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 (洪吉童傳) (5) 길동, 활빈당(活貧黨) 수령이되다.
집을 떠나온 길동이 정처 없이 가다가 한 곳에 다다르니 경개가 절승(絶勝)한지라.
인가를 찾아 보니 인가는 없고 큰 바위 밑에 돌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길동이 돌문을 열어 젖히고 들어가니 넓은 평야가 보이는데, 수백 가구쯤 보이는 집이 촘촘히
들어서 있고 무슨 잔칫날을 맞은듯 넓은 마당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곳은 다른 곳이 아니라 도둑의 소굴 이었다.
낯선 길동을 발견한 건장한 사내가 다가오며 말을 하는데,
"그대는 뉘라서 이곳에 왔는가? 이곳에는 세상을 버린 영웅들이 모였으나,
행수(行首)를 정하지 못해 그를 의논코자 모였는데 그대 보아하니 기골이 장대하고
인물이 범상치 않아 보이니, 참례하여 기(氣)를 겨루어 보려나?"
사나이는 이러면서 길동의 눈 앞에 보이는 커다란 돌을 들어 보라고 하는데,
이곳에 모인 힘깨나 쓰는 사내들은 그 돌을 한번씩 들어 본 듯 하였다.
길동이 돌을 번쩍 들어 삼십보를 가다가 우뢰와 같은 소리를 지르며 공기돌 던지듯 던지니 그 돌의 무게는 물경 천근이라, 이를 본 모두가 일시에 혀를 내 두르며,
"과연 천하에 장사로다. 우리 수 백명 중에 이 돌을 들 자 없더니 ..
과연 오늘에 이르러서야 , 하늘이 도와 우리를 이끌 장군을 주심이로다."
하고 길동을 상좌에 앉히고 술을 차례로 권하며 백마를 잡아 그 피로 맹세하며 언약을 굳게 하고 종일토록 즐기었다.
이후로 길동이 그들에게 무예를 연습하도록 시키니, 얼마 지나지 않아 군법이 정제한지라
하루는 여러 사람이 길동에게 말을 하는데,
"우리들이 해인사(海印寺)를 치고, 중 놈들이 축재한 재물을 약탈코자 하오나 지략이 부족하여
일을 거행치 못하였는데, 행수(行首)의 의향은 어떠시오?"
하고 묻거늘 길동이 웃으며,
"내 장차 발군(發軍)하리니 그대들은 나의 지휘대로 따르라."
하고 며칠후 길동이 청포 흑대에 나귀를 타고 종자 수인을 데리고 길을 나서며,
"내 그 절에 가 동정을 살펴보고 오리라."
하며 해인사에 이르러 주지승을 불러 말을 하는데, "나는 한양 홍판서댁 자제라. 이 절에 공부하러 올거니와 명일 백미 20석을 보낼 것이니
음식을 정히 차리면 그대들도 함께 먹으리라."
후일을 기약하고 동구를 나오니 중들이 기뻐한다.
길동이 돌아와 해인사에 백미 20석을 보내고 사람들을 불러,
"내 아무날 그 절에 가 이리저리 하리니 그대들은 뒤를 따라 요리조리 하여라."
하고 그 날을 기다려 종자 수십 인을 데리고 해인사에 이르니 중들이 반갑게 맞아들인다.
길동이 상좌에 앉아 중들을 청하여 술을 마시며 차례로 권하니 모든 중들이 황감해 하는데, 길동이
슬쩍 모래를 입안에 넣어 깨무니 "우두득" 소리가 매우 크게 나므로 여러 중들이 놀라 사죄한다.
그러나 길동은 큰 소리로 꾸짖는다.
"너희들은 어찌 음식을 이리 부정히 하였는냐? 이는 나를 능멸함이다."
하며 종자에게 명하여 모든 중을 한 줄에 결박하여 꿇어 앉혔다.
그러자 대적 수백여 명이 일시에 달려들어 모든 재물을 다 제것 가져가듯 하였다.
이때 한 사람이 마침 나갔다가 돌아 오는 길에 이러한 광경을 보았으니,
즉시 관가로 달려가 도둑이 해인사를 약탈하고 있다고 고하게 되었다.
이에 관군이 도둑의 뒤를 쫒을때 한 중이 송낙(여중이 쓰는 모자)을 쓰고 장삼을 입고 다가와 말한다.
"도둑들이 저 북편으로 갔으니 빨리 가서 잡으시오."
관군이 그 절의 중이 가리키는 줄 알고 풍우와 같이 북편으로 내달아 도둑을 쫒았으나 날이 저물도록
도둑은 커녕 쥐새끼도 보지 못 하였으므로 도둑 쫒기를 그만두고 관아로 돌아갔으니, 이것은
길동이 도둑떼를 남쪽을 거쳐 소굴로 돌아가게 지시한 후, 자신이 홀로 중의 복색으로 변색, 둔갑하여
관군을 다른 곳으로 보낸것 때문이며, 관군을 북편으로 보낸 길동이 유유자적 굴로 돌아오니
도둑들은 쌍수를 들어 길동의 오늘의 성공을 치하 하는데,
"홍장군 천세! .. 홍행수 만세!"를 외쳤던 것이다.
..
집을 떠나온 길동이 정처 없이 가다가 한 곳에 다다르니 경개가 절승(絶勝)한지라.
