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187)> 망국 24 - 나라가 망하다!(1)

이찬조 2021. 6. 19. 13:25
<조선왕조실록(187)> 망국 24 - 나라가 망하다!(1)

아! 원통하구나. 아! 분하다. 우리 이천만 동포여 살았는가 죽었는가.

단군과 기자 이래 4천년 국민 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홀연히 망하고 말 것인가?

원통하고 원통하구나! 동포여! 동포여!
- 장지연, 시일야방성대곡 -

이 민영환은 한번 죽어 황제의 은혜에 보답하고 이천만 동포에게 사죄하려 한다.

나는 죽지만 죽지 않고 구천에서도 기필코 여러분을 도울 것이니 바라건대

우리 동포 들은 더욱더 분발하여 힘쓰고 뜻을 굳게 갖고 학문에 진력하며 마음을 합하고

힘을 다해 우리의 자주 독립을 회복한다면 나는 지하에서나마 기뻐할 것이다.
- 충정공 민영환의 유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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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조약에 따라 한국은 외교권을 일본에 빼앗겨 외국에 있던 한국 외교기관이 전부 폐지되었고,

영국, 미국, 독일, 청나라 등의 주한 공사들은 모두 철수하여 본국으로 돌아 가게 되었습니다.

조약 체결 이듬해인 1906년 2월에는 서울에 통감부가 설치되었고,

을사조약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가 초대 통감으로 취임하였으며,

통감부는 외교뿐만 아니라 내정면에서까지도 한국 정부에 직접 명령, 집행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명실공이 일본의 수중에 들어가게 된 것 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 민족은 여러 형태의 저항으로 맞섰습니다.

위에서 본 장지연의 논설 등 을사조약의 체결을 강하게 꾸짖기도 하였고,

백성들이 궐기하여 을사조약의 무효화를 주장하며 을사5적의 처단에 나서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고종은 조약이 불법 체결된지 4일 뒤인 22일 미국에 체재중인 황실고문 헐버트에게 다음과 같이 통보하며 이를 만방에 선포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하였습니다.

- 짐은 총칼의 위협과 강요 아래 최근 양국 사이에 체결된 이른바 보호조약이 무효임을 선언한다.

짐은 이에 동의한 적도 없고 금후에도 결코 아니할 것이다. 이 뜻을 미국정부 에 전달하기 바란다.

한편,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쟁에 떨쳐나선 이들도 있었습니다.

충청도에서는 전 참판 민종식이, 전라도에서는 전 참찬 최익현이,

경상도에서는 신돌석이, 강원도에서는 유인석이 각각 의병을 일으켜 힘으로 일본을 몰아 내려는 시도를 하였고, 을사5적을 암살하려는 시도도 상당히 있었습니다.

불과 100년 전 우리 모습이 처량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