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왕조실록

고려왕조 실록 6 - 태조 5

이찬조 2021. 7. 8. 20:48

* 왕건을 구한 최웅

 

그날 기지를 발휘하여 왕건을 구한 최웅은 898년 황주 태산에서 태어났습니다. 최웅의 어머니가 그를 임신하였을 때 집 앞에는 오이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꿈에 홀연 오이 넝쿨에서 참외가 탐스럽게 열렸습니다.

 

그녀는 이 신기한 꿈 이야기를 전해들은 궁예는 “사내아이를 낳으면 나라에 이롭지 못할 것이니 절대로 키우지 말라” 궁예가 점을 쳐보고 나서 이렇게 명하였습니다. 그러나 최웅의 부모는 몰래 숨겨두고 그를 양육하였습니다.

 

총명한 최웅은 5경을 통달하고 글을 잘 지었으므로 궁예의 한림당이 되었으며 제고(왕의 명령서)를 기초할 때마다 궁예를 흡족하게 하였습니다.

 

“소위 성인이란 사람이 이런 자가 아니겠는가” 이렇게까지 칭찬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최웅은 궁예가 왕위에 있을 때보다 왕건이 즉위한 후에 더 귀하게 쓰였습니다.

 

그는 대신이 될 만한 도량도 있고 행정 실무에도 통달하여 당시 명망이 매우 높았습니다.

 

평소 태조 왕건은 최웅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그의 벼슬을 계속 올려 주었는데 광평시랑(廣評侍郎, 차관급)을 역임하며 왕건의 총애를 받았습니다.

 

최웅은 항상 소찬을 하였으며 고기를 절대 먹지 않았는데, 최웅이 병들어 누워 있을 때 태조 왕건이 동궁(東宮)을 보내 병문안을 하고 육식을 권하며

 

“다만 손수 죽이지만 않으면 그만이지 고기를 먹는 것이야 무슨 해가 되리오.”라고 하고 고기 섭취를 권하였지만, 굳이 사양하고 먹지 않자 태조가 그 집에 행차해 이르기를

 

“경이 육식하지 않으면 두 가지 손실이 있으니, 그 몸을 보전하지 못해 끝까지 어머니를 봉양하지 못함이 불효요, 명(命)이 길지 못해 나로 하여금 일찍 좋은 보필을 잃게 함이 불충이라.” 하니 그제야 비로소 고기를 먹고 병이 나았다고 합니다.

 

또 태조 왕건이 “옛날에 신라가 9층 탑을 세워 삼국을 통일했는데 개경에 7층 탑을 세우고 서경에 9층 탑을 세워 삼한을 합해 일가를 삼고자 하니 경은 나를 위해 발원소(發願疏)를 지어 달라.”라고 하자 최웅은 이에 아주 멋진 글을 지어 바쳤습니다.

 

태조 15년에 35세를 일기로 세상을 마감하였는데 당시 연산군에 있던 태조 왕건은 그의 부고를 받고 세상을 잃은 듯 애통해 하였으며 죽은 뒤에도 대광 태자태부(大匡太子太傅)에 추증되고, 그 뒤에 또다시 사도(司徒)가 증직 되었습니다. 시호는 희개(熙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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