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삼국지-133-적벽대전 24

이찬조 2017. 11. 16. 21:20

0133ㅡ적벽대전

허허실실(虛虛實實)

{복병이 없는 듯 보이는 곳에 실제로 복병이 없었고

복병이 있는 듯 보이는 곳에 실제로 복병이 있었다}

 

조조 마상에서 채를 들어 호령하며 행군 길을 재촉하더니....

 

또 다시 웃음을 터 트립니다.

하....하....하....하.....하.....해해해해

대소허니 곁에 있던 정욱이 기가 막히죠.

 

"얘들아 승상님이 또 웃으셨다.

적벽에서 한 번 웃어 백만군사 몰사하고

오림에서 두 번 웃어 죽을 봉변 당하고

 

이 병 속같은 데서 또 웃어 놨으니 ....

우린 이제 씨도 없이 다 죽는구나

빨리 무장해라"

 

조조 이 듣고 벌컥 화를 냅니다.

 

"야 이 놈들아!

너희는 내가 웃으면 트집 잡지 말고 ....

너희 놈들도 생각을 좀 해 봐라...

 

주유 공명이가 이 곳에다가 복병은 말고....

병든 군사 여나무 명만 묻어 두었드라도 ....

조조는 말고 비조(飛鳥)라도 살어 갈 수가 있겠느냐"

하하하하...

 

웃음이 끝나기도 전에 화용도 산상에서 방포소리가 꿍!

하고 울립니다.

이 넘에서도 꿍!

저 넘에서도 꿍!

궁그르르르 화용산곡이 뒤끓기 시작합니다.

 

조조와 장졸들은 반쯤은 혼이 나가 부들부들 떨며 서있는데...

 

칼과 도끼를 든 오백명의 군사가 양편으로 갈라 서며

그 사이로 한 장수가 나옵니다.

 

<대원수 관공 삼군 사령관>이라 뚜렷이 새겨져 있죠.

그 모습 늠름하며...

붉은 얼굴에 누에같은 눈섭 찡그리며...

삼각수에 봉이 눈을 부릅뜨고

 

청룡도 비껴 들고 적토마 달려오며 ....

우레같은 소리를 벽력같이 내 지르는데....

 

"네 이놈 조조야!

짜른 목 길게 빼어 청룡도 받어라!"

 

조조가 기가 맥혀

 

"여봐라 정욱아 오는 장수가 누구냐 ?"

 

정욱이도 혼을 잃고

 

"호통소리 장비같고 날랜 모양 자룡 같소"

 

"자세히 좀 살펴봐라"

 

정욱이 정신 채려 살펴보고 허는 말이

 

"기색은 홍색이요....

위풍이 당당하니 관공일시 분명허오"

 

운장 관우라면 도망치고 싶어도 갈 수 없고....

탈출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구나...

 

이젠 막다른 골목에 몰렸으니 아무렇게나 한 번 싸워볼 수 밖어 다른 도리가 없다.

너희들도 힘껏 한 번 싸워 보아라"

 

정욱이 여짜오되

 

"관운장의 높은 재주 호통소리 한 번허면 길 짐생도 갈 수 없고

검광이 번뜻허면 나는 새도 뚝 떨어지니 ....

 

단기필마로 5관문을 돌파하며...

여섯 장수 목을 베던 그 검술을 어떻게 당해내리까?

 

만일 대들었다가는

우리 모두를 씨없이 죽일테니

 

전일 장군님이 승상 은혜를 입었으니 어서 빌어나 보옵소서"

 

"빌 마음도 있다마는 내 이름이 삼국에선 으뜸인데....

지금 빌었다가는 후세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지 않겠느냐?

 

"얘들아 내가 신통한 꾀를 하나 생각했다."

 

"무슨 꾀를 생각했소?"

 

"나를 죽었다고 홑이불 덮어놓고....

너희들 모두 발 뻗고 앉아 울어라.

그러면 관공이 송장이라고 피할 것이니 ....

 

홑이불 뒤집어 쓰고 살살 기다가 한 달음박질로 달아나자"

 

정욱이 기가막혀....

 

"아 여보시오 승상님!

산 승상 잡으려고 양쪽 나라 장수들의 공 다툼이 치열한데....

죽은 승상 목 베기가 무어 그리 어렵겠소?

 

청룡도 그 잘 드는 칼로 누운 목 싹 도려가면...

그 목에서 다시 움이 길어나겠소?

새 싹이 돋아 나겠소?

