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107)> 경종 영조 4 - 노론, 함정에 빠지다!

이찬조 2021. 5. 4. 06:12

<조선왕조실록(107)> 경종 영조 4 - 노론, 함정에 빠지다!

전회에서 본 것과 같이, 경종은 대리청정을 한다고 했다가 안 한다고 했다가, 최종적으로 다시 세제 연잉군으로 하여금 대리청정을 하게 한다는 명을 내렸습니다.

일이 이렇게 되니 처음에 대리청정을 주장했던 노론의 입장에서도 경종의 대리청정을 반대하고 나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 죽음이 있을 뿐 대리청정의 명을 따를 수 없사옵니다.

백관과 연잉군이 사흘 동안 대리청정의 명을 거둘 것을 청했으나 경종의 뜻은 확고부동해 보였습니다.

- 경들의 정성은 내가 이미 아오. 내 병세가 나라 일을 모두 감당할 수 없으니 비망기대로 거행토록 하오. 노론대신들이 모였습니다.

- 아무래도 진심인 모양이오.
  전하의 뜻이 저렇듯 확고하시니 이제 그만 정청을 그만 두고 전하의 뜻을 따릅시다.(잘됐지 모야!)

노론 대신들은 사흘 째 이어오던 정청을 중지하였고, 반면 소론의 최석항은 다시 반대의 소를 올렸지만 도승지 홍계적이 이를 물리쳐버렸습니다.

또한 우의정 조태구가 경종의 알현을 청했으나 역시 홍계적의 저지선에 막히고 말았으며, 양사는 오히려 조태구를 유배할 것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경종이 갑자기 조태구를 만나겠다며 우상을 들라 명하였습니다.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물러났던 4대신 등 신하들이 급히 입궐하였고, 이 자리에서 우의정 조태구가 울며 대리청정의 뜻을 거둘 것을 청하자 경종은 조용히 말했습니다.
- 경들의 뜻이 정녕 그와 같다면 명을 거두겠소.

경종의 대리청정 파동은 결국 그 명을 거두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으나, 조정엔 알 수 없는 적막함이 짙게 감돌았습니다.(폭풍전야 같은 분위기?)

그로부터 50일이 지난 1721년(경종 1년) 12월 6일 김일경을 필두로 박필몽, 이명의 등 여러 신하가 연명한 상소가 올라왔습니다. 유명한 김일경의 상소입니다.

- 임금에게 대리청정을 할 것을 청한 죄를 지은 자들에게 죽음을 내렸다는 것과 승정원과 삼사가 그들에게 토죄를 청했다는 것을 아직 듣지 못하였나이다.
- 법으로 엄단하시어 군신의 대상을 세우시고 흉적들로 하여금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하시옵소서

경종의 함정에 노론이 걸려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