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삼국지211-손권이 관우에게 사돈 맺기를 청하다

이찬조 2018. 2. 2. 10:32

0211 – 손권은 관우에게 사돈 맺기를 청하다.

 

유비의 등극 소식을 듣고 가장 기뻐한 사람이 형주를 지키고 있는 관우입니다.

 

“관평아 ....

내가 30년간 따르고 모시던 형님이 왕위에 오르셨다니...

잘된 일이야....

정말 오랜 세월 기다린 보람이 있구나.“

 

“아버님....한중왕께서....

아버님을 포함하여 장비 자룡 황충 마초 이렇게 다섯분을

5호대장군에 임명하셨습니다.

 

그리고 비단과 금 은 보석뿐 아니라

좋은 술과 음식 등 많은 선물을 보내셨습니다.“

 

“그래....살다보니 오늘처럼 기쁜 날도 생기는구나.

그러나....5호 대장군 모두가 이번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웠지만....

나만 이곳 형주를 지키느라 아무 공을 세우지 못했구나.

우리도 이곳에서 큰 공을 세워보자.

 

이렇게 관우가 기뻐하고 있을 때 한편 위왕 조조는......

유비가 한중 왕에 등극했다는 보고를 받고 또다시 선불 맞은

멧돼지처럼 펄펄 뛰기 시작합니다.

 

“유비...그 촌놈이 왕이 되다니?

이젠 나와 맞먹겠다는 거냐?

가소로운 놈.“

 

“날더러 거지 왕이라고 악담을 퍼붓더니....

뭐? 저는 국민과 소통하는 친구 같은 왕이 된다고?

가증스러운 놈.“

 

“내 다시 군사를 일으켜 그 촌놈을 응징하겠다.

그런데 앞 이빨 2개가 부러져 말이 자꾸 새는구나.

이이고...이야.........아이고 배야....“

 

그러자 여러 신하들이 조조를 만류하죠.

“위왕 전하. 참으십시오.”

 

“한중에서 패한지 몇 개월도 되지 않는 데

또 군사를 일으키는 것은 무리입니다.

조금 기다리고 있으면 한중에서의 패배를 설욕할 기회가 찾아올 것입니다.

 

기회가 오다니?

그럼 가만히 앉아서 참고 기다리란 말이냐

 

그렇습니다.

지금 형주를 관우가 지키고 있으나 그는 한중 땅을 빼앗는데 아무런 공도 세우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그는 조만간 공을 세우기 위해 형주를 비우고 출전할 것입니다.

그때 손권에게 외교 사절을 보내 형주를 치도록 부추켜야 합니다.

 

유비가 손권에게 형주 땅을 빌렸다는 핑계로 깔고 앉아있으나,

 

손권은 자나 깨나 형주를 찾을 생각만 하고 있기 때문에

달변가를 뽑아 손권에게 보내어 그를 설득시키면

손권도 군사를 움직여 형주를 공격할 것입니다.

 

그때 우리도 군사를 일으켜

다시 한중과 서촉을 공격하면

양쪽에서 적을 맞는 유비는 견디지 못하고 무너질 것입니다.“

 

“중달.....좋은 생각이다.

그 능구렁이 유비의 머리와 꼬리를 동시에 공격하는 모양새가 되겠구나.

아주 멋진 계책이야."

 

"그럼 유비가 왕이 되었다는 소식에 배는 아프지만 조금만 더 침고 기다려야 되겠구나."

 

"예 전하 영명하십니다."

"그래 조금만 참자...아이고 배야...아이고 이야....."

 

한편 유비의 왕위 등극 소식을 전해들은 손권도 여러 신하들을 불러 의견을 묻습니다.

"유비가 조조에게서 한중 땅을 빼앗고 왕으로 등극하였다 하오.

어찌하면 좋겠소?"

 

이때 대표적인 친유비파 제갈근이 나서서 의견을 제시합니다.

 

“유비에게 우선 축하 사절단을 보내십시오.

그리고 형주를 지키고 있는 관우와는 사돈을 맺으시지요."

 

"관우와 사돈을 맺으라고요?"

 

"그렇습니다.

주공께는 장성한 아드님이 계시지 않습니까?

관우에게도 딸이 있습니다.

 

그 딸은 인물이 매우 뛰어난 절세가인이라 합니다.

주공의 아드님과....

관장군의 딸이 서로 혼사를 맺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두 분이 서로 사돈이 되어 .......

전쟁을 피하게 될 뿐 아니라 손유동맹도 더 굳건해지는거죠."

 

"좋은 생각이오.

그럼 자유(제갈근의 字)께서 관우에게 가서 청혼을 넣어보시오."

 

"잘 알겠습니다.

제가 형주에 다녀오겠습니다."

 

며칠 후 제갈근이 형주에 건너가 관우와 대면합니다.

 

"관장군....오랜만에 뵙습니다.

장군께서는 여전히 건강해 보이는군요."

 

"제갈근 선생....정말 오랜만이요.

그런데 형주는 무슨 일로 오시었소?"

 

"관장군님께 예쁘고 고운 따님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청혼하러 왔습니다.

저희 주군인 손권에게는 아드님이 있습니다.

장남인지라 장차 오나라의 대권을 이어받을 귀한 아들입니다.

 

그 아드님과 관장군님의 따님께서 혼사를 맺으면 어쩔런지요?"

 

"손권의 아들과 내 딸이 혼인을 한다고?

음........음........(관우가 생각 중)...

안되겠소."

 

"예? 안되다니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있지요.....있다마다요.

<범의 자식을 개의 자식에게 줄 수 없지요>

그게 이유요."

 

"버....범의 자식?....그리고...개.... 개의 자식?

그게 무슨 말씀인지요?"

 

"꼭 설명을 해야 알아 듣겠소?

손권에게 가서 그대로 전하시오."

 

<범의 자식을 개의 자식에게 줄 수 없다.>

 

누가 들어도 불쾌한 소리입니다.

이 말을 듣고 자존심 강한 손권이 참고 있을까요?

내일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