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삼국지-132-적벽대전23

이찬조 2017. 11. 15. 08:43

0132ㅡ적벽대전

{장승타령과 군사점고. 판소리 적벽가 가사}

 

"저 소리 없이 서있는 키큰 장수가 누구냐?"

조조가 겁에 질려묻자...

정욱이 대답합니다.

 

"승상님 그게 장승이요 장승..... "

 

조조 더욱 깜짝 놀래며

 

"장승이라니?

거 장비네 일가친척이냐?"

 

정욱이 기가 막혀서....

 

"아 여보시오 승상님....

화룡도에 이정표로 새워둔 장승인데....

그렇게 놀라 십니까?"

 

조조 듣고 화를 내어

 

"이 요망한 장승놈이 영웅 나를 속였구나잉 .....

여봐라 그 장승놈 잡아들여 군법으로 시행하라!"

 

"예이"

 

좌우 군사 소리치고 달려들어 장승 잡아 들일 적에.... 조조가 깜박 잠이 들었는데....

비몽사몽간에 나무 귀신이 현몽을 합니다.

 

==================================

천지만물 생겨날 제 각색 <나무>들이 먼저 생겨나....

석상의 오동 나무는 12줄 가야금 복판이 되어

멋진 음악을 선사하고...

 

팔각정에 얌전히 앉아 가야금 산조를 연주할 때

봉황도 춤추고 각종 산새들도 날아드니

그것이 바로 태평성대가 아니던가?

 

널판지로 관을 짜서 백골시체 안장하고 ...

밤나무로는 사당을 지어 각종 음식을 차려놓고...

향불피워 제사 지내니 나무팔자가 다 좋은데...

 

나 혼자만 재수 없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구나.

대궐을 떠받치는 기둥은 못 될진대....

차라리 다 버리고 나무 궤짝이나 바랬더니

 

무지헌 어떤 놈이 토막토막 자르더니

마구간 말 구유와.....

작도 판 개밥통에 욕심대로 다 쓴 후에...

 

남은 것은 목수를 시켜 ....

어느 도깨비 얼굴인지 방울눈 다박수염 주먹코 주토칠

팔자없는 사모품대를 씌워...

장승이라고 이름지어 ....

 

행인들 오가는 큰 길가에 엄연히 세워두니

입이 있으니 말을 허며

발이 있어 우루릉 퉁퉁걸어갈까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해....

비 바람 피할길 없어 외롭게 우뚝선 나를 보고

 

승상님은 모르시고 그렇게 놀라시니...

산도적도 아닌 나를 목을 벤다는 말은 무슨 말이요?

빨리 놓아 주시기를 천만 천만 바라나이다.

===============================

 

조조 깜짝 놀래 잠에서 퍼떡 깨더니마는

 

"얘들아 얘들아 그 장승 베지마라...

장승보고 놀란 내가 오히려 잘못이다.

빨리 제 자리에 갖다 두어라."

 

장졸들이 장승을 다시 그 자리에 세워줬죠.

 

조조가 홧김에 소주 몇잔 마시더니

혀 꼬부라진 소리로 다른 나라 장군들 험담을 하는데

이런 가관이 없었죠.

 

"얘들아 애들아 ....

내가 이번 싸움에 패배를 좀 하기는 했지만....

 

도대체 나와 맞서 싸운 장수놈들 근본인 즉 ....

그놈들 다 별 보잘 것 없는 숭헌 상놈들이니라.

 

유현덕인가 하는 이 사람은....

지가 자칭 한실종친이라 하지만....

 

시골 촌구석에서 돚자리치기 짚신삼아 입에 풀칠하던

궁반(窮班)이요

 

관우 그 손은 하동에서 그릇장사 하던 장사꾼이요

장비 그 손은 탁군에서 돼지 잡아 팔어먹던 산육장사 놈이라.

 

그 장비 고리눈에 속아서 유,관,장 세 사람이 결의형제를 맺었겄다

 

또한 조자룡인지 이 손은 ...

지가 벼룩신령 아들놈인 체허고 진중을 팔팔팔팔 뛰어다니며 꼭 아까운 장수 목만 싹싹 비어가거든.

 

그 놈 근본 뉘 알 수 있나.

상산 돌틈에서 쑥 불거진 놈이라

뉘 놈의 자식인 줄 모르제마는 저희들끼리 차작하여 조자룡이라 하겠다.

 

내가 자룡이 저보다 나이가 휠씬 많은디...

아.... 이 놈이 여차허면 ....

이 놈 조조야!

이 놈 조조야!

하고 쫒아 다니니 내가 세욕(世欲)에 뜻이 없어지거든

그 놈 뒈졌으면 좋겠지마는 죽지도 않고 웬수놈이겠다.

 

또한 제갈량인지 이 손은 지가 술법있는 체 허고 말은 잘 허거니와

 

현덕이가 용렬헌 자라 그 손을 데려다가 ....

선생이니 후생이니 허지마는

남양에서 밭갈던 농토생이 아니냐?

제까짓놈이 알면 얼마나 알겠느냐?

 

너희들 그리 알고 그 손들 보고 미리 겁내지 마라잉.

그 놈들 다 별 보잘 것 없는 숭헌 보리붕태니라

 

내 소싯적에 관공과 씨름을 했는데....

내가 두번이나 관공을 번쩍 들어 땅에 패대기를 쳤으며...

 

장비는 내 돌려차기에 맞아서

지금도 얼굴이 저렇게 퍼런 멍이 들었느니라."

 

정욱이 듣더니 하도 기가 막혀...

 

"승상님...왕후장상에 따로 씨가 있습니까?

