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삼국지 209-유비 한중왕에 오르다

이찬조 2018. 2. 2. 10:00

0209 – 유비 한중왕에 오르다

 

장비가 탁상을 탕탕 두드리며....

"형님.....조조처럼 덕이 없고 백성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자도 왕이 됐는데

어째서 형님이 왕이 못됩니까?

 

내일 당장 즉위식을 합시다.

내 단숨에 천자께 뛰어가서 조서를 받아오겠소."

 

"어허....장비야....

천자의 조서는 우리 마음대로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우선 천자에게 올라가는 모든 상소문은 낱낱이 조조의 손을 거쳐야한다.

 

조조가 미리 읽어보고 자기에게 불리한 상소문은 천자에게 올리지 않는다.

 

아무튼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한중 왕에 오르라고 하니...

조금 생각해보고 결정하겠다."

 

모든 신하들이 진심을 모아 옹립하자....

유비는 서기 219년(건안 24년) 한중 왕으로 등극합니다.

 

만조백관이 도열한 가운데 왕관을 쓰고

단위에 올라 유비의 대관식이 거행됩니다.

먼저 국민의례가 있은 후 유비의 취임선서가 이어집니다.

 

“나 유비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나라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한중왕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들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다음은 유비 왕께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 순서입니다.

유비는 목청을 가다듬더니......

 

“나 유비.....

왕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궁궐에만 있지 않고 민초와 민중들과

함께하는 왕이 되겠습니다.

 

권위적 왕의 문화를 청산하고

민초들과 수시로 소통하는 왕,

 

깨끗한 왕, 비선실세들에게 농락당하지 않는 왕,

약속을 지키는 솔직한 왕,

따뜻하고 친구 같은 왕이 되겠음을 약속합니다.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바꾸겠습니다,

사회 곳곳에 드리워진 적폐는 과감히 청산하고...

 

<반 유비파>라도 국정의 동반자로 인식하며

대화를 정례화 하고 수시로 만나겠습니다.

 

왕의 선포가 끝나자 ........

군악대의 음악에 맞춰 의장대가 행진하며,

21발의 예포 발사 그리고 인기 연예인들의 축하공연이

이어졌습니다.

 

유비는 이어서 신하들의 공로에 따라 벼슬을 내립니다.

먼저 가장 뛰어난 장수 5명을 가려 뽑아 5호대장군으로 임명하겠소.

 

현재 형주성을 지키고 있는 <관우>...

호랑이 수염 <장비>

상산의 미남검객 <조자룡>

노장의 종결자 <황충>

서량의 제일 무사 <마초>

 

이렇게 다섯 분이 5호 대장입니다.

 

다음은 내 아들 유선을 세자로 세우고

제갈공명은 국무총리의 권한을 능가하는 군사의 벼슬을 내립니다.

나라의 모든 군무를 도맡아 처리해 주실 것을 부탁합니다.

 

개각 명단은 오후에 발표할 예정이며,

그 밖의 벼슬은 관보에 게재하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일개의 군사 집단에 지나지 않던 유비의 세력이

드디어 한 왕조의 체계를 갖추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는 천자에게 왕의 조서를 내려달라는 상소문을 올리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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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고 사랑하는 천자폐하.

폐하께서 신 유비를 상장군으로 임명한 이래

 

막중한 사명감을 가지고 밖으로 나왔으나

아직 역적을 없애지 못하고 나라의 어지로움도 바로잡지 못했습니다.

 

지난날 동탁이 들어와 폐하를 괴롭혔으나

천벌을 받아 죽었고,

 

이각과 곽사의 무리가 또 천자 폐하를 어지럽혔으나

이들 역시 도태되어 죽었습니다.

 

이젠 폐하 곁에 오로지 조조만이 남아

권세를 힘으로 차지하고 세상을 어지럽히며

갖은 못된 짓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조조가 황후를 시해하고 폐하의 심기를 어지럽히니

뜻있는 여러 사람이 역적 조조를 없애려 하였으나

많은 세월이 흐르도록 아직도 그를 제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통탄할 노릇입니까?

 

이에 소신이 황제 폐하께 한 가지 외람된 청을 드리고자 합니다.

황제는 가까운 일가친척 중에서 능력있고 .......

출충한 인물을 변두리 땅의 왕으로 임명하여

황실의 울타리로 삼은 일은 옛날부터 있어온 일입니다.

 

지금 폐하 곁에는 조조와 그를 따르는

흉측한 무리들로만 채워져 있어

그들이 언제 어느 때 반란을 일으켜 폐하를 밀어내고

이 강산을 차지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폐하를 보호해야할 종친들은 아무 힘도 없고

변변한 벼슬조차 못하고 있어 황실을 도울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폐하께 외람되이 청컨대.......

신을 한중 왕으로 임명해 주십시오.

 

제가 한중 왕이 된다면......

폐하를 위해 펄펄 끓는 지옥불인들 못 뛰어들겠습니까?

아니면 천지를 삼킬 듯 파도치는

바닷 속인들 못 뛰어들겠습니까?

 

제가 왕이 되면 이 한 몸 던져

역적 조조를 쳐 없애고 황실을 튼튼하게 재건하겠습니다.

신 유비 맹세드리며 엎드려 표문을 올리니

부디 윤해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서기 219년(건안 24년) 한중 땅에서 유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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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는 이 표문이 조조의 손에 가로막혀

천자의 손에 들어가지 못 할 줄 뻔히 알지만....

 

왕위에 오르기 위한 절차를 지키고

최소한의 합법성을 지키기 위해 표문을 올린 것입니다.

그리고는 한중 왕에 올랐습니다.

 

내일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