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나

지리산 060705

이찬조 2009. 12. 1. 17:14

 

지리산 종주



◎일시 : 2006.7.5~7(1박2일)

◎종주기록 : 영등포출발(7.5, 22:57) - 구례구역 도착(7.6, 03:22, 구례에서 재첩국으로 아침식사 후 택시로 이동) - 성삼재(04:30) - 노고단산장(05:35) - 임걸령샘터(07:05) - 삼도봉(08:10) - 화개재(08:40) - 토끼봉(09:30) - 연하천산장(11:10,점심) - 벽소령산장(14:00,휴식) - 선비샘(15:40) - 칠선봉(17:00) - 세석산장(18:00,1박/다음날 06:10출발) - 장터목산장(7.7일,08:20) - 천왕봉(09:30) - 장터목산장(10:30,라면 간식 후,11시30분 출발) - 백무동(15:00)

◎동행 : 정책대학원동기생 10명(김학준, 김용호, 문진수, 양승택, 이병준, 이병희, 이찬조, 최창열, 한창진, 황태화)



지리산종주!! 교원대 정책대학원 원우들 10명이 계획하였다가 태풍으로 2일을 연기하여 출발을 한다. 내가 지리산 종주 가능할까? 자신을 체크해보는 좋은 계기로 삼기로 하고 동료들이 함께하여 마음에 부담이 덜되었다. 이후에 언제 다시 지리산을 종주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나중에야 안알지만 황태화 사무관도 내맘과 같앗다. 영등포역에서 서울 인천팀이 합류하여 8명이 22:57분 영등포역을 출발한다. 열차에서 눈을 붙일만하면 천안/천안에서 문진수, 대전에서 황태화 사무관이 합류하여 10명, 잠을 자는 듯 마는 듯 밖에는 비가 오다 그쳤다 반복하고 있다. 구례구역 03:22분 도착해보니 택시들이 우리를 반긴다. 두 대에 나눠타고 구례에 들러 제첩국으로 아침식사를 하고(택시 대당 3만원, 식사시간동안 기다려줌)


04:30분 성삼재에 도착하여 지리산종주를 시작한다. 비는 오지 않는데 안개가 자욱하다. 노고단까지 50여분을 걸어가면서 드디어 우리는 한배를 탓음을 느낀다. 날씨가 맑았다면 일출이 기대되는 시간이나 노고단 정상은 안개에 가려 보이지가 않는다. 여기서 우리말고도 종주에 도전하는 팀이 여럿 있음을 알게 된다.


노고단 정상에서 천왕봉까지 25.5km라는 표지목을 확인하고 임걸령샘터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평이한 길이지만 비가온 뒤라 미끄러워 조심해서 걸어야한다. 한 시간 여를 갔을까 드디어 가랑비가 주적주적 내려 배낭커버를 하고 비옷을 걸치고 갈려니 밖에서 흐르는 물보다 속에서 흐르는 물이 더 많은 느낌이다.

임걸령샘터의 물맛은 여전히 최고이다.

처음 나타나는 오르막! 길지 않은 곳이지만 팀원들의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하지만 아직은 모두가 같은 속도로 전진을 하고 있다.

노루목을 지나고 삼도봉에서 잠시쉬면서 여기가 3개도(전남, 전북, 경남)의 경계지점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잠시 감상에 젖어 본다. 우리 황사무관님의 사모님께서 준비해주신 주먹밥을 적절한 시간에 맛나게 먹으면서 홀로 산행에서 느낄 수 없었던 동지애를 느껴본다.

기나긴 550계단을 내려가며 처음으로 내리막의 어려움도 경험해본다.

하지만 화개재부터 토끼봉까지는 계속되는 오르막! 여기서부터 선두와 후미가 갈라졌다. K대원이 새로산 등산화에 발이 물려 몹시 불편한 모양이다.

여기서부터 그러면 큰일인데 속으로 안타까워하면서 어쩔 도리가 없어 그냥 가는데까지 가본다.

