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19)> 세종 문종 1 - 이중권력

이찬조 2021. 3. 21. 15:23

<조선왕조실록(19)> 세종 문종 1 - 이중권력

세종은 스물 두 살에 왕위에 올랐으나, 쉰둘의 팽팽한 나이에 왕위를 물려주고 상왕으로 물러 앉은 아버지 태종의 의중을 몰라 늘 불안했습니다. 불안하기는 대신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태종은 물러난 지 보름 만에 태종의 가신이라 할 수 있는 공신 강상인이 자신을 제치고 세종에게 군사에 관한 일을 직접 보고한 것을 문제 삼아 강상인을 고문한 후 평민도 아닌 관노로 보내버렸습니다. 이로써 권력은 여전히 태종에게 있음이 분명해졌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였습니다.

태종은 세종의 장인 즉, 중전 심씨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사돈인 심온을 영의정에 임명하여 중국에 사신으로 보낸 후, 갑자기 위 강상인의 일에는 배후가 있을 것이라며 강상인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가혹하게 고문했고, 드디어 그들 입에서 태종이 원하는 답을 얻어내었습니다.

태종이 원한 그 답은 “영의정 심온도 군사는 마땅히 한 곳에서 명이 나오는 것이 옳다라는 말을 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태종은 심온이 관련되었다는 진술이 나오자마자 관련자들을 참수와 거열형에 처하고, 영문을 모른 채 압록강을 건너 귀국한 심온을 즉시 체포하여 서울로 압송한 후 가혹한 고문을 거쳐 영문도 모르는 일을 자백 받고, 자백하였음을 이유로 곧바로 사약을 내렸으며, 그 부인과 자식들을 관노로 보내버렸습니다.

이와 같이 세종의 부인 소헌왕후 심씨의 가문은 자신이 왕비로 버젓이 있는 가운데 시아버지에 의해 멸문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중전 심씨의 마음이 어떠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