그런 실없는 소리 그만 하시고

남은 군사 점고(点考)나 허여 보사이다 "

 

"점고 허잘 것 무엇있냐?

정욱이 너 나 나 너 모두 합쳐서 한 오십여명쯤 되니 손가락으로 꼽아봐도 알겄구나 .

정욱이 니가 점고허여 보아라"

 

정욱이가 목청을 가다듬고 군사점고를 허는데....

"대장의 안유명(安有名)이 ....."

"물고요. 죽었소"

 

조조 듣고

"앗차차차차차! 아까운 놈이 죽었구나.

안유명이가 어찌허여 죽었느냐 ?"

 

"오림에서 자룡 만나 죽었소"

 

"야 이 놈들아 너희들 급히 쫒아 가서 안유명이 살인 물려 오너라"

 

"승상님이 혼자 가서 물려 오시오"

 

"야 이 놈들아! 나 혼자 가서 맞어 죽게야?"

 

"그러면 소졸들은 어찌 간단 말이요"

 

"워따 이 놈들아 ....

그 놈이 하도 불쌍해서 허는 말이로다 . 또 불러라"

 

"후사파에 천총 허무적이"

허무적이가 들어온다

투구 벗어 손에 들고 갑옷 벗어 짊어지고

부러진 창 대를 거꾸로 짚고 전동전동 들어오며

 

승상...갈길 멀고 바쁜데....

점고는 웬 일이요?

점고 말고 어서 가사이다"

 

조조 화를 내어

 

"이 놈! 너는 군사 훈련도 안 받았느냐?

승상을 보고도 경례를 붙이지 않으니... 괘씸하다

여봐라....저 놈 목 싹 비어 내 던져라!"

 

허무적이 기가 맥혀

"예 죽여주오

승상 칼에 죽거드면 혼이라도 고향 가서 부모동생 처자 권솔 얼굴이나 보겠나이다.

당장에 목숨을 끊어 주오"

 

조조 양심에 찔려...

"오냐 허무적아 울지 마라.... 울지 마....

네 부모가 내 부모요....네 권솔이 내 권솔이니 ...

우지마라 우지를 말어라 이 얘 허무적아 우지마라.

우지 말고 거기 있다가 점고 끝에 함께 가자...

 

"또 불러라"

 

"좌기병에 골래종이"

 

골래종이 들어온다

골래종이 들어온다

좌편팔 창을 맞고 우편 팔 화살 맞아

다리도 절룩절룩 반생반사 들어와

 

"예!"

 

조조가 보더니 박장대소를 허며

 

"워따! 그놈.... 병신 부자로구나

우리는 죽겄다 살겄다 달아나면

저 놈은 뒤에 느즈막허니 떨어졌다가 ...

적군에게 우리 간 곳만 손가락질로 똑똑 가르쳐 줄 놈이니

 

너희들 여러날 전쟁 통에 배가 많이 고프지?

골래종이 저놈 큰 가마솥에다 물 많이 붓고...

푹신 진케 대려라...

한 그릇씩 곰탕으로 먹고 가자"

 

골래종이 골을 내어 조조를 찢어지게 흘겨보며

"승상님 눈 뽄이 사람고기 많이 먹게 생겼소

어서 잡아 먹으시오"

 

"네 저 놈 보기 싫다! 쫓아내고 또 불러라"

 

"우기병에 전동다리!"

전동다리가 들어온다

전동다리가 들어온다

부러진 창대 들어메고

껑정껑정 섭수(攝手)있게 들어와

 

"예!"

 

조조가 보더니

 

"에게! 웬 놈이 저리 성허냐?"

 

"승상....성하거든 회쳐 잡수시오"

 

"네 이놈! 그게 웬 말인고?"

 

"아픈 놈은 끓여 먹는다 했으니...

성한 놈은 회처 잡숴야지요.

 

"워따 농담으로 해본 소리였다.

그런데 넌 어떻게 다친곳 하나 없이 몸이 성하냐?"

 

"아 승상님도 생각을 좀 해보시오

쌈할때는 뒤로 숨고 ....

쌈 아니할 때는 앞에서 저정거리고 다니면

죽을 배도 없고 병신될 배 만무허지요"

 

"워따 그 놈 뒀다가 군중에 씨할까 무섭구나

저 놈 보기싫다 쫓아내고 또 불러라"

 

"마병장 구먹쇠!"

 

"예!"

 

"너는 전장에 잃은 것은 없느냐?"

 

"예 잃은 건 별로 없소"

 

"야 그 놈 신통헌 놈이로구나.

말은 다 어쨋느냐?"

 

"팔아 묵었소"

 

"야 이 놈아 말 없으면 무엇을 타고 간단 말이냐 "

 

"아따 원 승상님도, 타고갈 건 걱정 마시오

들것에다 담아메고 가든지 ....

정 편케 가실량이면 ....

지게에다 짊어지고 설렁설렁 가면 편하고 좋지요"

 

"야 이 놈아 내가 지게 송장이냐?

지게에다 지고 가게.

저 놈 눈구녁 뽄이 큰 일 낼 놈이로고."

 

"눈이사 승상님 눈이 더 큰 일 내게 생겼지라"

 

"워따 저 놈들 꼬박 꼬박 말대꾸에 폭폭하야 나 죽겄다.

여봐라 정욱아 점고 그만허고 내 우선 시장허니 군량직불러 밥 지어라"

 

점고하야 보니 불과 백여명이라

그 중에 갑옷 벗고 투구 벗고 창 잃고 앉은 놈

누운 놈....엎진 놈 폐진 놈

배가 고파 기진헌 놈 ....

고향을 바라보며 앙천통곡 우는 소리

화용산곡이 망망허다

다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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