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47-[박종수 삼국지] 선양하는 황제 유협.
“나도 이 지긋지긋한 황제의 자리를 벗어나고 싶소.
다만 조상들 뵐 면목이 없어서......“
“폐하...죽어 없어진 조상들이 무얼 알겠습니까?
살아있는 황제 폐하께서 마음 편하게 사는게 중요하지요.
“맞는 말이요.
난 세상에 태어나서 남을 위해 좋은 일 해본 적이 없소,
그래서 짐은 지금부터라도 의술을 배워 .....
아프고 소외된 사람들을 치료나 하면서
조용히 살아가는 게 내 작은 소망이요.
그러면 얼마나 마음 편하겠소?“
“폐하 현명하신 판단입니다.
폐하께서 의술을 배우시면 아마....
죽은 사람도 살려내는 신의(神醫)가 되실 겁니다.“
“가후....그러나....한가지 걱정이 있소.
짐이 황제에서 물러나면 위 왕이 나를 죽이지는 않을 까요?”
“폐하..... 위 왕은 어질고 착하기가 마치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사람입니다.
아무 걱정 마시고 빨리 선양의 조서를 내리시지요.“
‘알겠소. 나를 해치지만 않는다면 ......
이 황제의 자리를 미련 없이 버리겠소.
이튿날 황제는 조비에게 칙서를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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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명을 받아 황제가
위 왕 조비에게 명하노라.
짐이 황제에 오른지 어언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나라에 어려운 일이 무척 많았으나
그 때마다 그대의 아비인 조조의 활약으로
많은 어려움을 넘길 수 있었다.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러다 보니 짐은 나이가 들어 병들고 지쳤다.
이 글을 쓰면서도 자꾸 머리가 아프고
온 몸이 쑤시는구나.
아이고 두통아...
아이고 어깨야.....
내 비록 나이는 설흔 아홉에 불과하지만...
지하철을 타도 경로석에 앉는 이유는 온 몸이 아프기 때문이다.
이젠 이 나라를 젊고 유능한 신하에게 선양할 때가 온 듯하다.
그런 연유로 황제의 자리를 그대에게 넘기려 하니
조비는 사양치 말고 황제의 자리에 오르라.
아이고 두통이야....
아이고 어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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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서를 받아본 조비의 입이 귀에 걸리며
뛸 뜻이 기뻐합니다.
“드디어 황제가 선양의 칙서를 내리셨소.
역시 황제는 사리판단을 잘 하는 현명한 군주라니까....
하하하하하.....
역시 현명해....“
“전하....표정 관리하셔야죠.
세 번 사양해야 합니다.
덥석 받으시면 안 됩니다.“
“차...참 그렇지.....
내가 워낙 성질이 급해놔서.“
마음이 바쁘니 답변서를 한꺼번에 세통 작성하겠소“
“존경하는 황제 폐하
저 조비 나쁜 놈 아닙니다.
조비는 황제의 자리를
사양합니다.
사양합니다
사양합니다“
자아 세 번 이나 사양하였소.
이젠 명분도 갖추었죠?“
“전하....연속 3회는 1회로 간주됩니다.
일정 기간을 두고 차근차근 사양해야죠.“
“그.....그렇군요.
워낙 마음이 급하다 보니 그만......“
한고조 유방이....
항우를 제압하고 한나라를 세운지 어언
400년....
아홉살 때 동탁에 의해 황제로 세워진 헌제(유협)는
30년 동안 황제의 지위에 있으면서....
숨 한번 크게 못 쉬고...
어깨한번 펼쳐보지 못하고......
비굴하게 살다가...
황제의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물론 겉으로는 양위인 체 하였죠.
양위란....
임금이 신하에게 자리를 물려준다는 뜻입니다.
내일은 한나라 마지막 황제 유협의 퇴임식이 거행됩니다.
내일 계속됩니다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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