토끼봉 정상에 도착하니 선두 4명은 미리 갔고 후미 3명은 보이질 않는다. 후미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사진도 찍고 조망도 해보지만 정상 쪽은 안개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재작년 종주했던 때의 기억으론 토끼봉만 지나면 연하천까지 가는 길은 쉬운 길이었던 것 같은데 오늘 다시 가보니 오르막과 작은 봉우리를 몇 개 지나야하는 쉽지만은 않은 길이었다.

선두로 간 4사람은 연하천에 미리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메뉴는 라면~

연하천 샘물은 엄청난 수량을 자랑하며 흐르고 그 옆쪽으로는 전에 폭우로 인해 작은 도랑이 만들어져 흐르고 있다. 모두들 신발을 벋고 도랑에 발을 담그며 발의 열을 식혀본다. 지리산 종주도중 이런 경험은 전무후무 할 것 같다.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고 벽소령을 향해 출발한다.

시작한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고 점심식사를 하면서 충분히 쉰 상태라 아직까지는 표정이 모두들 밝아 보인다. 시간을 여유 있게 잡아 당초 벽소령산장에서 1박을 하려고 예약을 했으나 여기에 도착한 시간이 14:00시, 1박을 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각이다. 여기서 충분히 휴식한 다음 세석까지 가기로 한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세석까지는 거리도 멀고(6.3km) 많이 지쳐있는 상태라 몹시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선비샘까지는 모두들 비슷하게 도착하여 미숫가루로 간식을 하고 다시 가보지만 후미는 많이 지쳐있는 모습이다.

가도 가도 거리는 잘 줄어들지 않고 수없이 반복되는 오르막과 내리막~ 마지막 1km정도를 남기고 계단을 오르려니 허기가 진다. 선두팀을 만나 약간의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려니 후미가 도착한다.

다시 계단을 올라서고 옆으로 다가온 영신봉을 지나려니 멀리 세석산장이 안개에 가려 보일 듯 말듯하다.


세석산장에는 역시 선두가 미리 도착하여 저녁식사를 준비 중이다. 비온 뒤라 여기서도 샘터 옆에 도랑이 형성돼있어 간단한 세면이 가능하다.

약간의 취기를 느끼며 선잠이 들었을 무렵 늦게 도착한 어떤놈(?)이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모두를 잠이 깨어 잠을 설치고… 나에게 조금 불리하더라도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최소한의 마음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다시 뒤척이다 잠이 들고 04:30분 기상하여 식사를 마치고 06:10에 장터목을 향해 출발한다.


세석과 장터목 구간은 그 멋진 상고대가 아직까지 기억이 생생한 구간이다.

저 아래쪽으로는 무성한 구상나무 군락을 보며 황량한 제석봉쪽을 보노라니 인간의 부질없는 욕심에 희생된 그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장터목산장이 다가오니 그야말로 장터처럼 소란스럽다. 여중생들이 단체로 어제 와서 1박을 하고 아침에 천왕봉에 올랐다가 하산을 위해 점호를 취하고 있는 중이었다.

어제 장터목산장은 꽤나 소란했겠다. 마지막 천왕봉 정복을 위하여 배낭을 장터목산장에 깊숙이 숨겨두고 카메라만 들고 천왕봉을 향해 오른다. 벌목한 흔적을 위해 불을 질렀다는 제석봉도 지나고 통천문을 지나 드디어 천왕봉이다.


09:30분 파란색 상의의 단체 대학생들팀이 미리와 진을 치고 있다. 이 학생들틈에 끼어 개인사진과 단체사진을 한 장씩 찍고 다시 장터목산장을 향해 내려간다. 어제 같은 장소에서 숙박한 팀들이 속속 정상을 향해 올라오고 우리는 이제 의기양양하게 내려간다.

이른 시간이지만 장터목산장에서 라면을 끓여 간식을 먹고 11:30분 백무동을 향해 내려간다. 백무동에서 파전과 막걸리 한잔으로 전원이 무사히 종주를 마친 것을 자축하고 1박2일간의 지리산종주를 마감한다. 백무동에서 동서울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무거운 다리는 서울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릴 때 그동안 훈련하지 않은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 택시로 집으로 와서 몸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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