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삼국지 247-황제를 선양하는 황제 유협

이찬조 2018. 3. 11. 06:01

0247-[박종수 삼국지] 선양하는 황제 유협.

 

 

“나도 이 지긋지긋한 황제의 자리를 벗어나고 싶소.

다만 조상들 뵐 면목이 없어서......“

 

“폐하...죽어 없어진 조상들이 무얼 알겠습니까?

살아있는 황제 폐하께서 마음 편하게 사는게 중요하지요.

 

“맞는 말이요.

난 세상에 태어나서 남을 위해 좋은 일 해본 적이 없소,

 

그래서 짐은 지금부터라도 의술을 배워 .....

아프고 소외된 사람들을 치료나 하면서

조용히 살아가는 게 내 작은 소망이요.

그러면 얼마나 마음 편하겠소?“

 

“폐하 현명하신 판단입니다.

폐하께서 의술을 배우시면 아마....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 신의(神醫)가 되실 겁니다.“

 

“가후....그러나....한가지 걱정이 있소.

짐이 황제에서 물러나면 위 왕이 나를 죽이지는 않을 까요?”

 

“폐하..... 위 왕은 어질고 착하기가 마치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사람입니다.

아무 걱정 마시고 빨리 선양의 조서를 내리시지요.“

 

‘알겠소. 나를 해치지만 않는다면 ......

이 황제의 자리를 미련 없이 버리겠소.

 

이튿날 황제는 조비에게 칙서를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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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명을 받아 황제가

위 왕 조비에게 명하노라.

 

짐이 황제에 오른지 어언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나라에 어려운 일이 무척 많았으나

그 때마다 그대의 아비인 조조의 활약으로

많은 어려움을 넘길 수 있었다.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러다 보니 짐은 나이가 들어 병들고 지쳤다.

이 글을 쓰면서도 자꾸 머리가 아프고

온 몸이 쑤시는구나.

 

아이고 두통아...

아이고 어깨야.....

 

내 비록 나이는 설흔 아홉에 불과하지만...

지하철을 타도 경로석에 앉는 이유는 온 몸이 아프기 때문이다.

 

이젠 이 나라를 젊고 유능한 신하에게 선양할 때가 온 듯하다.

 

그런 연유로 황제의 자리를 그대에게 넘기려 하니

조비는 사양치 말고 황제의 자리에 오르라.

 

아이고 두통이야....

아이고 어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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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서를 받아본 조비의 입이 귀에 걸리며

뛸 뜻이 기뻐합니다.

 

“드디어 황제가 선양의 칙서를 내리셨소.

역시 황제는 사리판단을 잘 하는 현명한 군주라니까....

하하하하하.....

역시 현명해....“

 

“전하....표정 관리하셔야죠.

세 번 사양해야 합니다.

덥석 받으시면 안 됩니다.“

 

“차...참 그렇지.....

내가 워낙 성질이 급해놔서.“

마음이 바쁘니 답변서를 한꺼번에 세통 작성하겠소“

 

“존경하는 황제 폐하

저 조비 나쁜 놈 아닙니다.

 

조비는 황제의 자리를

사양합니다.

사양합니다

사양합니다“

 

자아 세 번 이나 사양하였소.

이젠 명분도 갖추었죠?“

 

“전하....연속 3회는 1회로 간주됩니다.

일정 기간을 두고 차근차근 사양해야죠.“

 

“그.....그렇군요.

워낙 마음이 급하다 보니 그만......“

 

한고조 유방이....

항우를 제압하고 한나라를 세운지 어언

400년....

 

아홉살 때 동탁에 의해 황제로 세워진 헌제(유협)는

30년 동안 황제의 지위에 있으면서....

숨 한번 크게 못 쉬고...

어깨한번 펼쳐보지 못하고......

비굴하게 살다가...

황제의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물론 겉으로는 양위인 체 하였죠.

양위란....

임금이 신하에게 자리를 물려준다는 뜻입니다.

내일은 한나라 마지막 황제 유협의 퇴임식이 거행됩니다.

 

내일 계속됩니다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