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나

[스크랩] 다시가본 설악산

이찬조 2009. 12. 2. 14:25

설악산 종주2(2006.9.2, 토요일)


1. 코스

동대문주차장(9.1.22:00)-내설악광장-오색매표소(9.2.02:30)-설악폭포(03:34)-대청봉(05:08)-소청(05:50)-희운각(06:40/조식)-신선봉(07:49)-샘터(08:47)-에델바이스바위(09:03)-나한봉(10:35)-마등령(10:52)-마등령정상(11:00)-금강굴(12:35)-비선대(12:54)-이쁜이네(3:05)-점심후 출발(14:20)B지구까지 도보(15:25)-C지구택시(15:30)-서울행(15:35)-도착(20:00)


2. 참석자 : 두꺼비산악회 총 33명(한계령4, 용아장성2, 공룡능선14, 그외 천불동계곡)


3. 종주기 : 9.2(토) 맑음

다음 주 어느 산을 가볼까 하고 고민 하던 중 지난번 관악산에서 가지고 온 유인물을 보게 되었다. 두꺼비산악회에서 설악산을 무박으로 간다고 하니 전화로 문의하여 좌석이 있음을 확인하고 금일 밤 9시40까지 동대문 주차장으로 와서 서울고려관광버스를 타라고 한다.