 

괜히 목만 허비하면 화룡도에 원한 맺힌 귀신이 될것이니....

옅은 꾀 내지 말고 어서 들어가 한 번 빌어나 보옵소서"

 

"알겠다.

내가 살기 위해서 무슨 짓인들 못하겠느냐?

지금 군졸들 중에서 가장 불쌍하게 생긴 놈 둘만 데려와라."

 

"불쌍하게 생긴 군졸은 어디에 쓰시게요?"

 

"내게 다 생각이 있다. 빨리 데려와라."

 

조조 도리 없이 관우의 말아래로 빌러 들어가는데...

투구 벗어 땅에 놓고....

갑옷 벗어서 말에 얹고 ....

장검 빼어 땅에 꽂고 ...

 

목아지를 잔뜩 움추리고 모양 없이 들어가서 ...

큰 키를 줄이면서 간교한 웃음소리로

히히 해해 몸을 굽혀 절하며 하는 말이....

 

"장군님 뵈온지 오랜만입니다.

그 동안 별 탈 없이 잘 지내셨습니까 ?"

 

관공의 마상에서 몸을 굽혀 대답하죠.

 

"나는 명을 받고 조승상 너를 잡으려고 이 곳에서 기다린지 오래이다."

 

조조가 비는 말이

 

"소생 조조는 천자의 명을 받아 만군을 거느리고

천리 전쟁터에 나왔다가....

적벽에서 크게 패하고....

화룡도 험한 길로 황망하게 도망하다가....

 

천만다행으로 장군님을 만났으니 ...

어찌 반갑지 않겠습니까?

 

유별나게 정이 많으신 장군님을 만났으니...

옛 정을 생각하여 살려 주십시오"

 

관공이 크게 꾸짖으며...

 

"이 놈 네 말이 간사한 말이로다

지난 날의 인연으로 몇 마디 말은 나누지만...

필경은 죽일 것이니 섭섭케 생각치 말아라.

 

넌 조상 대대로 한나라의 녹을 먹은 신하이건데...

신하의 도리를 모르고 천자를 핍박하니 그 죄가 매우 크다.

 

널 세상 사람들은

난세의 간웅(亂世之奸雄)이요

치세의 능신(治世之能臣) 이라 칭하니...

너를 미워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

 

좋은 길 다 버리고 화용도로 들어올 때는

네 운명이 그 뿐이니 잔말 말고 칼 받어라 "

 

조조가 다시 비는 말이

 

"장군님...살려 주시오.

장군께서 하비에서 대패하여 토산에 올라 자결을 결심했지요?

 

그러나 나는 장군을 아끼는 마음에서 친구 장료를 보내 투항을 권장했습니다.

 

장군께선 저에게 투항 하셨고...

난 장군을 사모하는 마음에서 3일에 한번씩 연회를 베풀었고...

5일에 한번씩 큰 잔치를 베풀었소.

 

그때 나의 부하장수들은 그걸 얼마나 부러워 했는지 아실겁니다.

 

말 수레엔 은금보화와 각종 보물을 바리바리 실어 보내드렸으며....

 

김태희와 소녀시대를 능가하는 미인 10명을 고르고 골라 장군님께 보내드렸습니다.

 

그래도 장군께서 만족하는 기색이 없자

저는 또 적토마를 선물했지요.

 

아...마침 적토마를 타고 계시군요.

<안녕...적토야...날 알아보겠지?>

 

전 그것도 모자라서 한수정후라는 벼슬까지 내려 드렸습니다.

 

그러나 장군께서는 유비의 소식을 듣자 마자 무정하게도 나를 버리고 떠나셨지요?

 

파릉교에서의 이별을 잊지 않으셨겠지요.

그때 저는 먼길 떠나시는 장군님을 위해 금포를 한벌 선사했지요.

 

장군께서는 말에서 내리지도 않고 청룡도를 길게 내밀어 그 옷을 받으셨습니다.

 

장군께선 5관을 통과하시며...

내 아까운 부하 장수 여섯사람의 목을 벴으나...

난 한마디 원망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잔잔한 정을 잊지 않으셨다면 살려 주십시오.

장군께선 왜 옛 정을 벌써 잊으시고...

저를 원수 대하듯 하십니까?

 

자아...천하의 영웅을 자처하는 승상 조조가 관운장말아래 엎드려 처절하게 비는군요.

 

조조를 살려보내면 관운장 자신이 참수 당해야 하는데...

과연 관우는 조조를 살려 보낼까요?

내일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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