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삼국지-106-처절하게 유린 당하는 유비행렿

이찬조 2017. 10. 22. 00:51

0106ㅡ 처절하게 유린 당하는 유비의 피난 행렬

 

유비는 마치 출애굽기의 <모세>처럼 백성들 18만명을 이끌고 신야를 탈출했지만 밤에는 <불기둥> 낮에는 <구름기둥> 등 어떤 기적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추격하는 철기군의 무자비한 학살만이 있을 뿐 입니다.

지도자 한 사람의 잘못 판단은 애꿎은 백성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습니다.

 

유비를 따라 강화성으로 가는 신야의 피난민들은 아비규환에 빠져듭니다.

 

아부지....엄마....삼춘...오빠.....

날 살려라...날 살려라...

 

가족을 잃은 피난민들은 이리저리 헤매며 흩어진 가족들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고 있습니다.

 

도망의 달인(?) 유비가 정신없이 도망하는 사이 피난 행열에 섞여있던 감부인, 미부인의 행방이 보이지 읺습니다.

 

공명이 길게 한숨을 쉬며 개탄합니다.

 

"주공께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는구나

형주성을 선제 공격하여 우리가 차지했더라면 이런 지옥을 맛보지 않아도 됐을텐데.

 

왜 내 말을 듣지 않으셨는지?

지금부터라도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관공...관공..."

공명이 관우를 부릅니다.

 

"관공의 적토마는 하루 천리를 간다 들었오.

지금 빨리 강화성으로 가서 유기공자에게 도움을 청하시오.

 

군사를 지원받아 주야를 가리지 말고 달려오시오.

그리고 유기 공자는 강하의 모든 배를 동원하여 한진 나루터로 오라고 이르시오.

시간을 마추지 못하면 우린 모두 죽게됩니다."

 

"군사. 잘 알겠습니다.

제가 없는동안 형님을 잘 부탁합니다."

 

"장비...그대는 군사 1,000명을 이끌고 장판교 입구에서 조조의 철기군을 막으시오."

 

"자룡....,그대는 파난민들 틈에서 실종된 주공의 두 부인과 아들을 찾아오시오."

 

철기군 선발대가 피난민들의 후미를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뒤에 쳐진 피난민들은 대부분이 노약자나 아낙내들 입니다.

 

"모두 죽여라. 한 놈도 남기지 마라."

 

백성들의 처절한 비명소리와 군인들의 함성이 뒤섞여

아비규환의 지옥을 연상케 합니다.

 

"감부인...미부인...."

자룡이 피난민 사이를 헤치고 두 부인을 찾습니다.

 

한떼의 철기군이 자룡을 막아섰지만 자룡은 풀베듯 베며 피난민들 속으로 뛰어듭니다.

 

"비켜라...이 조자룡의 앞을 막는자에겐 죽음 뿐이다."

조자룡이 적군을 베며 헤쳐 나가는데 그만 휘두르던 창이 쨍그랑 하고 부러집니다.

 

"자룡...창이 부러졌구나.

이젠 황천길로 가거라."

 

적장이 자룡을 항해 돌진해 들어오는데...

야합...기합소리와 함께 조자룡이 말등에서 휘익 날아 오르더니 적장을 걷어찹니다.

 

"그런 둔한 검술에 자룡이 죽겠느냐?

네 칼은 내가 잠시 빌리겠다.

하압!

 

적장은 멀리 날아가고....

칼을 빼앗아든 조자룡이 다시 말에 올라 찌르고 베며 달려 나아갑니다.

 

자룡이 지나가는 곳마다 태풍에 볏단 쓰러지 듯 조조의 군졸들이 쓰러지군요.

 

"오매...오매.....

저 장수의 무술 솜씨는 신의 경지에 이르렀구나.

마치 가벼운 새가 날아다는것 같아...."

 

자룡은 적을 베다 칼이 부러지면...

또 적의 칼을 빼앗아 베고....

 

이 광경을 본 적장들의 입에서...

<조자룡 헌칼 쓰 듯 한다>라는 감탄사가 나왔다고 합니다.

 

자룡이 많은 사람을 죽이다 보니 칼이 부러져....

적군의 칼을 빼앗아서 그것으로 싸우게 되고...

칼을 못 쓰게 되면 또 빼앗아 싸우고......

 

그렇게 적군의 칼을 빼앗아 쉴새없이 써대는 것인데...

 

현대적 의미로 표현하면

<어떤 사물을 아낌없이....