시간을 맞추어 나갔더니 동대문 운동장에서 산에 가는 관광버스만 10대정도, 지리산 2대, 설악산 3대, 소백산 1대, 월출산 1대 등...우리 차량은 10시 정각에 출발하여 양재 서초구민회관, 복정역GS주유소를 경유하여 탑승이 완료되니 김학선 대장이 산행에 대한 주의사항과 산행계획을 설명하여 주신다. 그 내용은 후래쉬는 필수, 아침해결 방법, 점심은 비선대 이쁜이네, 07:00까지 희운각에 도착하는 자만 공룡능선을 탈 수 있고, 이쁘게 봐줘 07:30까지 도착한 분에 한해서는 아침식사를 거르고도 가능하다면 포함한다고 한다. 내 생각에는 여간 힘들지 않겠다고 판단되었다. 당초 전화상에는 4가지코스 모두 다 있다고 하여 나는 경험하지 못한 한계령-희운각-천불동을 예상했는데 버스를 타고 보니 오색-공룡능선/천불동-비선대 코스였다. 차량은 국도로 내설악광장(01:20)에서 김밥, 손전등 등을 준비하도록 하였다. 미시령터널을 통과하여 오색에는 02:30도착 매표소를 통과하니 02:31이었다. 금번에 준비한 후래쉬를 켜니 앞이 훤하게 밝았다. 좌우로 눈 돌릴 틈도 없이 산을 올랐는데 45분간 오르니 설악폭포를 5분 정도 남겨둔 지점에서 선두 4명이 첫 휴식을 취했다. 온몸이 흠뻑 젖었고 이곳에서 먼저 온 3분은 반바지로 갈아입고 있었다. 설악폭포 안내표지를 지나 03:50분에 다리에서 개울로 가서 세수를 하니 꿀맛이다. 희운각까지 3시간 30분 동안 마실 물을 보충할 분은 보충하고 출발하여 얼마를 오르니 늑대 울음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온다. 우리 앞서 2시에 입장한 사람들과 1시 반에 올라온 사람들을 추월하여 05:08분에 대청봉에 올랐다. 즉 2시간 38분만에 정상을 오른 셈이다. 8분 먼저 도착한 분들은 다시 긴소매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고, 난 긴팔을 꺼내고 싶지 않아 그냥 견디는데 15도의 설악은 쌀쌀하게 느껴졌다. 여기서 중청가면서 감기에 많이 걸린다고 구대장은 이야기 해준다. 나와 동행한 분은 분당에 사는 분으로 올해 연세가 60이었는데 너무나 정정하여 젊은이들을 능가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지난 7.7. 공룡에 도전했다가 중간에 부상자가 있어 종주에 실패하여 곁길로 하산하여 공룡을 반만 타고 내려와 억울해 하였다. 일출을 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되었고 구름이 많아 일출이 재미가 없게 생겼다. 대청봉에 이른 증명사진을 남기고 곧장 하산하였다. 8.22일 일출을 찍었던 소청봉 입구에 오니 일출이 약간 이르다. 다시 몇 걸음 더 가다가 구름 속에서 얼굴을 내밀까 말까한 햇님을 찍었다. 설악을 깨우는 태양빛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소청부터는 급경사 내리막길로 나무를 잡고 하산하라던 대장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희운각에 도착할 때까지 나는 제일 연장자이신 그분과 함께하여 06:40분 희운각에 도착하니 앞서간 세분이 보이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분명 우리보다 한걸음 먼저 갔는데... 얼마 후 먼저 갔던 분이 왔기에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더니 일행 중 용아장성을 간 분이 있었는데 그분들과 인사를 못해서 소청까지 따라가 인사 나누고 올라왔다고 한다. 소청입구에서 소청까지는 0.3㎞인데 그 성의가 대단했다 싶었다. 우리가 희운각에 도착하여 나는 아침식사로 김밥 두 줄을 먹는데, 그분은 계란하나, 빵종류로 간단하게 식사를 하여 김밥을 나누고자 하나 많이 먹으면 거북하여 등산을 하기 힘들다고 하여 포기했다. 김밥을 먹었더니 어찌나 추운지 집에서 먹는 따뜻한 국물이 그리웠다. 앞에서 식사하는 젊은 분이 있었는데, 자신은 공룡이 처음인데 공룡 길에 대하여 묻기에 주의할 길은 여기서 5분정도 가면 무너미고개가 있는데 그곳에는 등산 가이드 표지가 있으며 그곳에서 좌측 좋은 길로 가지 말고 직진하여야 공룡능선을 탈수 있다고 안내해주었더니,  공룡잡는데 얼마나 시간이 소요 되겠는가 물어왔다. 등산을 어느 정도하는지 모르는데 보통사람이 5시간 걸린다고 하였더니 자신은 오색에서 대청을 오르는데 2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그 정도라면 3시간반 정도는 잡아야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분은 식사가 끝나자마자 곧장 출발해 간다.  7시가 되니 공룡능선을 담당할 대장이 도착하여 30분 지연을 요청하는 분의 요구를 거절한다. 전체를 위해서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알고 보니 어제 밤 출발시 14명 단체로 온 분들 일행이 올인 하고자 하는 모양이다. 공릉능선 희망자 14명 모두가 7:30에 출발한다고 한다. 나는 추워서 더 견딜 수가 없어서 먼저 온 4명이 출발함이 좋겠다고 건의하여 먼저 가는 것을 허락받고 그 노인과 함께하여 무너미고개를 지나 신선봉을 지날 무렵 설악에 거름을 주고 가라고 하는 육신의 명령을 못 이겨 거름을 주고 나니 뚝 떨어졌다. 지난번에 못보고 스친 장면들이 눈에 선한데 이번에는 너무 날씨가 맑아 모두 다 볼 수 있어 하나라도 더 보려고 뒤처지게 되었다. 동행하는 분이 없어 나의 증명사진은 찍을 수가 없어 간혹 만나는 분이 있으면 한 컷씩 하였다. 두꺼비산악회 명찰을 달고 가는 바람에 만나는 두꺼비 회원들이 10명이 있었는데 저마다 반가와 인사를 나누고 갔다. 앞선 분들은 명찰을 달지 않아 두꺼비 표지를 한 나만 알아보았던 것이다.  몇 명이나 왔으며, 공룡으로는 몇 명이나 오고 있는지? 왜 함께 오지 않고 혼자 인지 등등... 다른 산악회 회원들과 같이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가다가 나의 명찰을 보고 “동대문두꺼비”냐고 묻는다. 자신은 도봉두꺼비 회원이었다고 하며....동행하던 어떤 분 이야기로는 구대장은 설악산을 이번이 213회째란다. 그들 간에는 설악산 다람쥐로 통한단다. 우리가 1275봉을 지나 나한봉쪽을 향하여 갈 때쯤 구조헬기로 보이는 헬기 한대가 용아장성 등산로 위에서 멈추고 있어 혹시 우리대원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우리끼리 우리 일행이 이제껏 거기 머물 인재들은 아니라며 위로하고 걸었다. 이럭저럭 나한봉에 이르니 10:35이었다. 이제 한걸음만 하면 마등령이라 위로가 되었다. 