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17)> 태종 3- 중전 민씨 영광과 불행(2)

이찬조 2021. 3. 20. 19:23

<조선왕조실록(17)> 태종 3
- 중전 민씨 영광과 불행(2)

중전 민씨 가문의 불행~~
결론을 먼저 말하면, 중전 민씨의 친동생인 민무구, 민무질이 1차로 남편인 태종에 의해 죽고, 그로부터 6년 후 그 아래 동생들인 민무휼, 민무회 형제도 또 다시 남편인 태종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됩니다. 그것도 민씨가 중전의 자리에 있는 가운데...

태종의 입장에서 볼 때, 장인인 민제는 보수파의 핵심인물로서 따르는 이가 많고, 처남인 민무구와 민무질은 군사 부분의 실세들, 그리고 대궐의 안주인 왕비, 여기에다 무엇보다 원자가 외가에서 자란까닭에 외삼촌인 민씨 형제와 매우 가까웠고, 나중에 원자가 세자를 거쳐 보위를 이을 경우 민씨 일가의 힘은 통제불능일 것으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민씨 형제들이 죽게 되는 과정은 매우 복잡했는데, 그 중 하나만 보면, 태종이 어느 날 갑자기 선위(왕위를 세자에게 물려주고 물러앉는 것)하겠다는 쌩쇼를 한 것과 관련해 민씨 형제들이 슬퍼하며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기쁜 표정을 지었다는 것이 탄핵의 내용이었습니다.

태종은 민씨 가문의 발호와 세자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우려해 민무구, 민무질을 작심하고 죽였고, 6년 후에는 그 동생들이 세자를 충동질해 복수를 꽤하려할 것을 우려해 또 다시 작심하고 마누라 가문의 씨를 말려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다 당시 명나라에서는 황제가 권력유지를 위해 일을 벌이기만 하면 1만 명이 넘는 사람이 죽어 나가는 일이 발생했으니, 태종으로서는 자신이 벌이는 일 정도는 별 거 아니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중전 민씨는 이방원이라는 독한 놈을 만나 왕비가 되는 영광을 누렸으나, 그 대가는 너무나도 혹독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