아깝게 여기지 않고, 마구 열심히 쓴다>란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조장군...조장군...."

감부인의 부르는 소리에

 

"부인 살아계셨군요.

미부인은 어디 계십니까?"

 

"미부인은 다리를 창에 찔려 우물가에 앉아있어요."

 

"미부인은 제가 가서 구해오겠습니다.

감부인....

제가 적에게서 말을 빼앗아 왔습니다.

부인께선 이 말을 타고 빨리 장판교를 건너십시오.

다리 입구를 장비가 지키고 있을겁니다."

 

자룡이 우물가에 다다르니 미부인이 피를 흘리고 앉아있습니다.

 

"부인...부인...제 말등에 오르십시오."

 

"장군 안됩니다.

저는 틀린몸입니다.

저와 함께 가면 장군과 제 아들까지 모두 죽게됩니다.

제 아들 아두를 꼭 지켜주세요."

 

아두를 자룡에게 맡긴 미부인은 우물로 뛰어들어 자결하고맙니다.

아들을 살리기 위한 지독한 모성애죠.

 

자룡은 아두를 갑옷속에 넣고 단단히 묶습니다.

그리고 다시 자룡의 처절한 혈투가 시작됩니다.

 

조자룡이 아두를 품에 안고 백마에 올라 타자 조조의 철기군들이 몰려듭니다.

 

"저기 적의 장수다. 잡아라."

 

조조군이 몰려오자 백마에 올라탄 자룡이 묻습니다.

"너희들은 상산의 조자룡을 아느냐?

내가 바로 상산땅에서 태어난 조자룡이다."

 

자룡은 다시 말을 몰아 장판교를 항해 달려갑니다.

 

이 싸움을 언덕에서 내려다 보던 조조가 묻습니다.

"저 장수가 누구냐?"

 

"자룡 조운이라합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저렇게 날쌘 장수는 처음본다.

진중을 팔팔팔팔 날아 다니며 아까운 장수들 목만 싹싹 베어가는구나.

대단하다...대단해...

저 장수를 사로잡을 수 있겠느냐?"

 

"승상 불가합니다.

자룡의 저 칼 솜씨를 보십시오."

 

"알겠다. 생포가 어려우면 죽여라."

 

그러나 무술이 신의 경지에 오른 자룡은 겹겹이 둘러싼 적의 포위망을 뚫고 장판교에 다다릅니다.

 

"장비 형님..아두를 품에안고 자룡이 왔습니다."

 

"자룡...수고 했네. 이곳은 내가 지킬테니 빨리 주공에게 가시게."

 

"형님 감사합니다."

 

자룡이 말을 몰아 나가자 유비와 공명의 모습이 보입니다.

 

"주공...주공....자룡이 왔습니다."

 

"오...자룡아 무사했구나."

 

"주공, 아두를 구해왔습니다."

 

자룡이 품안에서 아두를 꺼내어 유비에게 건너줍니다.

아두는 그때까지 쌔근 쌔근 자고 있습니다.

 

유비는 아두를 한창 들여다보더니 바닥에 던져버립니다.

 

깜작놀란 자룡이 묻습니다.

"주공...왜 아이를 던지십니까?"

 

"이 못난놈 때문에 하마트면 자룡 자네를 잃을뻔 하지않았나."

 

"주공....주공....

자룡이 뜨겁게 눈물을 흘립니다.

제 목슴을 100번 바쳐서라도 주공께 충성하는 마음 변치 않겠습니다."

 

※여기에서 잠깐 아두를 살펴볼까요?

아두의 이름은 <유선>이며 유비의 장남입니다.

유비의 뒤를 이어 촉나라 2대 황제에 오릅니다.

머리는 약간 (2%)부족했지만 심성이 착하여 무려 40년간 황제의 지위에 있었습니다.※

 

한편 10만 대군을 맞아 1,000여명의 군사로 장판교를 막아선 장비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자 군사들은 잘 들어라.

너희들은 저 언덕 너머에서 나무가지를 꺽어 말 꼬리에 매달고 뛰어다녀라.

 

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면 조조군은 복병을 의심하고 물러날것이다.

나 혼자 이 장판교 입구를 막겠다.

 

여기에서 잠깐 살펴보면

장비는 보통 힘만세고 머리가 나쁜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장비도 가끔 병법을 쓸줄아는 현명한 장수입니다.

그러나 장비가 1,000명으로 10만 대군을 막아낼 수 있을까요?

 

내일 계속됩니다.