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삼국지218-패장 우금의 굴욕

이찬조 2018. 2. 11. 19:19

0218 – [박종수 삼국지] 패장 우금의 굴욕

 

저놈들을 건져 올려 단단히 묶어라...

"관장군......살려주시어 감사합니다.

장군 체면에 익사할 수는 없죠."

 

정사(正史)에 의하면.....

이날 관우에게 사로잡힌 우금의 부하들은 약 30,000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약 7만 여명은 모두 익사하거나 전사하였으니.....

관우의 수공이 대성공입니다.

 

"장군....아직도 고지대에서 저항하는 잔당들이 있습니다.

지난번 관을 메고 다니던 그 방덕이라는 자입니다."

 

"뭐라고?

아직도 저항하는 자들이 있다고?

모조리 투항시켜라...."

 

"방덕....투항해라....

미리 만들어 둔 그 관을 타고 나오면 익사는 면하겠구나.

생김새는 멍청하게 보이지만....

선견지명은 있었구나."

 

"닥쳐라....이것은 관우를 담아갈 관이다.

관우는 어디 있느냐?"

 

"방덕.....관우 여기있다."

우금이 너 정도의 지혜만 있었어도 대패하진 않았을 텐데.

네 소원대로 한수 가르쳐 줄테니 이리 나와라."

 

"관장군....좋다....덤벼라...

내 칼을 받아라...야합...."

 

"이렇게 쏟아지는 비 속에서 싸우는 것도 운치가 있구나..

방덕....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해라."

 

방덕은 기세 좋게 관우에게 덤벼 들었으나...

단 3합도 싸우지 못하고 낙마하여 사로잡히고....

끝까지 저항하던 병졸들도 모두 나와 투항합니다.

 

"저 방덕을 끌고가자....

투항한 병졸들에게 저 관을 메도록 하여라."

 

포승줄에 묶인 우금과 방덕이 관우 앞에 무릎 꿇려 앉았습니다.

 

"우금이 얼굴에 비굴한 웃음을 띄더니....

관장군.....목숨만 살려주시오.

장군이 한때 조조에게 투항했을 때....

제가 사드린 막걸리 맛을 잊지 않았겠지요."

 

이 말을 듣던 방덕이....

"우금....너도 장수냐?

비겁한 놈....

오늘 전쟁에서 패한건 모두 너 때문이다.

선봉장인 나를 취사병으로 발령 내고....

 

비가 와서 양강이 불어 위험하다고 경고 했거늘....

너는 그것도 묵살하였다.

 

전 군졸들이 몰사 했거늘.... 너만 살겠다고?

에라이....더럽고 추잡한 놈.....퉤......“

 

“방덕....아무리 포로라지만 상장군인 나에게 욕설를 퍼붓다니.

괘씸하구나.“

 

조조에게 사로잡힌 우금...

자는 문칙(文則)입니다.

 

태산 거평 출신으로 조조에게 발탁되어 많은 전투에서 전과를 올렸지요.

 

그러나 서기 219년 관우가 번성을 공격하자 조조는 번성을 구하기 위해 우금을 총대장에,

방덕을 선봉장에 임명하였죠.

 

그러나 그 우금은 선봉장 방덕을 아무 이유 없이 치중대로 내어 쫒고....

자신은 소극적으로 전투에 임하다 관우에게 사로잡힌 것입니다.

 

그리고는 장수의 체면을 잊고 살려달라고 비굴하게 애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보던 방덕이 분통을 터트리죠.

“우금...그 더러운 입 함부로 놀리지 마라.

관장군....저런 비겁한 자를 살려둬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이 방덕이 한 가지 소원이 있습니다.

마지막 가는 제 소원을 들어주십시오."

 

"방덕....말해보아라.

네 무술 솜씨는 쓸만했다.

투항하여 나를 따르거라."

 

"장군....패장의 소원입니다.

꼭 장군의 <청룡언월도>로 제 목을 쳐 주십시오."

 

"장군 손에 못 죽지만....

장군 칼에 죽고 싶습니다."

 

"알겠다.

네 소원대로 해주마.

여봐라...저 방덕을 끌어내어 내 청룡언월도로 목을 베어라.

그리고 그 관에 넣어 조조에게 시체를 돌려주어라."

 

이렇게 되어 방덕은 처형 당했고....

우금은 살아남았습니다.

 

이렇게 비굴하게 살아난 우금은....

형주로 압송되었다가....

다시 손권에게 넘겨졌습니다.

 

그 후....

손권은 외교적 이유 때문에 우금을 조조에게 돌려보냅니다.

 

조조가 죽고 그 아들 조비가 즉위하면서 우금은 이등병으로 강등되어

조조의 무덤지기로 배치되었습니다.

 

우금은 두털거리며 무덤을 둘러보다 거기에 그려진 벽화를 보고 그만 까무러지고 맙니다.

 

"아...아...아...악...."

 

거기엔....

관우에게 패한 자신이....

 

관우 앞에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며 목숨을 구걸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아악....저게 내 모습이란 말이냐?

그때 방덕처럼 떳떳이 죽지 못한 내가 부끄럽구나.

내가 무사로서 어찌 그리 비굴한 삶을 살았던고?“

 

우금은 수치심과 분노로 자결하여 죽습니다.

결국....수치스럽게 살았지만.....

천수는 다 누리진 못했군요.

 

각설하고....

우금의 지원병을 몰살시킨 천하무적 관우는 다시 번성 공격을 시작합니다.

 

천하무적 관우의 전투는 내일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