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삼국지213-미방, 부사인 실수로 군수물자 소

이찬조 2018. 2. 4. 09:49

0213 – 미방과 부사인은 실화로 군수물자를 태우다

 

먼저 관우는 양양성을 함락하기 위한 작전지시를 합니다.

 

“부사인과 미방 두 장수께서 선봉을 맡아주시오.

그러면 내가 중군을 이끌고 뒤를 받쳐 양양성을 치겠소.“

 

“관장군...잘 알겠습니다.

저희 두 사람이 선봉에 서서 닷새 안에 성을 빼앗겠습니다.

 

여기에서 선봉장으로 지명된 미방을 살펴볼까요?

미방(동생)과 미축(형)은 형제입니다.

 

유비가 서주 성주 당시 결혼한 미부인이 바로 미방 미축의 여동생입니다.

 

미부인은 아들 유선(아두)을 낳았으나 장판판 싸움에서 부상을 입고 우물에 투신하죠.

 

그리고는 아들을 조자룡에게 맡깁니다.

자룡은 아두를 품에 안고 백만 대군을 헤치고 나온 일을 기억 하실겁니다.

 

그 미부인의 오빠인 미방이 부사인과 함께 양양성 공격의 선봉에 서게 된 것입니다.

“부사인....우리 출전 전에 술이나 한잔 하세.”

 

“미방, 좋은 생각이네. 전쟁터에 나가면 술 마시기 힘들 테니 오늘 간단히 한잔하세.

 

두 사람은 불을 피우고 삼겹살을 구워 주거니 받거니 술잔이 오갑니다.

 

"사인, 난 가끔 죽은 내 여동생이 생각나네.

유비에게 시집보낸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지만 그 애는 명이 너무 짧았어."

유선도 많이 크긴 했지만 어미 없이 자라다 보니 외로움을 많이 타지.

 

“자...자 우울한 얘기는 그만두고 한잔 씩 더 하세.

두 사람이 옛날 이야기를 하며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자... 많이 취했네. 이젠 그만 들어가 자도록 하세.”

 

미방과 부사인이 비틀거리며 내실로 들어간 후....

고기를 굽던 불이 제대로 꺼지지 않아 불길이 옆 식탁으로 옮겨 붇기 시작하더니

그만 큰 화재로 번지고 말았습니다.

 

“불이야....불이야.....”

 

술에 취해 자고 있던 미방과 부사인이 놀라 잠에서 깨었습니다.

 

“불이라니?

어디에서 불이 났단 말이냐?

혹시 적의 야습은 아니냐?

빨리 불을 꺼라.“

 

“장군....불길이 겉잡을 수 없게 번지고 있습니다.

지금 전쟁에 쓸 염초와 유황을 보관한 창고로 옮겨 붙고 있습니다.“

 

“큰일이다. 유황과 염초에 불이 붙는다면 진화하기 어렵다.

빨리 불을 꺼라.

불이야...불이야.....“

 

바람을 타고 불똥이 날리더니 급기야는 염초와 유황을 보관하는 창고에까지 불이 붙었습니다.

 

펑...펑.....

요란한 소리와 함께 전쟁에 쓸 군수물자가 타고....

병졸들은 불을 끄려고 우왕좌왕 하지만 이미 불길을 잡기엔 늦고 말았습니다.

 

관우가 한 밤중에 연기와 불이 치솟는 것을 보고는 급히 달려 나왔습니다.

 

“미방과 부사인은 어디 있느냐?

왜 갑자기 불이 난 것이냐?“

 

“장군.....죽을 죄를 졌습니다.

저희 두 사람이 정담을 나누며 술을 마시다

그만 이렇게 화재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뭐라고?

전쟁을 앞둔 장수가 술을 먹고 불을 내다니.

여봐라..당장 저 두 놈의 목을 베라.“

 

“장군...고정 하십시오.

고의로 불을 낸 것도 아닌데....

전쟁을 앞두고 선봉장의 목을 베는것은 상서롭지 못합니다.“

 

“괘씸한 놈들.....

우선 두 놈들을 끌어내 곤장 50대씩을 때려라.

그리고 선봉장의 인을 회수하라.

내 전쟁이 끝나고 돌아와서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미방과 부사인은 졸지에 초죽음이 되도록 매를 맞고 ...

장수 인장을 빼앗기고 후방에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미방이 부사인을 바라보며 슬피웁니다.

“아프구나....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프다.

난 서주성 제일의 부호였다.

 

내가 유비에게 반해 내 여동생을 시집보냈고.

유비가 어려울 때 마다 내 재산을 털어 도와주었건만,

이젠 내 여동생도 없고 재물도 남지 않았구나.

 

그리고 이렇게 매까지 맞고 후방에 남겨졌으니......

그저 눈물만 나오는구나.

 

이럴 때 내 형님 미축이라도 곁에 계셨으면 큰 위로가 되었을 텐데.....

 

전쟁에 쓸 군수물자가 타버리자 홧김에

미방과 부사인에게 벌을 내리고 숙소로 돌아온 관우도

기분이 울적합니다.

 

(미부인 형수님께서 살아 계셨다면 내가 미방에게 저렇게 모질게 대할 수 있었을까?

심하게 매질까지 한 것은 좀 미안하구나.)

 

이렇게 생각하며 얼핏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어마어마한 멧돼지 한 마리가 숙소로 뛰어 들더니

다짜고짜 관우의 왼쪽 팔을 물어 뜯는 것입니다.

 

“아.....아.....아악......

이게 어디에서 나타난 멧돼지냐?

짐승이지만 용서치 않겠다.“

 

관우가 칼을 들어 멧돼지를 내리치자.....

멧돼지는 붉은 피를 쏟으며 발광을 하기 시작합니다.

꽥...꽥.....

그러더니 다시 관우에게 돌진하여 또 왼쪽 팔목을 물어뜯습니다.

 

아...악....

관우가 비명을 지르자 부관이 뛰어들어 관우를 깨웁니다.

 

“장군님...장군님...악몽을 꾸셨습니까?”

 

“어...엉...꾸...꿈이었구나.

휴우...그런데 꼭 생시에 물린 것 처럼 왼쪽 팔이 시큰거리는구나.“

 

“장군님....돼지꿈은 길몽입니다.

내일 당장 로또복권이라도 사시지요.“

 

아서라...복권은 무슨 복권.....

내일의 출전을 위해 다시 자자.

 

관우가 전쟁을 시작 하기도 전에 불길한 징조가 2번이나 나타났지만...

"예부터 불난 집이 흥하는 법이다.

그리고 돼지꿈은 복 꿈이다."

이렇게 스스로 위안하고 양양성으로 진격합니다.

 

양양성 전투는 내일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