 - 공양왕 1

- 고려의 마지막 임금으로 등극하다.

 

고려의 마지막 임금으로 등극하게 된 공양왕 왕요는 정원부원군 왕균의 아들이며 신종의 7세손입니다. 어머니는 국대비 왕씨. 왕요는 1345년 2월에 태어나 정창부원군으로 봉해졌다가 정창군이 되었으며 45세 되던 해에 창왕이 폐위되자 얼떨결에 왕위에 오르게 되는데, 이가 곧 고려 제34대 임금인 공양왕입니다.

 

공양왕 옹립 과정에는 웃지 못 할 일이 벌어집니다. 임금을 제비뽑기로 선택하였으니 말입니다.

 

창왕 폐위 후 이성계 세력들은 흥국사에 모여서 누구를 왕으로 내세울 것인가에 대해서 논의를 하게 됩니다. 이성계가 먼저 의견을 냅니다.

 

“신우와 신창은 원래 왕씨가 아니므로 왕이 될 자격이 없었던 자들이었으므로 종묘와 제사를 받들 수가 없다. 게다가 가짜를 폐하고 진짜를 세우라는 명나라 천자의 교서도 있지를 않았던가. 정창군 왕요는 신종의 7세손으로 그 족속에 가장 가깝다 그러므로 그를 왕으로 세워야한다.“

이성계의 이러한 주장에 조준이 반대를 하고 나섭니다.

 

“정창군은 부귀한 환경에서 자라서 가산을 다스릴 줄은 알아도 나라를 경영할 만한 능력은 없는 사람이라 판단되니 그를 왕으로 세울 수는 없다”

 

이에 이석련이 나섭니다.

“임금을 세움에 있어서 어진 자를 선택할 것이지 그 족속에 가깝고 먼 것을 논할 바는 아니라고 본다.”

 

이처럼 의견만 잡다하지 좀처럼 결론을 내지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생각다 못한 참석자들은 종실의 유력한 인물 몇 명의 이름을 적어서 고려 태조의 영전에 보고하고, 제비뽑기를 하기로 결정합니다. 어처구니없는 처사였지만 누구나 왕이 되는데 하자가 없는 인물들이라 제비뽑기를 한다고 해서 별다른 이변이 생길 염려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리하여 제비뽑기에 당첨되어 왕위에 오른 자가 바로 정창군 왕요로 공양왕입니다.

 

그러나 정작 왕요는 놀라고 두려워하며 왕위에 오를 것을 극구 사양합니다. 왕요가 왕이 되지 않겠다고 버티자, 이성계 일당은 정비의 궁으로 가서 정비를 모셔다가 직접 국왕의 인장을 공양왕에게 어거지로 떠맡기도록 합니다.

 

공양왕은 근심걱정으로 야밤이 되어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신세한탄을 하였다 합니다. 우매한 자가 아닌 이상 자신의 앞에 가로놓인 비참한 운명을 예감하고 있었기 때문 일 것입니다. 우왕이나 창왕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자신의 운명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