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전

홍길동전 (洪吉童傳) (3) 길동의 갈등

이찬조 2021. 2. 4. 13:45

홍길동전 (洪吉童傳) (3) 길동의 갈등


다음날부터 길동은 고승으로부터 요술(妖術), 지술(地術), 축지술(縮地術),둔갑술(遁甲術)을 배우는데 ,
이 또한 익힘에 일취월장(日就月將)이라 ..하나를 배우면 열을 깨우치게  되었으니 길동은 천부적 재능을 타고 났음이다.
 
어느덧 실력이 전수하는 스승에 이르게 되니,
"이제는 더 이상 가르칠 일이 없노라"는 고승의 말을 듣게 되었다.
 
"스승님을 모시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길동이 공손히 청하자,
스승은 "배운 것을 가난하고 불쌍한 백성을 구하는데 쓰거라." 당부하며 홀연히 사라졌다.
 
이때부터 길동은 주경야독(晝耕夜讀) 하는데, 낮에는 검술을 비롯 스승에게 전수받은
갖가지 기술을 연습하며 체력을 길렀고, 밤에는 병서(兵書)를 비롯해 글을 읽어 깨우침을 얻었다.
 
어느날 홍공이 월색을 구경하다가 길동이 배회함을 발견하고 불러 물었다.
"네 무슨 흥이 있어 야심토록 잠을 자지 아니하고  배회 하느냐?"
 
길동이 공경하여 대답하는데,
"소인이 마침 달빛을 사랑함이어니와, 하늘이 만물을 이땅에 내되, 오직 사람을 으뜸으로 귀하게
내셨으나 소인에 이르러서는 귀함이 없사오니, 소인을 어찌 사람답다 하오리까?"
 
공이 그 말의 의미를 짐작하나, 짐짓 책망한다.
"네 무슨 말인고?"
 
길동이 재배하고,
"소인이 설운 바는, 대감(大監)의 정기로 당당한 남자로 태어나 부생모육지은(父生母育之恩)이
깊거늘, 그 부친을 부친이라 못 하옵고 그 형을 형이라 못하오니, 어찌 사람답다 하오리까?"
 
하며 눈물을 흘려 단삼(單衫)을 적시거늘, 공이 청파(聽罷)에 비록 측은하나,
만일 그 뜻을 위로하면 길동의 마음이 방자할까 염려하여,
 
"재상가 천비 소생이 비단 너뿐이 아니어늘, 네 어찌 방자함이 이 같으뇨.
차후 다시 이런 말이 있으면, 안전(眼前)에 용납치 못하리라."
 
이같이 크게 꾸짖으니 ,길동은 감히 더이상 고하지 못하고, 엎드려 눈물을 흘릴 뿐 이었다.
이어, 공이 물러가라 명하니 길동이 침소에 돌아와 설워함을 마지않았다.
    ..
 
이렇듯 길동의 사람됨이 재기(才氣)에 뛰어나고, 도량조차 활달한지라 마음을 진정치 못하여
밤이면  잠을 이루지 못하더니, 하루는 어미 침소에 가 울며 여쭙는다,
 
"소자 모친으로 더불어 전생 연분이 중하여 금세에 모자 되오니 은혜 망극하옵니다.
그러나, 소자의 팔자 기박하여 천한 몸이 되오니 품은 한이 깊사옵니다.

장부 세상에 처하매 남의 천대받음이 불가하온지라, 소자 자연 기운을 억제치 못하여 모친 슬하를
떠나려 하오니, 바라옵건데 모친은 소자를 염려치 마시고 귀체를 보중(保重)하소서."
 
어미가 청파에 대경(大驚)하여 말한다.
"재상가 천생이 너뿐이 아니어늘, 어찌 좁은 속을 발하여 어미 간장을 사르려 하느냐?"
 
길동이,
"옛날 장충의 아들 길산은 천생이로되, 나이 3세에 그 어미를 이별하고 운봉산에 들어가 도를 닦아
아름다운 이름을 후세에 전하였으니, 소자 그를 본받아 세상을 벗어나려 하오니 모친은 안심 하시고
후일을 기다리소서.

근간 곡산모(谷山母) 초란의 형색을 보아하니, 상공(相公)의 은총을 잃을까  염려하여 우리
모자를 원수와 같이 여기는지라, 큰 화를 입을까 하오니 모친은 소자 나감을 염려치 마소서"
길동이 이와같이 말하자, 그 어미 또한 크게 슬퍼 하였다.
 
원래 곡산모는 곡산 기생으로 있다가 상공의 총첩(寵妾)이 된 여자로 이름은 초란이라,
여자가 매우 교만하고 방자하여 자주 집안에 분란을 일으키더니, 자기는 아들이 없고 춘섬이 길동을
낳아 상공의 귀여움을 받는 것을 시기하여 길동을 없애기로 마음먹고, 상공에게 길동을 위험한
인물이라고 모함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초란은 모함에 그치지 않고 특재라는 자객을 구해가지고 길동을 없애달라 부탁하기에 이르렀으니
길동의 행동거지는 항상 자객의 눈초리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한편 길동은 집안에서 겪는 천대와 원통함을 생각하며 매일 밤잠을 설치고 고민하는데
어느 날 밤, 촛불을 밝히고 주역 읽기에 몰두하던 중 난데없이 까마귀가 세 번 우는 소리가 들리기에
길동이 괴이하게 여기며 혼잣말로,
 
"이 짐승은 본래 밤을 꺼리거늘, 방금 세 번 우는 것은 심히 불길한 조짐이로다!"
하며 팔괘를 벌여보고 크게 놀라 ,
책을 덮고 둔갑술로 몸을 감추고 방 안의 동정을 살폈더니,
 
사경(四更)을 즈음하여 어떠한 자 하나가 비수를 손에 꼬나 들고 천천히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이에 길동이 주문을 염(念) 하니, 홀연 한줄기 광풍(狂風)이 휘몰아 치며, 집은 간데 없이
사라지고 사방이 첩첩 산중에 거룩한 풍경이 가득하게 변하였다.

-다음회로-
           ..

장길산, 임꺽정,  홍길동이 조선 삼대 의적이라고 알려져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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