마등령에 오니 먼저 간 분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마등령의 독수리를 안내하고서 주변의 안내표지를 찍고 다시 출발하였으나 그들을 따라 잡을 수가 없었다. 마등령에서 하산 길은 급경사라 빨리 갈수가 없었다. 같이 가던 한분이 빨리 가봐야 술이나 퍼먹고 있어야 하는데 뭐하러 빨리 가느냐고 한다. 나는 내 속도를 유지하며 무릎이 좋지 않아 브레이크를 걸어가며 천천히 가기로 하였다. 비선대 1㎞쯤 왔을 때 인근 바위위에서 사람소리가 나기에 살펴보니 남자 분은 바위위에 있고, 여자 분은 암벽을 타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마등령을 넘어서면 사진의 배경이 별로 없다. 오후의 햇볕이 설악의 모습을 감추게 하는 것이다. 이정표를 몇 장 찍고 울산바위의 위용을 찍고자 하나 나무 가지에 가려 어렵게 되었다. 설악을 빠져나오면서 설악산에도 대둔산처럼 전망대를 몇 곳 만들어 둔다면 등산객들이 더없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설악산은 이정표가 많은데 희운각대피소를 지나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계곡과 공릉능선의 이정표가 없어 아쉬웠다. 금강굴을 지나 비선대에 이르는데 금강굴을 찾는 젊은이들이 많이 올라온다. 위로의 말을 전하며 하산했다. 지난번은 공룡능선 전체를 타는데도 2팀과 1명의 단독 등산객 1명이 모두였는데 오늘은 여간 많은 분들이 비선대 쪽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비선대에서 마등령은 3시간이상 소요되는 급경사 오르막으로 오색에서 올라오는 것 보다 힘 들것 같은데 왜 이 길을 택할까 생각해 보았다. 등산의 다양한 경험을 위해서가 아닐까? 하며....... 12:54 비선대에 도착하여 알탕을 할까 망설이다가 참고 하산하였다. 비선대 두 번째 가게인 이쁜이네에 도착하니 13:05분이었다. 먼저 온 두 분이 손을 들어 환영해 준다. 지난번에 막걸리 맛보고 맘에 들면 한잔 하고 가라시던 그 아줌마다. 그곳에서 간단히 씻고 왔는데, 그들은 감자전 하나에 맥주 한 병을 시켜 들고 있었다. 60대의 어른은 오늘은 본전은 뽑았다며 오늘의 산행 경험을 이야기 하셨는데 1275봉 정상에 올라가서 동서남북을 바라보니 너무 환상적이었다고 말씀하신다. 나는 지난번 사진 못 찍은 것 찍는 답시고 늦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자신도 그런 방법을 몰랐는데 누군가가 정상에 올라 있기에 어떻게 가느냐고 물었더니 안내해 주어 가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산채비빔밥을 한 그릇 먹고 나니 뿌듯하다. 천불동을 통해 먼저 온분들 중 여성 한 분이 힘들어 하더니 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찍 출발한다. 우리는 14명팀(옷이 파란 유니폼으로 통일됨)이 페이스를 잃고 있다는 다른 등산객들로부터 소문에 15:00출발은 어렵게 되었다라고 생각하고 세 사람이 천천히 걸어서 소공원으로 나왔다.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재미있게 왔다. 한분은 58개띠라며, 자신의 모임이야기로 꽃을 피우며 오늘은 양양에서 울트라 마라톤 100㎞ 행사에 친구 3명이 동참하고 있어 그곳에 가서 위로해주고 천천히 오겠다고 하신다. 또 한분은 분당의 60어른인데 내가 교원대 정책대학원에 재학하고 있다니 자신의 큰아들이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나왔다며 이야기를 해주며 대학에 시간강사를 하더니 교사 일에 열중하지 않고 교수하고 싶어 한다며 못 마땅해 하신다. 소공원에서도 걸어서 B지구 주차장이 2.0㎞인데 걸어왔는데 길가의 숲으로 연결되어  시원한 바람에 즐거운 마음으로 걸어왔다. 그런데 이게 웬일! B지구 인근에 있을 줄 알았던 C지구 주차장은 3정거장 이상 떨어져 있다기에 택시를 탔다. 걸어서 오는 바람에 우리 뒤에 택시2대가 마지막이었다. 그분들 중에는 점심도 거르고 온 분들도 있다고 한다. 훈련된 군인도 아니고 삼삼오오 흩어져 살면서 개인능력이 검증되지 아니한 등산객을 대장 홀로 판단해야하는 어려움은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것 같다. 회원이 아닌 나처럼 처음 또는 홀로 온 분들의 해산 인사는 받는 둥 마는 둥이어서 약간 화가 났다. 나는 양재에서 내리면서 자신들 끼리만의 인사를 하고 해산하는 모습을 보고 이러한 모습은 산악회의 공통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하였다. 차량에서 김대장과 옆자리의 앉은 분과의 대화에서 지리산 무박2일 등산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지리산종주를 14시간에 계획하고 있어 나는 혀를 내둘렀다. 아무리 생각해도 14시간이라면 프로들만의 잔치가 아닐까 생각되었고, 옆 좌석에 앉은 분은 16시간은 되어야 가능하다고 건의하고 있었다. 내가 구체적인 계획을 물었더니 성삼재 03:00출발하여 17:00 중산리 도착, 만약 불가능한 분들은 장터목에서 곧장 중산리로 하산하는 방안을 소개하는데 그것도 장터목까지는 주파가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고 건의했다. 9월말경 처음으로 시도할 생각을 가지고 준비 중인 지리산.... 예전 같으면 생각도 못할 일인데... 대장님 왈 “갈수록 사람들이 독해지는 것은 아닐까?”

등산을 쉬지 않고 하게 되면 무리가 따른다는 등산 전문가도 있었다. 그분의 견해로는 45세 이후가 되면 어차피 세포가 죽어 가는데 무리해 좋을 것이 없다는 이론이었는데 옆에서 호응도가 있었다. 산악 전문가들과의 단순한 산타기는 가능하지만 기술적으로나 전문지식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이 종종 참석하여 배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이 든다. 9월의 첫 산행을 설악의 공룡을 단단히 잡은 기분은 좋았다.

 첫쉼터에서

  대청봉

 아침에본 설악

 설악산 공룡능선에서

  와선대

 

 

 

 

출처 : edupolicy2006
글쓴이 : 이찬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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