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 11> 태조 2- 이성계와 정도전의 우정, 그리고 이방원의 절치부심

이찬조 2021. 3. 17. 21:05

<조선왕조실록 11> 태조 2
- 이성계와 정도전의 우정, 그리고 이방원의 절치부심

이성계는 체제를 정비하면서 동시에 향후 화근이 될 가능성이 있는 왕씨들의 씨를 말리겠다는 듯이 이런 저런 사건을 만들어 왕씨들을 집단적으로 죽이고, 고려의 진짜 마지막 왕 공양왕도 교살했습니다.

야사에는 이 때 왕씨들은 전(全)씨나 옥(玉)씨로 성을 바꾸어 자손을 이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성계는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신하들의 거듭된 요구에 어쩔 수 없이 이런 일을 저지른 것처럼 실록에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성계가 막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다, 이성계 자체가 위화도 회군을 강행하고 기득권 세력의 반발을 무릅쓰고 개국 4년 만에 한양 천도를 단행할 정도의 강단이 있는 인물인 점을 고려하면, 실록의 이성계에 대한 기술은 이성계에 대한 미화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겠습니다. 역사는 어쩔수없이 산자의 몫이여~

어쨌거나, 이성계는 정도전에게 나라의 재정, 병권, 세자교육까지 몽땅 맡기고, 정도전을 비방하는 신하를 귀양까지 보내는 등 정도전의 동조자이면서 적극적 후원자였습니다. 정도전은 나라 운영에 무한 능력을 보이면서도 이성계에게 진심어린 충성을 다했고, 태조가 안쓰러워 보일 때에는 누가 보든 말든 아이처럼 눈물을 쏟았으며, 무엇보다도 사심, 즉 부정축재를 한 것이 없는 등 이성계에 있어 그는 능력 있고 충직하고 믿음직한 신하 그 자체였습니다.

정도전은 이성계의 신임을 바탕으로 조선의 기틀을 빠르게 잡아 갔으나, 이로 인해 반대세력이 궐기하게 되는 것은 필연이라 하겠습니다.

지존이 되고픈 야심가 이방원은 이성계와 정도전의 관계로 볼 때 현재로서는 일을 도모하기 어렵다고 보고 절치부심하고 있었는데, 이 때 이방원에게는 천군만마와 같은 자가 이방원을 찾아오니, 이 자가 바로 정도전에 버금가는 지략을 가진 하륜입니다. 이방원은 하륜의 도움으로 훗날을 기약하며 전략적으로 은인자중하는 길을 택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