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54-[박종수 삼국지] 황제 조예의 방탕
"대도독...
대도독만이 진정 저희가 존경하는 영웅입니다.
앞으로 대도독께서 부르신다면....
천리라도 만리라도....
가리지 않고 뛰어가겠습니다."
"곽회 · 손례 · 그리고 여러 장수들 고맙네...
자네들과 전장을 누비던 기억을....
마음 깊이 간직하겠네."
사마의는 마음속의 허전함을 달래며...
장안으로 돌아가고..
당분간 전쟁 없는 평화가 찾아옵니다.
바깥으로부터 위험이 없어지자....
황제 조예는 차츰 향락에 젖어들기 시작합니다.
“모두들 들으시오.
황제가 권위를 잃지 않으려면 궁궐과 전각이 크고 화려해야 하오.
그래서 난 지금부터 새로운 건축 양식의 큰 궁궐을 지으려 하오.“
그러자 신하 조무가 간언합니다.
“폐하....아직 나라의 경제가 어려운데 대규모 건축 공사를 시작하시면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고 말 것입니다.
재고하여 주십시오“
그러자 황제가 벌컥 화를 냅니다.
“저런 꼬질꼬질한 소리를 하는 고지식한 놈은 당장 끌어내 목을 베어라”
황제에게 바른 소리를 하던 조무의 목이 달아나자
신하들이 겁을 먹고 다시는 만류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구리를 녹여 커다란 호랑이 · 용 · 봉황새의 조각을 만들도록 하고
전국 방방곡곡에 널려있는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옮겨 심어 정원을 꾸미도록 해라.
그 정원 이름을 방림원(芳林苑)이라 하겠다.
전국에서 15세 이상 18세 미만의 젊고 아름다운 여자 3,000명을 뽑아 방림원에 채워라.
방림원엔 여자들의 웃음소리가 그쳐서는 안 되며
궁녀들의 분 냄새가 차고 넘쳐나야 한다.
알겠느냐?“
“예...폐하.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애로사항은 지금 농번기라서 공사를 진행할 일손이 매우 부족합니다“
“그렇다면 모든 신하들과 장군들은 내일부터 작업복 차림으로 출근하라.
짐이 몸소 나무를 자르고 못질을 할 테니
장군들은 삽과 곡괭이로 땅을 파고 문관들은 흙을 져다 날라라“
조예는 국고를 탕진하여 거대한 궁궐을 짓더니
밤낮으로 술을 마시며 여자들과 환락을 즐기기 시작하였습니다.
“넌 얼굴도 예쁘지만 춤 · 가무 · 노래까지 못 하는 것이 없구나.
네 성(姓)이 무엇이냐?“
“소녀는 곽가(郭家)이옵니다. 폐하”
“그래 넌 오늘부터 귀인(貴人)이다.
곽귀인(郭貴人) 우리 함께 술을 마시고 미친 듯이 춤을 춰보자.
황제는 춤추는 무녀들 사이로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춤을 추어댑니다.
(덩실덩실
허우적 허우적)
어허! 흥겹고 땀이 나는구나.
여기 술....술을 가득 부어라“
황제 조예는 술에 취해 궁녀들과 하루 종일 춤을 추며 일과를 보냅니다.
그러자 보다 못해 조강지처(糟糠之妻) 모황후(毛皇后)가 나서 만류해 봅니다.
“폐하....건강을 생각하셔야죠.
그리고 체통을 지키십시오.
벌건 대낮부터 궁녀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춤만 추고 있으니
나랏일은 언제 돌보시려고 그러십니까?
그러자 황제 조예가 화를 벌컥 내더니.....
“저 황후가 투기와 질투심이 많구나.
감히 하늘같은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다니.
더구나 황제에게.......
여봐라! 저 말 많고 투기심 많은 황후에게 사약을 내려라.“
조예는 자기 어머니 견황후가 아비에게 사약을 받고 죽었다는 사실 조차 망각한 것일까요?
질투가 많다는 이유로 조강지처(糟糠之妻) 모황후에게 극약을 내리고 자결을 명합니다.
모후는 극약을 받으며 개탄합니다.
폐하....
옛일을 잊었습니까?
폐하가 어린 시절 선제(조비)께서는 폐하의 어머니께 사약을 내려 죽이고....
폐하를 아들 취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폐하는 목숨까지 위태로워, 매일 매일 두려움에 잠도 이루지 못하였지요.
그때마다 조강지처(糟糠之妻)인 제가 폐하를 위로해드렸습니다.
겁에 질려 떨고 있는 폐하께 저는 끊임없이 위로의 말로 용기를 주었고,
그 무섭고 두려운 시절을 저와 폐하가 함께 부둥켜안고 이겨냈습니다.
잘 버틴 덕분에 황태자의 지위에 오를 수 있었고
오늘 날 황제의 지위에까지 오르신 것입니다.
그런데 옛 일을 잊고 젊은 여자들에게 정신이 팔려 조강지처를 죽이겠다니요?
폐하...하늘이 두렵지도 않습니까?
모황후가 울며 하소연 해보지만 술에 취한 조예는 오히려 화를 벌컥 내며 술잔을 집어던지며 소리 지릅니다.
듣기 싫다.
저 늙어 빠져 말 많은 황후를 빨리 끌어 내지 않고 무엇 하느냐?
독배를 마신 후 피를 토하며 황후는 울부짖습니다.
“위 나라도 망할 날이 머지않았구나.
조상들이 어렵게 세운 나라를 이렇게 망쳐 놓다니.....“
조강지처불하당 糟糠之妻不下堂,
빈천지교불가망 貧賤之交不可忘
조예는 모황후가 죽자 곽귀인을 황후의 자리에 앉혔습니다.
황제에게 유일하게 바른 소리를 하던 황후가 죽자
조예의 방탕은 날이 갈수록 심해집니다.
이야기는 내일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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