인가를 찾아 보니 인가는 없고 큰 바위 밑에 돌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길동이 돌문을 열어 젖히고 들어가니 넓은 평야가 보이는데, 수백 가구쯤 보이는 집이 촘촘히
들어서 있고 무슨 잔칫날을 맞은듯 넓은 마당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곳은 다른 곳이 아니라 도둑의 소굴 이었다.
낯선 길동을 발견한 건장한 사내가 다가오며 말을 하는데,
"그대는 뉘라서 이곳에 왔는가? 이곳에는 세상을 버린 영웅들이 모였으나,
행수(行首)를 정하지 못해 그를 의논코자 모였는데 그대 보아하니 기골이 장대하고
인물이 범상치 않아 보이니, 참례하여 기(氣)를 겨루어 보려나?"
사나이는 이러면서 길동의 눈 앞에 보이는 커다란 돌을 들어 보라고 하는데,
이곳에 모인 힘깨나 쓰는 사내들은 그 돌을 한번씩 들어 본 듯 하였다.
길동이 돌을 번쩍 들어 삼십보를 가다가 우뢰와 같은 소리를 지르며 공기돌 던지듯 던지니 그 돌의 무게는 물경 천근이라, 이를 본 모두가 일시에 혀를 내 두르며,
"과연 천하에 장사로다. 우리 수 백명 중에 이 돌을 들 자 없더니 ..
과연 오늘에 이르러서야 , 하늘이 도와 우리를 이끌 장군을 주심이로다."
하고 길동을 상좌에 앉히고 술을 차례로 권하며 백마를 잡아 그 피로 맹세하며 언약을 굳게 하고 종일토록 즐기었다.
이후로 길동이 그들에게 무예를 연습하도록 시키니, 얼마 지나지 않아 군법이 정제한지라
하루는 여러 사람이 길동에게 말을 하는데,
"우리들이 해인사(海印寺)를 치고, 중 놈들이 축재한 재물을 약탈코자 하오나 지략이 부족하여
일을 거행치 못하였는데, 행수(行首)의 의향은 어떠시오?"
하고 묻거늘 길동이 웃으며,
"내 장차 발군(發軍)하리니 그대들은 나의 지휘대로 따르라."
하고 며칠후 길동이 청포 흑대에 나귀를 타고 종자 수인을 데리고 길을 나서며,
"내 그 절에 가 동정을 살펴보고 오리라."
하며 해인사에 이르러 주지승을 불러 말을 하는데, "나는 한양 홍판서댁 자제라. 이 절에 공부하러 올거니와 명일 백미 20석을 보낼 것이니
음식을 정히 차리면 그대들도 함께 먹으리라."
후일을 기약하고 동구를 나오니 중들이 기뻐한다.
길동이 돌아와 해인사에 백미 20석을 보내고 사람들을 불러,
"내 아무날 그 절에 가 이리저리 하리니 그대들은 뒤를 따라 요리조리 하여라."
하고 그 날을 기다려 종자 수십 인을 데리고 해인사에 이르니 중들이 반갑게 맞아들인다.
길동이 상좌에 앉아 중들을 청하여 술을 마시며 차례로 권하니 모든 중들이 황감해 하는데, 길동이
슬쩍 모래를 입안에 넣어 깨무니 "우두득" 소리가 매우 크게 나므로 여러 중들이 놀라 사죄한다.
그러나 길동은 큰 소리로 꾸짖는다.
"너희들은 어찌 음식을 이리 부정히 하였는냐? 이는 나를 능멸함이다."
하며 종자에게 명하여 모든 중을 한 줄에 결박하여 꿇어 앉혔다.
그러자 대적 수백여 명이 일시에 달려들어 모든 재물을 다 제것 가져가듯 하였다.
이때 한 사람이 마침 나갔다가 돌아 오는 길에 이러한 광경을 보았으니,
즉시 관가로 달려가 도둑이 해인사를 약탈하고 있다고 고하게 되었다.
이에 관군이 도둑의 뒤를 쫒을때 한 중이 송낙(여중이 쓰는 모자)을 쓰고 장삼을 입고 다가와 말한다.
"도둑들이 저 북편으로 갔으니 빨리 가서 잡으시오."
관군이 그 절의 중이 가리키는 줄 알고 풍우와 같이 북편으로 내달아 도둑을 쫒았으나 날이 저물도록
도둑은 커녕 쥐새끼도 보지 못 하였으므로 도둑 쫒기를 그만두고 관아로 돌아갔으니, 이것은
길동이 도둑떼를 남쪽을 거쳐 소굴로 돌아가게 지시한 후, 자신이 홀로 중의 복색으로 변색, 둔갑하여
관군을 다른 곳으로 보낸것 때문이며, 관군을 북편으로 보낸 길동이 유유자적 굴로 돌아오니
도둑들은 쌍수를 들어 길동의 오늘의 성공을 치하 하는데,
"홍장군 천세! .. 홍행수 만세!"를 외쳤던 것이다.
..
'홍길동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길동전 7. 홍길동 체포 작전 (0) | 2021.02.08 |
---|---|
홍길동전 6. 팔도에 홍길동 출몰 (0) | 2021.02.08 |
홍길동전 4. 위기를 맞은 길동 (0) | 2021.02.05 |
홍길동전 (洪吉童傳) (3) 길동의 갈등 (0) | 2021.02.04 |
홍길동전 2 (0) | 2021.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