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48-[박종수 삼국지]한나라는 역사 속으로..
"지금부터 천자 유협께서...
위 왕 조비에게 황제의 지위를 넘겨주는 선양식을 거행하겠습니다.
먼저 현 황제이신 <유협>께서는 용상에 앉아주시고....
위왕 <조비>께선 황제에게 절을 올리시기 바랍니다."
"황제 폐하....
위왕 조비의 절을 받으십시오."
(떨떠름).....알겠소.
어흠 어흠.....꿍얼 꿍얼...
"다음은 현 황제의 이임사가 있겠습니다."
<표면적인 이임사>는 기자 여러분에게 배포해 드린 유인물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래의 인사말은 황제 유협의 가슴 속에 있는
<진실한 이임사 >입니다.
유협이 실제로 하고 싶은 <이임사>를 가상하여 들어보시겠습니다.
====================
존경하고 사랑하는 한나라 백성 여러분.
나는 오늘 덕망은 없지만....
깡 좋고 욕심 많은 조비에게 황제자리를 넘겨주려 합니다.
과거에도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자리를 넘겨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선례가 있다 합니다.
그동안....
조비의 부하들은 저에게 수차례 눈을 부라리며 째려보더니.....
껌을 딱딱 씹으며 야유를 하고......
다리를 건들건들 흔들면서 협박한 사실도 있습니다.
그러더니 졸지에 부보랑을 칼로 베어버리더군요.
저를 엎어치기로 던져...
깨구락지로 만든다는 협박도 있었습니다..
조비에게 황제의 자리를 넘겨주는 건...
오로지 제가....
목숨이 아깝기 때문입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목숨은 아깝거든요.
이제 우리 유방 할아버지께서 피와 땀으로 건국한 한나라를.....
저 날강도 조비에게 찬탈당합니다.
저놈 애비 조조는.....
양심상 제 황제의 자리까지는 찬탈하지 않았지만....
조조의 아들 조비는....
인정사정없이 제 황제자리를 빼앗아 가는군요.
실로 피눈물 납니다.
이제 제가 죽어서 어떻게 조상들을 뵈올지....
천추의 한을 남기고 저는 떠납니다.
여기 모이신 30만 명의 한나라 백성 여러분께서....
제 억울한 사연을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위 왕 조비는 황제의 자리에 올라
천수를 다 누리지 말고....
잘 먹고....잘 살지도 말고....
그냥 피를 토하고...
칵 뒈지시기를 바랍니다.
꺼이....꺼이....(헌제가 우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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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현 황제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이임사>가 너무 적나라 하군요."
"다음은 위 왕 <조비>께서 황제의 용상에 착석하시고....
왕으로 강등된 <유협>께서 천자인 조비에게 절을 올리겠습니다."
"신 유협....새 천자께 인사올립니다."
"오냐....오냐.....유협....
그동안 고생 많았다.
외지고 한적한 곳에 너희 부부가 살 곳을 마련해 두었으니..
가서 마음 편하게 잘 살아라.
그리고 내 여동생과는 부부싸움 하지 말고 조용히 살거라."
"예....황제 폐하....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이 때가 서기 220년....
헌제의 나이 39세....
유방이 한나라를 세운지 400년.....
헌제가 조비에게 황제의 자리를 찬탈 당하면서....
한(漢)나라는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중국의 슬픈 역사를 기록하였군요.
이야기는 내일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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