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왕조실록

고려왕조실록 27 - 경종 1

이찬조 2021. 7. 17. 09:24


고려왕조실록 27 - 경종 1
* 철권정치의 막은 내리고, 경종 즉위하다.
 
광종의 제1비 대목왕후 황보씨 소생인 왕주는 955년 9월에 출생하여 11세 때인 965년에 왕태자로 책봉이 되었습니다. 차남 효화태자가 어린 나이에 죽어 외아들로 자란 그는 975년 광종이 병으로 죽자 왕위를 이어받게 되니 바로 고려의 제5대 임금인 경종입니다.
 
호족들의 강한 세력을 꺾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부왕 광종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과정을 지켜보아왔던 경종은 그중에서도 광종이 즉위하기 전부터 광종을 보필하였고 광종의 즉위에 결정적인 공을 세운 박수경의 죽음과 혜종의 아들 홍화군과 경종의 아들 경춘원군마저 죽여 버리는 잔인한 현실을 직접 목도하였고, 왕권사수를 위해 최측근과 친족까지 죽여버리는 냉혹한 현실에 어린 태자는 공포와 환멸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어머니 대목왕후와 하나뿐인 아들인 자신에게 마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부왕의 이글거리는 눈빛과 호통에서 본인의 목숨마저도 위태로움을 느끼고 살아왔을 것입니다.
 
그러나 경종은 살아남았고 통일왕국 고려의 다섯 번째 왕으로 등극하여 자신의 세상을 열 수가 있게 된 것입니다. 경종은 즉위하자마자 부왕의 철권정치의 상징이었던 임시감옥을 허물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대사면령을 내려 부왕에게서 핍박받던 신하들에게 자유를 주고, 참소하는 글들을 모두 태워버렸습니다. 이는 피를 부르는 철권 공포정치의 종식을 표명하고 대화합의 새로운 정치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습니다.
 
참으로 긴 세월이었습니다. 왕권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방호족들과 공신호족들을 열에 일곱은 죽여 버렸으니, 그들은 숨 막히는 공포의 현실에서 저항 보다는 당장 목숨을 보전하기에 급급하였을 것입니다.
이제 경종은 이들을 끌어안으며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자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호족 중에서 왕선을 재상에 해당하는 집정에 임명하게 됩니다. 호족을 이 자리에 앉혔다는 것은 광종 대에 이루어진 호족에 대한 탄압을 종식하겠다는 의미였던 것입니다.
또한 이는 부왕 광종이 이루어놓은 탄탄한 왕권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멋진 새로운 정치의 마당을 열어보고자 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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