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105)경종 영조 2 - 노론의 무리수
권력을 완전히 장악한 노론 세력은 경종이 즉위하자마자 경종을 압박했습니다.
사실 노론 세력은 경종의 생모
장희빈을 제거한데 대한 보복을 우려해 경종의 즉위를 막아보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바도 있었습니다.
노론 세력은 소론 세력이 경종을 충동질하여 보복을 하거나,
경종에게 후손이 없을 경우 엉뚱한 종친을 양자로 삼아 세자에 책봉해 버리거나 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본 것입니다.
노론 세력이 밀고 있는 연잉군은 비록 세력이 큰 노론의 지원이 있었지만, 그의 생모 숙빈 최씨가 천인인 무수리 출신이라는 출생의 콤플렉스를 안고 있었습니다.
노론 세력은 경종의 심신이 매우 허약한 것을 노려 경종 1년에 계획한 바를 밀어붙였습니다.
이정소가 다음과 같이 총대를 멨습니다. 바야흐로 국세는 위태롭고 민심은 흐트러졌나이다. 그런데도 대신들이 저사를 세울 것을 청하지 않으니 신은 이를 개탄하옵니다.
빨리 이 일을 대비마마께 여쭈시고 대신들에게 의논케 하심이 사직의 대책을 정하는 길이옵고 신민의 소망에 부응하는 길인줄 아옵니다.
경종이 보위에 오른 지 겨우 1년, 나이는 고작 서른넷이었고, 재혼한 왕비 이씨는 겨우 열일곱이었습니다.
이때까지 자식이 없다면 득남을 위한 섭생을 권하는 것이 신하의 도리일 것인데, 노론 세력은 거침없이 경종이 득남하지 못함을 전제로 또는 경종이 곧 죽을 것임을 전제로나 할 수 있는 무리한 주장을 펼친 것입니다.
경종은 노론 위주의 대신들과
삼사의 거듭된 압박을 이기지 못했고, 결국 노론은 경종의 배다른 동생 숙빈 최씨의 아들 연잉군을 세제로 세우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수렴청정을 하는 상황이 아닌데도 대비의 결재를 받는 무례마저 뒤따랐습니다)
그러나 사정이 어찌되었든 아직 젊은 나이였던 경종에게 신하들이 선동하여 동생을 세제로 삼도록 한 행위는 왕권에 대한 심각한 도전행위였습니다.
그런 뜻에서 노론 그리고 노론과 한 배를 탄 연잉군의 입장에서는 목숨을 건 모험이자 운명을 건 승부수였습니다.
이대로 허약한 경종이 요절한다면 자신이 왕위를 넘겨받을 수 있겠지만, 혹시라도 경종이 후사를 본 후 후계구도를 새로이 하거나 또는 선왕 숙종과 같은 강력한 환국을 추진한다면 연잉군이나 노론 세력 모두 경종의 손에 역적으로 몰려 죽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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