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162)> 고종 20 - 갑신정변(3)

이찬조 2021. 6. 7. 20:39

<조선왕조실록(162)> 고종 20 - 갑신정변(3)

다케조에 신이치로 공사의 행보가 급해졌습니다.
다케조에는 고종에게 조선이 지급한 배상금 중 40만 원을 돌려주며 고종의 환심을 사는 한편, 박영효를 만나 언질을 주었습니다.

- 청국이 곧 망할 것인데,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돕겠소.
다케조에를 다시 만난 김옥균 등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 여러 대신들과 각국 공사가 참여하는 우정국 낙성식 피로연을 디데이로 삼는다.
- 이곳에서 민씨 척족 세력 등 간신배를 모조리 처치하고 전하를 경우궁으로 모신다.
- 즉시 새정부를 구성하고 개혁 법령을 내 놓는다.
- 일본군이 즉각 출동해서 호위를 해 주는 것이 필요하므로 일본의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개화당 인사들의 잦은 회동, 전과 다른 일본 정부와 다케조에의 움직임... 이에 이상한 낌새를 느낀 중국군 위안스카이는 비상경계를 명했고, 외교가와 조정 안팎에는 조만간 무슨 일이 있을 것이라는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드디어 1884년 10월 17일, 우정국 낙성식의 피로연이 열린지 얼마 후 ‘불이야~’라는 소리와 함게 소란이 일었고, 민영익이 제일 먼저 상황 파악을 위해 뛰어 나갔다가 대기 중이던 개화당 측 군사들의 칼을 맞고 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와 쓰러졌습니다.

김옥균, 박영효 등은 즉시 자리를 박차고 뛰어 나와 일본 공사관으로 가 일본군의 출동 준비를 확인한 후 궁궐로 가 침전에 든 고종을 깨웠습니다.

- 우정국에서 정변이 발생했나이다. 즉시 피하셔야 하옵니다.
- 일본 공사에게 호위해 달라고 청하시옵소서.

놀란 고종 옆에서 중전이 날카롭게 이것저것 물었으나 때마침 궐 안에 준비해 두었던 폭약이 터지자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고종의 호위를 요구하는 친서를 받은 일본군은 즉시 200명의 군사를 이끌고 궁궐 밖을 감쌌고, 궁궐 안에는 김옥균 등이 준비한 군사들이 칼을 빼어들었습니다.

고종이 있는 경우궁으로 달려 온 민영목, 조영하, 민태호, 이조연, 윤태준, 한규직 등 수 많은 대신들과 고종을 모시던 내시 유재현 등이 그 자리에서 모두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고종이 죽이지 말라고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날이 밝자 김옥균 등은 고종을 사실상 감금한 채 개화당 인사들로 채워진 내각 인사를 발표하고, 왕의 명을 빌려 14개항의 개혁안을 발표하였습니다.

- 대원군 조속 귀국, 청에 대한 조공 폐지 등 등

김옥균 등 개화당이 생각보다 쉽게 권력을 장악한 것입니다.

- 그런데, 이제 어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