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왕조실록

고려왕조실록 123 - 우왕 2

이찬조 2021. 10. 30. 06:49

고려왕조실록 123 - 우왕 2

- 고려는 어느 쪽에 줄을 서야하나?

 

당시 중국 대륙에는 새로운 왕조 명나라가 들어서 있었습니다. 강성했던 원나라는 명나라에 쫓기어 그 잔존 세력이 몽고지방으로 물러나 북원(北元)을 세운 상태였습니다.

 

고려 조정의 외교는 혼란스러운 중국대륙의 상황이 말해 주듯이 혼선을 빚고 있었습니다. 배척하던 북원을 다시 중시하면서도 새로이 강자로 부상한 명나라를 무시하지 못하고 이중 외교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명나라와 북원의 태도가 고려를 지속적으로 곤란하게 만들었습니다.

 

고려는 1374년 11월 사신을 명나라로 보내 공민왕의 사망 통지와 공민왕의 시호를 청하고 우왕의 왕위계승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한편

 

으로는 동년 12월에는 북원에도 사신을 보내 공민왕의 상사를 고하였습니다. 그러나 엄청 곤란한 일이 발생하고 말았으니, 북원에서 이르기를,

 

“그전 임금에게 아들이 없었는데 지금 누구를 마음대로 왕위에 올리겠다는 말인가?‘

 

북원에서는 공민왕에게 자손이 없으니 심왕 고의 손자 ‘탈탈불화’를 고려왕에 봉하겠다는 통보였습니다. 예전 같으면 원의 결정을 따라야 했을 터이나, 고려에서는 그해 8월에 심왕 모자가 진봉사 김서를 데리고 고려에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명나라는 물론이고 국운이 완전히 기울어져 버린 북원에서도 초자 고려를 하나의 위성국, 복속국 정도로 밖에 여기지를 않았습니다. 이처럼 두 나라 사이에 낀 고려는 북원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자신들을 섬기라는 명나라의 요구가 거듭되는 상황에서도 북원의 눈치를 살피느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국면에서도 공민왕 때와 마찬가지로 왜구들이 수시로 침범하여 약탈과 방화를 일삼으니 민심은 흉흉하기 이를 데가 없었습니다. 이에 고려에서는 군사를 동원하여 왜구들을 소탕하는 한편, 왜인 만호부를 설치하여 유화정책을 펼치면서 일본에 사신을 보내는 등 여러 방면으로 노력을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왜구들의 침략과 약탈은 근절되지 못하고 골치 덩어리 문제로 남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북원과의 관계를 청산하라는 명나라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고려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명나라는 차츰 고압적인 태도로 변해갔습니다.

 

그러던 중 1388년 2월 명나라는 철령 이북의 땅이 원래 명나라에 속한 땅이었으나 고려가 무단 점령하고 있으니 요동지방으로 귀속시켜야 한다는 서찰을 보내오더니, 일방적으로 철령위를 설치하고는 관리까지 파견하기에 이릅니다.

 

이에 우왕은 분노가 치밀었지만 당장 어찌하지는 못하고, 고민고민하다가, 요동을 선제공격하여 고려가 만만한 존재가 아님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난국을 타개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하여 최영과 함께 요동정벌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는 남경의 수축성을 구축하도록 합니다.

 

1388년 3월 우왕은 최영의 딸을 제2비로 맞아들이고 마침내 최영과 함께 요동정벌 계획에 착수하여 최영을 팔도통도사로 조만수룰 좌군통도사로, 이성계를 우군통도사로 임명하고 전국에 군사 징집령을 내립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우군통도사 이성계는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그 유명한 4불가론을 앞 세워 정면으로 반대하는 게 아닌가 --.

 

4불가론이란

 

1.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침은 옳지 못하다.

 

2.여름에 군사를 일으킴은 옳지 못하다.

 

3.왜구에게 빈틈을 보이게 된다.

 

4.장마철인 까닭에 활에 입힌 아교가 풀어지고, 전염병 우려가 있다.

 

이성계의 주장은 일면 타당한 면도 없지 않으나 국토를 보존하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는 측면에서 보면 참으로 한심한 주장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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