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136)> 헌종 철종 2- 강화도령 원범 왕이 되다!

이찬조 2021. 5. 30. 21:43

<조선왕조실록(136)> 헌종 철종 2

- 강화도령 원범 왕이 되다!

 

헌종 시대는 1834년부터 1849년까지의 시대로서, 헌종은 8세에 왕위에 올라 23세라는 어린 나이에 숨을 거두게 됩니다.

 

서양 세력이 근대화를 이룬 후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중국과 조선 등 동쪽을 향해 진격해 오는 한편, 바다 건너 일본마저 변화의 길에 들어선 이즈음의 조선 헌종 시대는 아래와 같이 간단하게 정리될 수 있을 정도로 한 게 없었습니다.

- 앞서 본 것처럼 순원왕후가 수렴청정하고, 천주교를 박해하였다.

- 순원왕후의 친정인 안동김씨 가문이 권력을 틀어쥐었고, 그 와중에 일찍 죽은 헌종의 아비 효명세자의 부인의 친정인 풍양조씨가 안동김씨에 맞서기도 했으나 찻잔 속 태풍에 불과했다.

- 헌종이 친정을 하면서 풍양조씨를 활용하는 등 안동김씨를 견제하려는 시도를 하였으나, 23세에 세상을 떠남으로써 공염불이 되었다.

- 이 시대 백성들은 삼정의 문란 등 중앙 권력자와 지방 토호들의 수탈로 인해 살기가 더욱 어려워졌고, 그만큼 원성도 커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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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종은 두 왕후와 후궁으로부터 후사를 얻지 못해 결국 보위를 이을 자식이 없었습니다.

 

그동안 쿠데타로 왕위에 오른 경우까지 포함해도 대개 임금의 자식이 보위를 이어왔지만, 영조 이후 자식이 귀해지더니 급기야 3대독자인 헌종이 죽자 증조부인 정조의 피를 이은 종친도 하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 씨가 말랐다.

 

영조는 아들이 둘 있었는데, 형인 효장세자는 일찍 죽고, 동생인 사도세자도 아비에 의해 일찍 죽었습니다.

 

사도세자의 적자가 정조이고, 정조의 외아들이 효명세자인데 일찍 죽었고, 그 손자 헌종이 3대독자로 왕위에 올랐으나, 그 이후 씨가 마른 것입니다.

 

이제 위로 거슬러 올라가 사도세자의 서자에서 이어진 서손 중에서 왕을 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헌종 죽음 후 궁궐의 최고 어른 순원왕후(순조의 비)는 입시한 신하들에게 종사를 이을 자를 문자로 써 하교하였습니다.

 

사도세자에게 서자가 셋 있었는데, 은신군과 은전군은 역모에 휩싸여 영조 말과 정조 1년에 사사되었고, 하나 남은 은언군 역시 역모사건에 이름이 올라 죽을 고비를 맞다가 순조 대에 이르러 천주교 신도임이 드러나 결국 사사되고 말았습니다.(사도세자의 서자 세 명 모두 사사된 것임)

 

그러한 은언군에게 있던 적자 둘은 후사 없이 일찍 죽었고, 서자로 ‘이광’이라는 이름의 아들이 있었는데, 이광의 막내아들이 보위에 오르게 된 것입니다.(이광의 첫째 아들도 역모사건으로 죽었음)

 

이광의 막내아들은 열아홉 총각 강화도령 원범이었습니다. 강화 촌구석에 갑자기 대궐에서 호위대가 몰려오자 원범은 자기를 죽이러 오는 것으로 알았으나 뜻밖에도 그 행렬은 임금을 모시기 위한 것이었으니, 조선 최고의 인생역전이 바로 이것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